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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난 '삼류 선수' 출신, 경기 보고 기록하며 아들 교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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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오른쪽)과 아버지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 [연합뉴스]

손흥민(오른쪽)과 아버지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 [연합뉴스]

"내가 볼 수 있는 경기는 보고, 못 보는 건 기록하며 교육했다."

한국 축구의 수퍼스타 손흥민(30·토트넘)이 키워낸 아버지 손웅정(60)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의 축구 인생과 철학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영상 서비스를 통해 공개됐다. FIFA가 최근 론칭한 영상 서비스 'FIFA+'는 시리즈 '아시아 스토리즈' 중 한국 편에서 손 감독과 손흥민의 형 손흥윤(33) 손축구아카데미 코치의 인터뷰를 실었다. 손웅정 감독은 영상을 통해 "내 선수 시절은 스스로 '삼류 선수'였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흥민이가 서는 왼쪽이나 오른쪽 윙으로 주로 뛰었다"고 소개했다. 손 감독은 현역 시절 상무, 현대, 일화 등에서 뛰었었다. 부상으로 1990년 28세의 이른 나이에 은퇴했다.

손 감독은 아들 손흥민이 '월드클래스 선수'로 올라설 수 있었던 건 2002년 한·일 월드컵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손 감독은 "저에게 큰 선물이었고, 흥민이가 어릴 때였으니 동기부여를 자극한 대회가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흥민이와 흥윤이가 운동을 하겠다고 해서 수많은 고민을 했다. 제가 배웠던 것 가지고는 시대적으로 차이도 났다"며 "제가 볼 수 있는 경기는 보고, 못 보는 건 기록하며 두 아이를 교육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현재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7골을 터뜨리며 당당히 득점 2위에 올라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서는 에이스이자, 주장으로 활약 중이다. 그는 오는 11월 2022 카타르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있다.

EPL 정상급 공격수 손흥민은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EPL 정상급 공격수 손흥민은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손 감독은 "유소년기에 '이런 부분이 아쉽다'는 생각에 아카데미를 운영하게 됐다"면서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좋은 경기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보고자 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없이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흥민, 흥윤이와도 함께 운동을 해봤지만, 유소년 선수들이 끈기와 집중력이 결여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상당히 무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거 엄청 힘들다. 그래도 하겠냐'고 3번씩을 물어봤다"고 전했다.

손흥윤 코치는 "아버지보다는 선생님이라는 개념이 컸다"며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손 코치는 "(흥민이와 내가) 아들이긴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으셨다. 안 되면 될 때까지 훈련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3시간 동안 리프팅만 한 적도 있었는데, 볼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평평한 땅도 울퉁불퉁해 보일 정도였다. 너무 엄하게 훈련시키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아이들을 대하시는 감독님은 저와 흥민이가 어렸을 때와는 다르다. 아이들을 사랑하시고, 축구 기본기 외에 다른 거엔 욕심 없이 행복하게 하는 것에만 집중하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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