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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아들 MRI·CT 공방…"수일 내 재검" "2015년 자료 내놔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아들의 병역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정 후보자는 20일 관련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수일 내로 공신력 있는 병원에서 재검받겠다”며 재차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금이 아닌, 2015년(아들 재검 시점)의 자료가 중요하다”며 당시 영상 기록 제출을 끝까지 요구하겠다고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정 후보자는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빌딩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계속 근거 없이 제기되는 제 아들의 병역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아들이 수일 내 공신력 있는 병원에서 다시 검사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가 지정하는 의료기관에서 신속히 재검증을 받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지만,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계속 이것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또 “검사를 받을 때는 과거의 MRI(자기공명영상) 영상과 진료기록 등도 함께 가지고 갈 것”이라며 “아들이 진정 척추 질환이 있는지 당시 진단이 적절했는지 검증을 받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후에라도 국회에서 의료기관을 지정해주면 다시 한번 검증을 받겠다”며 “결과가 나오면 바로 공개하겠다. 이번 재검사가 근거 없는 의혹을 불식하는 마침표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현재 경북대 의대에 재학 중인 아들 정모(31)씨는 2010년 첫 병역판정검사에서 현역(2급) 판정을 받았으나 5년 후 재검을 거쳐 사회복무요원(4급 보충역) 소집 대상으로 바뀌었다. 이와 관련, 복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과거 병원 진료기록에는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이라고 기록돼 있는데 2015년 10월 경북대병원 정형외과가 발급한 병사용 진단서에는 척추협착(척추 신경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라는 진단명이 갑자기 등장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당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MRI,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등의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MRI 영상 사진을 실제 확인해 판독이 제대로 됐는지, 이를 바탕으로 진단서가 올바로 작성됐는지, 병무청 4급 판정 과정에서 불법·편법은 없었는지 검증해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당수 정형외과 전문의 등도 의무 기록만으로는 판단이 어려워 영상을 직접 봐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후보자 측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영상정보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인사청문회준비단은 “MRI, CT 등 영상기록의 경우 지극히 개인적인 의료정보로서 일반에게 공개 시 영상정보가 계속 유포되면서 전문성에 근거하지 않은 각종 평가와 소문 등이 불특정 다수에게 회자되는 상황에 대해 후보자 아들 본인은 크게 우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척추질환 진단은 경북대병원의 2번의 MRI 검사와 병무청의 CT 검사, 총 3번의 검사를 거쳤고 서로 다른 3명의 의사가 진단한 결과”라며 “객관적 근거 측면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판정 당시 자료는 공개하지도 않으면서 다시 검사받겠다는 건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며 “2022년 상태가 궁금한 게 아니라 4급 판정을 받은 2015년 결과에 대해 국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위원회가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 요구로 후보자의 인사청문과 관련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이 경우 5일 이내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며 “오늘 중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아들이 검사받을 병원명과 날짜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혹시나 진료 현장의 의료진이나 환자분들에게 불편이 생길 수도 있어 검사 일시나 병원을 미리 알려드리지 못한다”고 했다. 복지부 측은 재검 병원으로 서울대병원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서울대병원에서 정 후보자가 최근까지 비상임이사(2018~2021년)를 역임했다는 점, 일산병원은 복지부 병원이란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 관할 병원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척추 학회 쪽 병원 추천을 요청하거나 척추 전문의로 검증단을 구성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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