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리튬값 날고, 강판값 뛰고…자동차 값 오를 일만 남았다

중앙일보

입력 2022.04.20 00:03

업데이트 2022.04.20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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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리튬 가격이 미친(insane) 수준까지 올랐다”며 “비용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채굴과 정제에 직접 대규모로 진출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LG 컨소시엄과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회사인 안탐,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인 IBC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내용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LG화학·LX인터내셔널·포스코홀딩스·화유(중국)로 구성된 LG 컨소시엄은  광물부터 셀 생산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 중이다.

리튬 가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리튬 가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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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리튬의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광산 투자에 직접 나서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 도원빈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탄소중립이 세계 주요국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어 친환경차 생산을 위한 필수 광물인 리튬과 니켈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잇따른 공급망 이슈를 경험한 기업들이 핵심 소재의 안정적 확보에 나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니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리튬은 칠레의 국유화 이슈로 가격이 폭등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연초 대비 45.8%, 리튬 가격은 38.4% 상승했다. 기업들은 당장 비상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5월 호주에서 니켈 광산을 운영 중인 레이븐소프의 지분을 30%를 확보한 바 있다.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아르헨티나에 염호(鹽湖) 리튬 상용화 공장도 건설 중이다. 연간 전기차 60만 대에 사용 가능한 2만5000t 규모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니켈 가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니켈 가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석탄 광산을 운영하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니켈 광산 투자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도 원자재 확보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 광산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니켈·코발트·망간 등 주요 광물의 경우 업스트림 쪽으로 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니켈을 유심히 보고 있는데, 광산 직접 투자도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 정부도 민간 주도의 해외 자원 확보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입장이다.

원자재 시장조사기관인 코리아PDS의 손양림 책임연구원은 “광물을 직접 구매하는 방식에 대한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기업이 자체 개발이나 투자에 나선 것”이라며 “기업이나 정부 모두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철광석 가격, 차량용 강판 가격

철광석 가격, 차량용 강판 가격

지난해 대당 평균 4000만원대를 넘어선 국내 자동차 가격이 추가로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최근 자동차의 주요 소재인 철강 가격 역시 급등하고 있어서다.

19일 철강·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강사와 자동차 업체가 진행 중인 상반기 자동차 강판 공급가격 협상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현재로썬 상반기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t당 15만원 인상하는 선에서 양측이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차량용 강판 가격은 가장 철판을 많이 사용하는 현대차·기아와 가격 협상이 끝나면, 각 회사 규모에 따라 순차적으로 거래가가 결정된다. 현재 차량용 강판 가격은 t당 115만~125만원인데, 현대차·기아가 t당 130만∼145만원 안팎에 강판을 구매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실제로 이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되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조500억원가량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두 회사가 한 해에 사용하는 차량용 강판은 약 700만t이다. 증권가가 연초 예상한 현대차·기아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13조6000억원 중 7.7%가 증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 수급난에 이어 차량용 강판 가격이 오르면 이는 차량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항구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자동차 대당 평균 판매가격이 4420만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4000만원을 돌파했다”며 “차량용 강판 가격 인상분의 일부를 차량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철강업계는 또 조선용 후판 가격을 두고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 업체와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종전에는 매년 4월 초 정도면 후판 가격 협상이 마무리되는 게 대부분이었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후판 가격은 조선사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지난 2020년 말 t당 60만원 정도였던 후판 가격은 현재 11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조선업계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조선 빅3는 각각 1조3000억~1조70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철강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공급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철강 1t을 생산하려면 철광석 1.6t과 원료탄 0.7t 등이 필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철광석 가격은 t당 152.06달러(약 18만7800원)로 연초 대비 2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원료탄 가격도 185달러(약 22만8500원)로 47.4%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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