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크닉] 꼬북칩 성공 이끈 비밀은 ‘100대 0’의 법칙

중앙일보

입력 2022.04.19 06:30

업데이트 2022.04.19 10:22

오리온 꼬북칩 ‘스윗바닐라’를 만든 김무건 글로벌 연구소 선임연구원(왼쪽), 김성률 선임연구원(오른쪽)

오리온 꼬북칩 ‘스윗바닐라’를 만든 김무건 글로벌 연구소 선임연구원(왼쪽), 김성률 선임연구원(오른쪽)

오리온의 대표 제품은 누가 뭐래도 초코파이였다. 1974년 출시 이후 60개국에서 사랑을 받았고, 지난해엔 처음으로 전 세계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으니 명실상부 효자 상품이다. 그런데 이제 5년 차 막내 꼬북칩의 성장세가 무섭다. 국내 매출은 꼬북칩(610억원)이 초코파이(700억원)를 넘보고 있다. 국내 누적 매출도 2000억원을 돌파했다.

꼬북칩의 성공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새로운 과자가 성공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맛·제형 등이 나올 만큼 나온 보수적인 제과업계에서 히트작은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다. 실제 2000년대 이후 품절 대란을 일으킨 건 꼬북칩과 허니버터칩(해태제과) 정도다.

지난달 16일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에서 꼬북칩 일곱 번째 시리즈 ‘스윗바닐라’를 만든 김무건 글로벌 연구소 선임연구원(맛 구현 담당), 김성률 선임연구원(스낵 담당)을 만났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새로운 맛의 탄생

오리온 꼬북칩 스윗바닐라맛 제품 이미지 [오리온 제공]

오리온 꼬북칩 스윗바닐라맛 제품 이미지 [오리온 제공]

스윗바닐라는 과자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아이스크림 느낌을 구현했다. 실제 소비자들 사이에선 ‘꼬북칩을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찍어 먹는 느낌’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 입만 먹어도 풍부한 디저트 느낌을 낼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아이디어를 낸 김무건 연구원은 “단순히 바닐라향 과자가 아니라 아이스크림의 느낌을 내기 위해서는 입에서 사르르 녹는 식감이 중요했다”면서 “그런데 해당 원료인 유지(기름) 특성상 쉽게 녹고 손에 잘 묻어나는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기술적 난제는 순간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얼리는 급속 냉각기술로 풀었다. 스낵을 담당한 김성률 연구원은 “몇주간 공장에서 밤을 새우며 하나로 달라붙은 과자를 떼 보고 하고 통째로 버리기도 하며 최적의 방법을 찾아냈다”면서 “풍부한 식감을 내기 위해 스낵 높이도 올려 한 입만 먹어도 충족되게끔 했다”고 설명했다.

숨은 조력자, 다름 아닌 오리온 사장

개발하며 힘들 때 의지할 든든한 조력자도 있었다. 그들이 입 모아 지목한 인물은 바로 오리온 한국법인 대표 이승준 사장이었다. 이 사장은 글로벌연구소장 시절 꼬북칩 개발을 이끈 탄생 주역이기도 하다.

“대표님이 강조하는 ‘100대 0’ 법칙이 있어요. 제품 출시 전 내부에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는데 부정적인 의견이 하나도 나오지 않을 때까지 개발을 거듭하는 겁니다. 심지어 제품이 나오고 나서도 소비자 피드백을 보고 사장님이 직접 수정 지시를 하기도 해요. 그런데 이 피드백이 굉장히 정확해요.”(김무건)

너무 까다로운 상사와 일하는 건 힘들지 않을까. 김성률 연구원은 “원료에 대해서 자세히 알 정도로 전문가라 실무자로서 무언가를 설득하거나 설명할 때 훨씬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맛·식감·감성 모두 잡아야 

꼬북칩은 지난 2017년 오리온의 ‘식감 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식감으로 다채로움을 주자는 것이다. 기존에 있던 포카칩(1겹), 오감자(두겹)에 이어 이제는 다겹의 과자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한다.

향후 과자 업계의 트렌드로 이들은 ‘감성’에 주목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맛과 식감뿐만 아니라 고유의 분위기와 느낌마저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김무건 연구원은 “꼬북칩 바닐라 맛은 스윗 바닐라랑 느낌이 다르다. 요즘엔 입소문이 SNS로 나기 때문에 이미지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 없어 제품 이름, 포장 디자인도 감수성을 충족시키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먹거리 트렌드를 읽기 위해 이제 분식, 주류, 빵류까지 공부해요. 고추칩도 SNS에서 고추 튀김이 인기인 걸 보고 생각했거든요. 앞으로도 맛과 감성 모두 잡는 혁신 선보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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