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리로 '비건 우유' 개발…1위 커피 소비국 한국서 카페라테로 성공 가늠"

중앙일보

입력 2022.04.19 06:00

비건(채식주의자) 대중화 시대가 열렸다. 고기나 우유 같은 동물성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비위가 약하거나 종교적인 이유가 있지 않아도 비건 음식을 먹는다. 오랜 시간에 걸친 기후 변화는 환경 운동가나 과학자가 아니어도 후손을 위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고민하게 만들었고 식물성 음식을 찾게 만들었다.

오트사이드 베네딕트 림 대표

그렇다고 마냥 고기나 우유를 먹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기 쉽지 않다. 먹고 싶은 음식은 즐기면서 환경은 보호하고 싶은 고민이 쌓여 대체 식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우유 같지만, 우유는 아닌’ 식물성 음료를 만드는 싱가포르 음료업체인 오트사이드 베네딕트 림(31) 대표는 “지속 가능한 발전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건강에 좋고 무엇보다 맛있는 대체식품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한국을 찾은 오트사이드 대표 베네딕트 림. [사진 오트사이드]

지난 3월 한국을 찾은 오트사이드 대표 베네딕트 림. [사진 오트사이드]

오트사이드는 이른바 ‘귀리 우유’다. 소의 젖이 아니라 귀리가 원재료다. 우유를 생산할 때보다 토지‧물 사용량은 90%,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0% 적게 사용한다. 장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산과 섬유질이 많고 유당이 없다. 무엇보다 베네딕트가 귀리 우유를 개발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맛이다.

특히 아시아인의 입맛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베네딕트는 “전체 아시아 유제품 시장에서 식물성 우유의 비중은 10%로, 유럽이나 미국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나 자신도 아시아인만큼 내가 마셨을 때 맛있는 맛을 찾았다”고 말했다.

만드는 과정은 커피와 비슷하다. 맥아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귀리를 볶는다. 인도네시아 반둥의 산에서 취수한 최상급 샘물로 볶은 귀리를 요리해 텁텁한 맛을 낼 수 있는 귀리의 전분을 분리한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효소를 섞으면 전분이 분해되면서 부드러운 맛과 맥아향이 살아난다. 이후 디캔팅(다른 용기에 옮기는 일)을 거치면 액상형 음료가 된다.

지난 3월 한국을 찾은 오트사이드 대표 베네딕트 림. [사진 오트사이드]

지난 3월 한국을 찾은 오트사이드 대표 베네딕트 림. [사진 오트사이드]

지난해 12월 출시한 오트사이드는 현재 싱가포르,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판매 중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3월 제품을 선보였다. 베네딕트에게 한국 시장은 중요한 ‘테스트 베드’(새로운 제품 등을 시험할 수 있는 환경)다. 아시아에서 커피 문화가 가장 발달한 국가라서다. 베네딕트는 “한국은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이면서 카페마다 제공하는 음료가 굉장히 다양하고 카페 문화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한국인은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관심이 많다. 마트나 온라인몰과 함께 한국 카페에 공략한 이유다. 카페에서 귀리 우유를 탄 다양한 음료를 맛본 수요가 개별 구매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베네딕트는 “코코넛이나 콩은 맛이 강해서 커피나 차에 섞었을 때 맛을 가리지만, 귀리는 보조역할을 해 카페라테 등에 들어가는 우유를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트사이드의 목표는 ‘식물성 우유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위한 식물성 우유’다. 베네딕트는 “식물성 우유를 극혐하던 사람도 맛을 보고 태도를 바꾼다”며 “일단 한국인들이 한 모금만 마셔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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