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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새 매출 45% 급감…강남역 상권, 봄날 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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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18일부터 전면 해제됐다. 매출이 코로나19 이전보다 45% 줄어든 강남역 상권이 예전만큼 살아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 강남역 일대 식당가 모습.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가 18일부터 전면 해제됐다. 매출이 코로나19 이전보다 45% 줄어든 강남역 상권이 예전만큼 살아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 강남역 일대 식당가 모습. [연합뉴스]

한국 대표 상권인 서울 강남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강남역 상권 음식점의 매출액과 매장 수가 크게 줄었다.

맛집을 판단할 때 고려하는 내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맛집을 판단할 때 고려하는 내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내놓은 ‘서울 강남역 상권 외식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 전체 음식업 총매출액은 2019년 3677억원에서 2020년 2448억원으로 급감하더니, 지난해에는 2019억원으로 더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 확산 2년 새 전체 매출액이 45%나 줄어든 것이다. 다만 올해 1월 매출액은 1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8억원)보다 48.3% 늘어나며 나아질 조짐을 보였다. aT는 지하철 강남역 11·12번 출구에서 신논현역 4·5번 출구로 이어진 상권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이 지역 음식점 수도 2019년 419개, 2020년 392개, 2021년 349개로 2년 새 16.7% 줄었다. 올해 1월에도 335곳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입점 대기’가 줄을 서던 이 지역 도로변 1층엔 공실이 늘어나고 있다.

업종별 월평균 매출 변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업종별 월평균 매출 변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호텔외식경영학과 교수는 “강남역·신논현역 인근은 유행에 민감한 곳으로, 다른 상권보다 트렌디한 맛집이 많아 젊은 고객이 주로 찾는 상권”이라며 “젊은 층도 코로나19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외식 소비를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한식, 한식 육류, 생맥주 등 저녁 손님이 많은 업종의 매출이 30% 이상 크게 줄었고, 커피, 피자·햄버거 등 점심·오후 장사가 주력인 업종도 20% 이상 매출이 감소하는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올해 1월 들어선 저녁 손님이 많은 업종을 포함, 대부분 음식점의 매출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맛집 판단 중요도 순위.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맛집 판단 중요도 순위.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반면 주요 메뉴의 판매 단가는 훌쩍 뛰었다. aT가 표본점포를 대상으로 가격 변화를 살펴본 결과 아메리카노는 2019년 2423원에서 올해 1월 4333원으로 가격이 78.8%나 올랐고, 초밥은 같은 기간 1만192원에서 1만5534원으로 52.4% 뛰었다. 소곱창구이(51.3%)·피자(50.8%)·스테이크(49.1%) 등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 전반적으로 식재료값·인건비 등이 오른 데다, 점포들이 매출 감소에 따른 수지를 맞추기 위해 판매 단가를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은 강남역뿐 아니라 전국적이다. 이에 앞서 aT가 펴낸 ‘2021 국내외 외식 트렌드 보고서’를 보면 서울 홍대, 부산 서면, 대구 중앙로역, 광주 상무지구 등 전국 대표 상권 15곳이 코로나로 인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aT는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6~10월까지 해당 상권을 분석했는데, 각 상권의 음식점 매출은 2019년과 비교했을 때 모든 상권에서 줄었다. 매장 수도 15개 상권 중 2곳(대전 둔산동, 포항 양덕동)을 제외한 13개 상권에서 줄었다.

홍대 점포수 20% 급감 … 2년간 전국 상권 15곳 중 13곳 점포 줄어

서울 강남역과 함께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최대 상권인 서울 홍대 상권 음식점의 총매출액은 2019년 6540억원에서 2020년 4333억원, 2021년 상반기엔 1713억원으로 급감했다. 점포 수도 같은 기간 1744개, 1555개, 1410개로 줄었다.

강남역 상권 음식업 매출 및 점포 수 변화.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강남역 상권 음식업 매출 및 점포 수 변화.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보고서는 “해당 상권들은 다양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는 외식 업종들이 분포하는 각 지역의 대표 번화가”라며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방문 외식의 감소, 주류를 중심으로 한 각종 모임의 제한 등으로 인해 매출 및 점포 수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부가 757일 만인 18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면서 오랫동안 웅크렸던 주요 상권이 점차 기지개를 켤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갑 교수는 “정부의 거리두기 규제가 약화하면서 올해 초부터 매출이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당장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진 않겠지만, 외부 활동이 늘면서 음식점 매출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안전한 외식’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나타났다. aT가 지난해 9월과 11월 전국의 만 20~69세 성인 13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맛집을 판단할 때 고려하는 요인’ 항목 중 ‘청결과 위생’을 선택한 응답자가 전체의 92.1%(복수 응답)에 달했다. 1위인 ‘음식 맛과 품질’(94.3%)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2위다. 이어 ‘가격 대비 만족도’(86.0%) ‘서비스’(81.1%) ‘주위의 평판’(80.5%)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음식점 선택 요소는 ‘음식의 맛’(71.6%) ‘가격’(46.2%) ‘접근성’(38.4%) ‘청결도’(22.7%)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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