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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부터 프로야구팀까지, 토종 OTT에 부는 다큐 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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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토종 OTT인 왓챠가 지난달 24일 공개한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스틸 컷. 한국프로야구 구단 한화이글스를 다뤘다. [사진 왓챠]

토종 OTT인 왓챠가 지난달 24일 공개한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스틸 컷. 한국프로야구 구단 한화이글스를 다뤘다. [사진 왓챠]

한 다큐멘터리에서는 프로야구 구단 관계자가 자신의 팀에 대해 “모든 사람이 우습게 생각하는 팀이 됐다”고 자조하고, 삼진 아웃당한 주장 선수가 더그아웃에서 방망이를 부러뜨리며 분노한다. 또 다른 다큐에서는 무대에서 늘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던 걸그룹 멤버가 힘들었던 순간을 회상하며 “‘내가 죽으면 이 상황이 끝날까’(라는 생각)까지 갔다”고 털어놓는다.

전자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2021시즌을 담은 ‘한화 이글스: 클럽하우스’이고, 후자는 데뷔 8주년을 앞둔 걸그룹 마마무를 다룬 ‘MMM: Where are we now(마마무: 웨얼 아 위 나우)’이다. 이들 다큐 시리즈는 국내 OTT인 왓챠와 웨이브가 지난달 24, 25일 각각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트다. 국내외 영상 플랫폼의 치열한 경쟁 속에 토종 OTT가 다큐 제작에 나서며 장르 다변화를 시도한다.

두 작품 모두 호평 속에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공개 직후 왓챠 톱10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고, 18일 현재 7위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4부작 ‘MMM: Where are we now’는 공개 첫날 웨이브 신규 유료가입 기여 1위 콘텐트가 됐고, 공개 2주 차까지 웨이브 영화 부문 시청시간 1위다.

토종 OTT인 웨이브가 지난달 25일 공개한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MMM:Where are we now’(마마무: 웨어 아 위 나우) 스틸 컷. 걸그룹 마마무를 다뤘다. [사진 웨이브]

토종 OTT인 웨이브가 지난달 25일 공개한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MMM:Where are we now’(마마무: 웨어 아 위 나우) 스틸 컷. 걸그룹 마마무를 다뤘다. [사진 웨이브]

토종 OTT가 다큐 제작에 뛰어드는 건 적은 제작비로 다양한 취향의 구독자를 공략할 수 있어서다. 왓챠 관계자는 “잠재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고, 팬덤을 일으킬 수 있는 콘텐트 발굴을 지향한다”며 “야구는 두꺼운 팬층이 있는데, 그 이면을 그린 다큐가 한국에서는 미개척 분야라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황금기를 기록한 ‘더 라스트 댄스’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단골 꼴찌팀 선덜랜드를 다룬 ‘죽어도 선덜랜드’ 등 스포츠 다큐로 흥행에 성공했다.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유명인 이야기는 그 자체로 진정성 있는 서사가 된다. 아이돌 그룹을 출연시킨 오리지널 예능을 제작한 웨이브 황인화 국내편성사업부장은 “아이돌 예능의 성과도 좋았지만, 다큐는 희로애락을 자세히 보여줌으로써 팬뿐 아니라 젊은 층 전반에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OTT의 다큐 제작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티빙은 다큐 ‘누들로드’ ‘요리인류’ 등을 연출한 이욱정 PD의 신작 ‘푸드 크로니클’을 연내 공개 목표로 제작 중이다. 티빙 관계자는 “다양한 팬덤의 취향 존중을 기본 방향으로 장르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다큐 역시 라인업에 포함해야 하는 콘텐트 중 하나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특징은 기존 레거시 미디어가 다루지 못했던 세밀화 된 취향을 잘 담아낸다는 것”이라며 “국내 OTT도 열렬한 팬층이 존재하는 분야를 공략하는 다큐 제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가성비가 좋다는 점에서 다양한 콘텐트를 확보하려는 OTT들의 다큐 제작 시도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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