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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안보는 대통령실,신흥안보는 총리실서"구상 밝힌 尹

중앙일보

입력

“국무총리실에 신흥안보위원회를 두고, 대통령은 안보 이슈만 챙기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서울국제포럼(SFIA) 주최 ‘복합위기 극복과 글로벌 중추 국가 도약을 향한 경제안보 구상’ 오찬 정책간담회에서 한 발언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인사는 “참석자들이 ‘대통령실에 통합적 경제안보 테스크포스(TF)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자 윤 당선인이 ‘그러면 대통령실이 비대해진다’고 걱정하더라”며 이런 윤 당선인의 구상을 전했다. '신흥안보'(emerging security)는 새롭게 떠오르는 안보분야라는 의미로, 경제안보와 기후·환경 안보 등이 해당된다.

윤 당선인의 말은 북핵 등 전통적인 안보는 대통령실 내 국가안보실이 챙기고, 이외의 신흥안보 분야는 총리실이 담당하는 ‘안보 이원화’입장을 밝힌 것이다. 특히 윤 당선인은 “외교·안보 정책도 이제는 특허나 기술, 경제까지 고려해서 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정몽준 이사장과 인사하는 윤석열 당선인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서울국제포럼(SFIA) '복합위기 극복과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을 향한 경제안보 구상' 정책 간담회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인사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정몽준 이사장과 인사하는 윤석열 당선인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서울국제포럼(SFIA) '복합위기 극복과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을 향한 경제안보 구상' 정책 간담회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인사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이날 포럼은 김원준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김소영 카이스트(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 송경진 전 세계경제연구원장 등 6명이 발제자로 나섰다. 이어 윤 당선인과 참석한 회원들 간에 글로벌 환경 변화와 위기에 대응하는 국가적 전략에 관한 자유토론이 진행됐다고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전했다.

 인수위에 따르면 김원준 원장은 발제문에서 “한·미 기술협의체를 선제적으로 구성하고 이를 점차 일본과 EU(유럽연합)로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며, 인도·아시아·태평양을 중심으로 공급망과 첨단산업의 전략적 국제협의체를 주도적으로 구성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미국 각 분야에 체계적인 ‘전방위 네트워크’를 구축한 이스라엘이나 대만 수준으로 한국의 대미외교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 중 일부가 인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의 필요성과 한·중 관계의 불확실성 등에 대한 우려를 전했고, 이에 윤 당선인은 “매우 유익한 의견이다.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윤 당선인은 행사 내내 발언 내용을 직접 꼼꼼히 메모했다.

축사하는 윤석열 당선인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서울국제포럼(SFIA) '복합위기 극복과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을 향한 경제안보 구상'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축사하는 윤석열 당선인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서울국제포럼(SFIA) '복합위기 극복과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을 향한 경제안보 구상'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배 대변인에 따르면 포럼 회원들은 ‘자유와 민주의 헌법가치’를 실현하는 선진외교를 구현해야 한다는 당부도 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민주주의포럼’ 정상회의를 한국이 개최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윤 전 장관은 민주주의 국가라는 한국의 국가 정체성에 부합하는 외교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민주주의 가치외교’에 동참할 필요성을 거론했다.

현인택 전 장관 역시 “한국의 첨단 기술, 경제, 에너지, 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다는 방향으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발제를 전후해 나눈 토론에서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새 정부는 분단된 조국의 평화로운 통일을 기필코 끌어내겠다는 민족정신을 앞세워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가는 승리의 역사를 만들어갈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열강과 겨룰 수 있는 길은 과학기술 혁신과 첨단산업 역량 강화를 통한 '경제 한국' 전략 외에는 마땅한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들 외에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사공일 전 재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최태원 SK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등이, 인수위에서는 외교·안보분과 김성한 간사와 김태효 인수위원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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