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안철수 손잡고 합당선언…尹 "신속히 해라" 지시 3일만

중앙일보

입력 2022.04.18 17:40

업데이트 2022.04.18 20:56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국민의당 대표인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합당 선언을 발표하고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문을 낭독한 안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합의한 단일화 정신에 의거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공동정부의 초석을 놓기 위해 합당 합의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또 “당 대 당 통합을 추진하고, 당명은 국민의힘으로 한다”며 “정강정책 태스크포스(TF)를 공동 구성해 새로운 정강정책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부 구성을 비롯한 양당 합의사항을 실행하고, 지방선거 후보자 추천과정에서 양당 합의를 기준으로 공정하게 심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합당 선언 뒤 이 대표와 안 위원장이 손을 맞잡았고, 안 위원장은 부친인 안영모 전 범천의원 원장의 병세 위독 때문에 곧장 부산으로 이동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은 이 대표가 나섰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 인사의 지방선거 공천 문제에 대해 “국민의당 측 공천 신청자를 포함해 신청자가 4명 이상인 지역은 100% 국민 여론조사 방식의 예비 경선을 거쳐 3명으로 추릴 것”며 “3명 이하의 지역은 바로 본경선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19일부터 이틀간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의 후보자 추가 등록을 받겠다”고 덧붙였다.

합의문에 명시된 ‘지도부 구성을 비롯한 양당 간 합의 사항 실행’에 대해서는 국민의당 출신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추가하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부원장을 국민의당 인사로 임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합당에 비춰보면 당 규모상 최고위원을 한 명 추가하는 게 관례지만, 국민의당 사정을 고려해 두 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됐던 국민의당 당직자 고용 승계 문제를 놓고는 “국민의당 당직자를 승계한 뒤 역량을 확인해 처우를 보장할 것”이라며 “국민의당 처우와 동등하거나 그보다 낫게 처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양 당 간 합당을 공식 선언한 후 합당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철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 이 대표, 안 대표, 최연숙 국민의당 사무총장.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양 당 간 합당을 공식 선언한 후 합당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철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 이 대표, 안 대표, 최연숙 국민의당 사무총장. 뉴시스

이날 합당 선언은 4분여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됐지만, 당초 안 위원장 부친의 위독으로 미뤄질 뻔했다. 한기호 국민의당, 최연숙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대신 합의문을 발표하는 방안까지 고려됐지만, 안 위원장이 “합당 선언을 하고 아버지를 뵈러 가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가까스로 이뤄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위원장 부친이 최근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등 병세가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록 등 형식상 절차가 남아있지만, 이날 두 대표의 선언으로 1년 넘게 답보 상태였던 합당은 사실상 모든 문턱을 넘었다. 양당 최고위원회도 이날 오전 합당안을 각각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양당의 합당은 1년 전 안 위원장이 처음 띄웠다. 당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였던 안 위원장은 오세훈 후보와의 단일화 승부수로 합당을 제안했다. 두 당은 이후 5개월간 협상을 벌였지만, 당명 변경 등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이후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단일화하면서 합당이 재추진됐고, 지난 10일 합당 선언 초안문이 완성됐다. 하지만 장관 인선에서 안철수계 인사들이 배제되고, 국민의당 당직자의 고용 승계 문제까지 겹치면서 합당이 일시 중단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간사단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간사단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꽉 막힌 합당을 풀어낸 것은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었다. 두 사람은 지난 14일 저녁 회동에서 “신속하게 합당하자”고 합의했고, 윤 당선인은 다음날 총괄보좌역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을 국회로 파견해 합당 조율을 맡겼다. 이 의원은 ‘당직자 고용 승계 등을 원만히 해결하라’는 윤 당선인의 의중을 당 지도부에 전달했고, 결국 3일 만에 합당 선언이 이뤄졌다. 총선을 앞둔 2020년 2월 미국에서 귀국한 안 위원장이 바른미래당에서 탈당해 창당한 국민의당은 2년 2개월 만에 국민의힘과 합당 절차를 밟게 됐다.

이번 합당으로 국민의힘은 의석은 110석에서 112석으로 두 석 더 늘어난다. 합당에 반대했던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본인 의사에 따라 제명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권 원내대표는 “저의 제명 요청 건에 대한 안 위원장의 결정을 확인했다”며 “선관위에 합당 신고가 완료되는 시기까지 제명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례대표인 권 원내대표는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제명되면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한다.

이번 합당을 놓고 당 일각에서는 “의석수 변화는 크지 않지만, 중도 지지층 확장 등 당 저변을 확대할 기회”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당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제13차 코로나비상대응 특별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제13차 코로나비상대응 특별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국무총리직을 고사하고 차기 당권 도전을 시사한 안 위원장의 행보도 주목된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향후 다양한 당내 현안을 두고 안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라며 “이 대표의 임기가 끝난 뒤 전당대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하지만 극단적인 여소야대 구도 속에 두 당의 합당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미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양자 대결로 국회 구도가 좁혀진 상황에서, 합당으로 인한 플러스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당 사이에는 미묘한 갈등 기류도 있었다. 한 국민의힘 당직자는 “국민의당 당직자의 처우 보장을 놓고, 기존 국민의힘 당직자들 사이에서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흘러나온다”고 전했다. 이날 국민의힘 측에서 국민의힘 당사에서 합당을 선언하자고 제안하자 국민의당 인사들이 “흡수 합당처럼 오해될 여지가 있다”고 반발하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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