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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타 보고 결정하세요” 현대차 이어 기아도 중고차 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현대글로비스 오토벨 시화센터에 판매를 앞둔 차량이 전시되어 있다. 차량 구입을 원하는 딜러는 누구나 이곳에 방문해 실차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문희철 기자

현대글로비스 오토벨 시화센터에 판매를 앞둔 차량이 전시되어 있다. 차량 구입을 원하는 딜러는 누구나 이곳에 방문해 실차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문희철 기자

현대차에 이어 기아도 중고차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기아는 인증 중고차에 전기차를 포함하고, 먼저 중고차를 타본 뒤 구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내용을 담은 중고차 사업 전략을 18일 공개했다.

기아가 18일 중고차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사진은 기아 인증중고차 디지털 플랫폼 콘셉트 이미지. [사진 기아]

기아가 18일 중고차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사진은 기아 인증중고차 디지털 플랫폼 콘셉트 이미지. [사진 기아]

일단 인증 중고차(CPO·Certified Pre-Owned) 시장에 진출한다는 내용은 현대차와 동일하다. 인증 중고차는 차량 제조사가 직접 중고차를 매입해 정밀한 검사·수리를 거쳐 품질을 인증한 뒤 판매하는 차량이다.

기아는 소비자가 산 지 5년 이내, 주행 거리가 10만㎞ 이내인 자사 브랜드 차량만 사들인 후 200여 개 항목의 품질 검사를 통과한 중고차만 거래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7일 현대차는 국내 완성차 제조사 최초로 인증 중고차 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중앙일보 3월 8일 경제1면

국내 중고차 매매시장 거래 현황. 그래픽 차준홍 기자

국내 중고차 매매시장 거래 현황. 그래픽 차준홍 기자

기아는 이에 더해 중고 전기차 판매 방침도 제시했다. 전기차 가격의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잔여 수명과 안정성을 측정해, 자체 기준을 통과한 중고차만 인증·판매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기아는 전기차 품질검사·인증체계 개발에 돌입한 상태다. 중고 전기차의 객관적인 가치를 산정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중고차 외관이나 성능을 일부 개조하는 주문 제작 서비스(‘커스터마이징’)를 도입하는 것도 기아가 도입한 전략이다. 예컨대 기아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이의 실내에 딱 맞는 에어매트를 구입한다거나, 중형 SUV 쏘렌토 보조석 후면에 장착할 수 있는 붙박이식 공기청정기를 선택하는 식이다.

중고차 성능 진단과 상품화, 품질 인증을 담당하는 인증 중고차 전용시설 ‘리컨디셔닝센터(가칭)’도 운영한다. 이 시설에는 전기차 전용 정비공간(워크베이’)과 상품화 전담 조직이 들어선다.

이와 함께 중고차 구독 서비스를 추진한다. 구독 서비스는 일정 금액을 미리 지불하고, 일정 기간 다양한 중고차를 타볼 수 있는 제도다. 또 중고차를 한 달 동안 운행하면서 성능·품질을 테스트한 후 구매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선(先)구독 후(後)구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기아 관계자는 “성능·상태 점검기록부에 기록된 상태와 실제 중고차 상태가 달라 논란이 됐던 기존 중고차 시장의 문제점이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계 중고차 시장 진출 검토 현황. 그래픽 김경진 기자

완성차 업계 중고차 시장 진출 검토 현황. 그래픽 김경진 기자

5년·10만㎞ 이내 기아 중고차 상품화  

완성차 제조사의 중고차 시장 진입에 대한 자동차 소비자 반응. 그래픽 김경진 기자

완성차 제조사의 중고차 시장 진입에 대한 자동차 소비자 반응. 그래픽 김경진 기자

한편 완성차 제조사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중고차업계는 여전히 반감이 크다.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와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을 방문해 의견서를 전달했다. 현대차·기아 중고차 시장 진출이 “알짜 매물 독점이자 중고차 가격 상승 요인”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대해 기아는 중고차 매매업계와 상생협력 방안도 내놨다. 2024년까지 시장점유율을 최대 3.7% 이하로 제한하고, 5년·10만㎞ 이내의 인증 중고차 외 물량은 기존 매매업체에 전량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또 전기차 등 미래차 관련 교육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은 “소비자 후생과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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