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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트로피 대신 MVP 트로피 받은 케이타 "내년에도 함께 하고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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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2시즌 프로배구 정규시즌 MVP 노우모리 케이타. 수원=장진영 기자

2021~22시즌 프로배구 정규시즌 MVP 노우모리 케이타. 수원=장진영 기자

우승 트로피는 들지 못했지만 MVP 트로피는 손에 쥐었다.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21)가 프로배구 최우수선수(MVP)상의 영광을 안았다.

케이타는 18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에서 열린 2021~22시즌 프로배구 시상식에서 남자부 MVP를 수상했다. 케이타는 언론사 투표에서 유표표 31표 중 23표를 받아 곽승석(대한항공·7표)을 제쳤다. 남자부 역대 최연소 MVP다.

케이타(라이트)는 현대캐피탈 박경민(리베로), KB 황택의(세터), 한국전력 신영석, 현대캐피탈 최민호(이상 센터), 우리카드 나경복, OK금융그룹 레오(이상 레프트)와 함께 베스트 7도 수상했다.

케이타는 올해 V리그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KB손보에 입단해 득점 1위에 오른 케이타는 2연패에 성공했다. 36경기에서 1285득점을 올려 2위 삼성화재 카일 러셀(915점)을 멀찍이 따돌렸다. 레오(당시 삼성화재)가 2014~15시즌 세운 단일 시즌 최고 득점(1282점) 기록도 넘어선다.

K자를 만들어 보인 케이타

K자를 만들어 보인 케이타

2m6㎝의 장신에 놀라운 탄력을 앞세워 어떠한 어려운 공도 공격으로 연결한다. 팀 전체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지만 지치지도 않는다. 올 시즌 네 번이나 5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많이 때리는데 공격성공률도 1위다. 케이타를 앞세워 정규시즌 2위에 오른 KB손해보험은 창단 첫 챔프전까지 진출했다.

케이타는 포스트시즌에서도 날아올랐다. 대한항공과 챔프전 3차전에선 단일 경기 최다득점(57점) 기록을 세웠다. 비록 우승컵은 들지 못했으나 '킹'이란 수식어에 어울리는 활약이었다. 준우승이 확정된 뒤 코트에서 오열하는 케이타에게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케이타는 실력 뿐 아니라 퍼포먼스도 뛰어나다. 프로레슬러 존 시나를 흉내내 손바닥을 눈 앞으로 가로지르는 '유 캔트 시 미(You can’t see me)' 세리머니는 물론 새처럼 날개짓을 하거나 양팔 근육을 뽐내는 동작을 한다. 케이타는 "다른 팀 선수들이 나른 따라하는데 전혀 상관없다. 선수들이 즐겁고, 팬들이 즐겁다면 뭐든 할 수 있다"고 했다.

케이타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다. 세계 최고 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팀이 케이타에게 다년 계약을 제시했다. 챔프전이 끝난 뒤 트라이아웃 신청서를 뒤늦게 제출했지만, 위약금을 내거나 임대 계약을 맺지 않으면 한국으로 올 수 없다.

케이타는 "MVP를 받아 기쁘다.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팬들의 힘이었고, 약속(우승)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 내년에도 더 같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MVP를 수상하고 집에 돌아갈 수 있어 내년에도 V리그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여자부 MVP를 수상한 현대건설 양효진. [뉴스1]

여자부 MVP를 수상한 현대건설 양효진. [뉴스1]

여자부 MVP는 현대건설 양효진이 수상했다. 양효진은 2019~20시즌에 이어 통산 두 번째 수상이다. 공교롭게도 두 시즌 다 현대건설은 코로나19로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아 정규시즌 1위로 만족해야 했다. 양효진은 "아쉽게 마무리를 하지 못해 여운이 남는 시즌이다. 그래도 팀, 개인 모두 최고의 시즌을 치러 감사하다. 빛날 수 있게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부모님과 남편을 사랑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부 베스트7은 도로공사 임명옥(리베로), 현대건설 김다인(세터), 양효진, 현대건설(이상 센터), 도로공사 박정아, GS칼텍스 강소휘(이상 레프트), GS칼텍스 모마(라이트)가 받았다.

여자부 신인왕에 오른 이윤정(왼쪽)과 남자부 신인왕 박승수(오른쪽). [연합뉴스]

여자부 신인왕에 오른 이윤정(왼쪽)과 남자부 신인왕 박승수(오른쪽). [연합뉴스]

남자부 신인상은 OK금융그룹 레프트 박승수, 여자부는 도로공사 세터 이윤정이 받았다. 이윤정은 2015~16시즌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고, 실업리그를 향했다. 이윤정은 최고령 신인왕이란 이색 타이틀을 얻었다. 박승수(16표)는 KB손해보험 센터 양희준(15표)을 1표 차로 제쳤다.

이윤정은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을 받아 기쁘다. 믿어주신 김종민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팀 언니들, (안)예림이에게 감사하다. 팀을 위해 책임감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승수는 "제게 큰 도움을 주신 석진욱 감독님에게 감사하다. 힘들 때 도와주신 부모님 감사하다. 다음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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