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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개나리‧진달래‧민들레가 수놓는 봄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집에 콕 박혀 방역수칙을 지키던 사이 벌써 완연한 봄이 왔어요. 창밖에 손을 내밀면 느낄 수 있는 따스한 봄바람만으로도 알 수 있죠. 겨울과 봄 사이엔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우선 차가웠던 바람이 따뜻해지고 기온이 높아지며 날씨는 점점 온화해집니다. 꽁꽁 싸맸던 옷차림도 점차 가벼워지고 두꺼운 패딩을 입을 필요가 없어지죠. 또한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고 맛있는 계절 과일을 먹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중 가장 큰 변화는 바로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아나고 풍성한 봄꽃들이 피어나는 것 아닐까요? 우리는 긴 겨울을 지나고 피어나는 꽃들을 보며 그들의 끈기와 인내심에 감탄하고는 합니다. 그렇다면 이참에 봄에 피어나는 대표적인 꽃들에 대해 알아봅시다.

전국적으로 봄꽃이 만개한 10일 경기도 부천시 춘의동에 있는 진달래 동산을 찾은 상춘객들이 진달래꽃을 구경하며 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뉴스1

전국적으로 봄꽃이 만개한 10일 경기도 부천시 춘의동에 있는 진달래 동산을 찾은 상춘객들이 진달래꽃을 구경하며 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뉴스1

먼저 무궁화를 둘러싼 국화 논쟁에서 새로운 국화 후보로 꼽힐 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진달래가 있어요. 봄이 오면 전국에 걸쳐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서도 진달래가 흔하게 피어나죠. 진달래는 연한 자홍색에서 붉은빛이 강한 자주색, 보라색, 빨간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을 띱니다. 보통 3~4월에 개화하는데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것이 특징이에요. 꽃은 마치 꽃부리가 벌어진 깔때기처럼 생겼죠. 진달래꽃은 나무줄기가 여러 개로 갈라져 최대 2~3m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진달래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일본·몽골 등에 분포하고 있는데요. 저지대나 높은 산, 계곡 주변 등 볕이 잘 드는 곳이라면 가리지 않고 잘 자라죠. 다만 대기오염에 약한 편이라 도시에서 살기는 힘들다고 해요. 옛날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력 삼월 삼짇날(3월 3일)이 되면 진달래 꽃잎을 부쳐낸 맛있는 화전을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말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노란 개나리로 물든 서울 성동구 응봉산 모습. 뉴스1

노란 개나리로 물든 서울 성동구 응봉산 모습. 뉴스1

‘나리나리 개나리, 이리 따라오고요, 병아리 떼 종종종, 봄나들이 옵니다.” 아마 어렸을 때 많이 들어본 동요일 거예요. 이른 봄에 피어나는 개나리 꽃잎은 병아리같이 밝은 노란색이죠. 개나리는 줄기들이 서로서로 엉켜 자라는데요. 보통 2~3m 정도로 큰다고 합니다. 잎의 가장자리는 톱니 같은 모양을 하고 있죠.
산기슭 양지에서 많이 자라지만 추위나 병충해, 공해 등에 강하기 때문에 길거리나 공원 등에서도 잘 자라요. 어디서든 적응력이 빠르고 생장력이 뛰어난 개나리를 관상용이나 울타리용으로 많이 심게 되면서 이제는 전국 어느 곳에서나 개나리를 찾아볼 수 있답니다. 학명에 ‘korea'가 들어가는(Forsythia koreana Nakai) 우리나라 특산종이기도 해요.
봄이 시작하는 4월쯤 꽃을 피운 개나리는 가을의 시작인 9월에 열매를 맺어요, 열매가 연꽃 열매랑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연교라고 부르며 한방에서 약으로도 사용하죠. 진달래로 화전을 부쳐 먹듯, 개나리꽃으로는 술을 담그는데요. 은은하고 부드러운 맛이 난다고 합니다. 가을에는 연교를 가지고 연교주라는 술로 만들어 먹기도 한답니다.
소중 독자 여러분 중엔 『강아지 똥』이라는 책을 읽어본 친구가 있을 텐데요. 이 책은 어느 봄날 누구에게나 초라한 취급을 받던 강아지똥이 결국 민들레의 거름이 되어 봄비와 함께 민들레를 피게 한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이처럼 민들레는 봄을 상징하는 꽃 중 하나랍니다.

들판 곳곳에 노랗게 피어나 봄을 상징하는 꽃 중 하나인 민들레.

들판 곳곳에 노랗게 피어나 봄을 상징하는 꽃 중 하나인 민들레.

민들레는 쑥쑥 자라도 30cm가 채 안 되는 작은 식물이지만 의외로 여러 해를 살아가는 여러해살이 풀이에요. 잎이 땅 위로 쭉 뻗어있고, 그 위로 꽃대가 올라와 개나리와 비슷하게 노란 색깔의 꽃을 피우죠. 작은 꽃들이 뭉쳐 하나의 꽃으로 피어나는 형태를 가지고 있어요. 한국·중국·일본에 분포하며, 유럽이 원산지인 민들레는 서양민들레라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서양민들레가 더 번식력이 강해 우리 고유 민들레는 만나기 어려워요.
4~5월에 볕이 잘 드는 들판을 보면 노란 민들레가 곳곳에 보이는데요. 민들레는 신기하게도 열매(씨앗)를 바람에 날아가게 하는 방법으로 퍼뜨린답니다. 아마 봄이 되면 길목에 피어있는 민들레를 꺾어다가 입으로 후 불어 씨앗을 날아가게 했던 경험도 많을 거예요.
흔히 꽃을 보며 그저 ‘예쁘다’라는 생각으로 사람들에게 꽃미남, 꽃미녀라는 말을 붙이기도 하는데요. 우리는 기나긴 겨울을 지나고 꿋꿋이 꽃을 피우는 그 끈기를 배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면 어떨까요. 소중 친구 여러분도 여러 종류의 꽃들을 살펴보며 봄에 감사함을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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