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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깎이로 뜯으면 더 크게 생기네...여태 몰랐던 '굳은살 법칙'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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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흔한 피부 질환 대처법

옷차림이 한층 가벼워진 완연한 봄이다. 손과 발, 목 등의 신체 부위가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크고 작은 피부 질환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늘었다. 겨우내 묵은 각질이 신경 쓰이고 손발의 딱딱해진 굳은살은 야외 활동을 하는 데 방해가 된다.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티눈, 긁으면 번지는 사마귀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생활 속 흔한 피부 질환은 잘못 처치하다 역효과를 부르기 쉽다. 각질·굳은살·티눈·사마귀의 특징과 적절한 대처 방법을 알아봤다.

지나친 각질 제거, 2차 감염 우려 #굳은살엔 샤워 뒤 보습제 듬뿍 #사마귀는 손발톱 변형 부르기도

건조한 날씨에 심해지는 ‘각질’

각질은 피부의 가장 바깥층으로 단백질·지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피부에 장벽을 형성한다. 피부의 유분·수분 균형을 유지하고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탈락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환절기나 건조한 날씨로 피부가 건조해지면 자연 탈락 현상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아 각질이 쌓이고 두꺼워진다. 이 상태가 지속하면 피부의 유분·수분 균형이 깨지면서 피부가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각질이 많다는 것 자체가 피부가 건조하거나 염증이 있다는 신호다. 장기적으로 피부 장벽의 손상과 이차적인 피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홍반이나 가려움증과 같은 염증 증상이 심해지는 게 대표적이다. 고령자의 경우 각질 탈락을 유발하는 효소가 억제돼 있어 각질이 더 두껍게 쌓이는 경향을 보인다.

대부분 각질이 두꺼워지면 각질 제거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지나친 각질 제거는 피부에 심한 자극을 주고 피부 장벽을 손상해 오히려 각질이 더 많이 발생하는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특히 가려움·따가움·붉어짐과 같은 증상을 동반할 땐 억지로 제거해선 안 된다. 또 당뇨병이나 순환계·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피부에 상처가 생겨 이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한다. 각질을 제대로 잠재우려면 적절한 보습이 필수다. 각질이 심하게 올라온 피부는 예민해져 있는 상태이므로 저자극성 혹은 민감용 보습제나 수분 팩을 이용해 보습을 해주는 게 좋다. 여기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주고 고염분 식사는 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 각질엔 AHA(Alpha Hydroxy Acid)나 살리실산, 비타민 A·C, 단백분해효소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각질이 더 심해지거나 자극감이 있다면 사용을 즉시 중단하는 게 좋다.

체중 부하 부위에 잦은 ‘굳은살’ 

각질이 정상적으로 떨어지지 않고 피부에 쌓이면 피부가 단단하고 두꺼워지면서 굳은살이 생긴다. 보통 물리적으로 압박을 받거나 체중 부하를 견뎌야 하는 부위에 잘 생긴다. 손가락·발가락, 손바닥·발바닥, 관절 등이다. 굳은살이 가장 흔한 곳은 단연 발이다. 신발이 잘 맞지 않거나 걸음걸이가 똑바르지 않고 골반이 틀어진 탓에 체중을 한쪽으로만 실어 걸을 때 발생하기 쉽다. 온종일 구두를 신고 활동하는 직장인이나 볼이 좁고 지나치게 조이는 신발이 발바닥·발가락 굳은살의 주원인이다. 굳은살은 통증을 유발하고 염증·물집을 발생시키며 심한 경우 척추나 다리, 고관절에도 영향을 줘 보행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 꾸준히 관리하고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손톱깎이나 미용 가위로 굳은살을 떼어낸다. 그러나 각질은 자극이 심할수록 한 겹씩 더 두꺼워진다. 굳은살을 억지로 뜯어내기보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가 불린 다음 보습제를 듬뿍 발라 거즈로 감싼 후 잠들면 다음 날 한결 부드러워진다. 이때 일어난 각질은 타월을 이용해 가볍게 제거해 주면 된다. 각질 연화제나 유리아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바르는 것도 도움된다. 또한 피부가 건조하면 각질이 빨리 굳은살로 변하기 때문에 샤워나 목욕 후엔 보습제를 사용함으로써 적절한 수분감을 유지하도록 한다. 굳은살이 생활에 불편을 줄 만큼 통증을 유발한다면 병원에서 진단받은 뒤 각질 용해제나 연고 등을 사용해 완화하거나 심하면 수술해 제거할 수 있다. 재발을 피하려면 만성적·물리적으로 가해지던 압력을 피해야 한다. 피부에 가해지던 압력이 사라지면 굳은살도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또 굳은살을 유발하는 나쁜 습관이나 자세가 있다면 바르게 교정한다. 불편한 신발 착용을 피하고 필요한 경우 특수 의료용 깔창이나 보조기를 사용할 수 있다. 굳은살이 생겼던 부위에 쿠션감이 있는 패드를 끼는 것도 방법이다.

원뿔 모양의 핵이 있는 ‘티눈’

굳은살이 더는 자라지 못하고 내부로 향하거나 압력이 좁은 부위에 집중되면 티눈이 생긴다. 굳은살과 달리 중심에 원뿔 모양의 핵이 있는 게 특징이다. 원뿔의 바닥 면이 피부 표면에 위치하고 꼭지가 피부 안쪽으로 향하는 형태다. 티눈은 연성과 경성으로 나눈다. 연성 티눈은 발가락 사이에 잘 발생하며 땀에 짓물러 부드럽고 축축해지면 하얗게 보인다. 경성 티눈은 주로 발가락의 등 쪽이나 발바닥에 주로 생기고 핵이 감각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한다.

처음엔 견딜 만한 통증이라 참는 경우가 많으나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면 날카로운 통증이 이어져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고 감염이나 궤양, 물집 등이 생길 수 있다. 티눈 치료는 핵을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각질층의 두께가 두껍지 않으면 각질을 녹이는 살리실산이나 젖산을 도포해 각질이 연해지면 깎아내 제거한다. 두께가 두꺼울 땐 냉동 치료나 레이저 치료를 고려한다. 냉동 치료는 액화 질소를 이용해 병변을 얼려 제거하는 방법으로 2~3주 간격으로 몇 차례 실시한다. CO2 레이저를 이용해 병변을 태워 없애는 방법도 있다. 치료한 자리에 다시 반복적인 압력이 이어지면 곧 재발한다. 티눈이 자주 생긴다면 바닥이 푹신하고 조금 큰 신발을 신고 걷는 자세, 뼈의 모양 등을 점검해 티눈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한다.

전염성 있어 주의해야 할 ‘사마귀’

눈으로 보기에 티눈과 헷갈리기 쉬운 피부 질환은 사마귀다. 사마귀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으로 피부나 점막의 증식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사마귀는 발생 부위나 형태에 따라 보통 사마귀, 편평 사마귀, 손·발바닥 사마귀, 성기 사마귀로 나눈다. 가장 흔한 보통 사마귀는 5~20세에 잘 발생한다. 표면이 거칠고 융기돼 있으며 크기가 다양하다. 편평 사마귀는 이름처럼 칼로 자른 듯 편평하면서 약간 융기된 모양을 띤다. 주로 어린이·청소년기에 얼굴·손에 빈발하고 자연 치유 빈도가 사마귀 종류 중 가장 높다. 발바닥 사마귀는 체중에 눌려 티눈처럼 피부 속을 파고들어 보행 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감별해야 한다. 눈으로 봤을 때 모세혈관 응고로 생긴 검은 점들이 보이면 사마귀일 가능성이 크다. 사마귀는 누를 때보다 잡을 때 통증이 심하고 표면을 깎아내면 점상 출혈을 확인할 수 있다. 성기 사마귀는 전염력이 강해 한 번의 성 접촉으로 약 50%가 감염된다고 알려진다.

사마귀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고 통증을 유발하거나 손발톱의 변형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대부분 수술로 절제하거나 레이저, 냉동 치료를 하며 면역요법을 활용하기도 한다. 사마귀는 접촉으로 전염되기 때문에 직접 손으로 만지거나 잡아 뜯는 행위는 피하도록 한다.

도움말=김혜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 조남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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