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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차 100대 중 38대 중국서 팔렸다, 테슬라 최대 수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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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중국·인도 시장 확대와 현대차·기아의 약진.’

지난해 자동차 시장을 요약한 말이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 판도가 달라졌다.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고, 미국에선 일본차가 사상 처음 1위 자리에 올랐다. 중앙일보는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집계한 지난해 주요 자동차 시장 판매량을 국가별로 비교·분석했다.

지난해 주요국에서 팔린 차량 대수는 5591만5000대로 2020년(5353만8000대)과 비교하면 4.4%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를 극복하진 못했다. 6249만1000대가 팔렸던 2019년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10.5% 감소했다.

주요 자동차 시장 지난해 판매규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주요 자동차 시장 지난해 판매규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중국은 달랐다. 지난해 2148만2000대가 팔리면서 주요 자동차 생산 국가 중에서 드물게 코로나19 이전 판매량(2144만대·2019년)을 회복했다. 덕분에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시장 영향력은 더 커졌다. 2020년 전 세계 37.7%를 점유했던 중국은 지난해 38.4%로 점유율을 확대했다.

이는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한 덕분이다. 중국 시장에서 팔린 자동차 중 순수전기차(272만대)는 12.7%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가 약 60만대 팔리면서 2020년(25만대)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최대 수혜자는 미국 테슬라다. 2020년 중국에서 13만7000여 대를 팔았던 테슬라는 지난해 48만4000여 대를 판매하면서 주요 자동차 제조사 중 판매량이 가장 많이 신장했다(252.2%).

반면 한국차는 인기가 하락세다. 중국 시장에서 2020년 대비 현대차는 19.2%, 기아는 35.3% 각각 판매량이 줄었다. 이 자리를 대체한 건 중국 자동차 업체다.

중국과 함께 양대 자동차 시장을 보유한 미국에선 지난해 1492만7000여 대의 차량이 팔렸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듯했지만(29.3%),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조달 문제로 고꾸라졌다(-17.7%).

일본 자동차 제조사인 도요타는 지난해 연간 233만2262대를 판매하며 사상 처음으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220만3064대)를 추월했다. GM이 미국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내준 건 1931년 이후 처음이다. 포드(182만1788대)·크라이슬러(173만1840대) 등 전통 미국 자동차 3사가 그 뒤를 이었다. 혼다(146만6630대)·닛산(97만7639대) 등 일본차도 많이 팔린다.

테슬라(62.8%)를 제외하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가장 빠르게 늘린 건 한국차다. 현대차(78만7702대)가 2020년 대비 판매량을 23.3% 늘렸고, 기아(70만1416대)도 같은 기간 판매량이 19.7% 증가했다. 미국 3사와 일본 3사에 이어 현대차가 7위, 기아가 8위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체질 변화 중이다.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판매량(1177만5000대)이 감소했다(-3.1%). 대신 2020년 150만대가 팔렸던 전기차 시장은 226만대로 65.7%나 커졌다. 유럽에서 팔린 차 5대 중 1대가 전기차였다는 의미다(19.2%).

독일 폭스바겐그룹(294만4000대)과 스텔란티스(237만9000대)는 유럽 최다 자동차 판매 기업이다. 3위 르노그룹(109만4000대)과 격차를 더 벌렸다. BMW(85만9000대)·다임러(67만9000대) 등 독일차도 유럽서 많이 팔린다.

쟁쟁한 명차 브랜드를 보유한 유럽에서 아시아 자동차 제조사는 상대적으로 열세다. 다만 일본차 대신 한국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현대차(51만6000대)·기아(50만3000대)가 판매량을 20% 이상 늘리는 동안, 닛산(2만4900대·-14.2%) 등 일본 완성차 제조사 판매량은 평균 0.8% 감소했다.

인도는 지난해 주요국에서 자동차 시장 규모가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판매량(308만대)이 26.7% 늘었다. 인도에서 최고 인기는 일본차다. 지난해 팔린 차 중 52.7%를 일본 자동차 제조사가 만들었다. 특히 마루티스즈키의 지난해 판매 대수는 136만5000대로 인도 시장의 44.3%를 점유했다.

한국차도 판매량을 차츰 늘리는 추세다. 지난해 현대차는 50만5000대를 판매해 2위를 차지했고 기아가 18만2000대를 팔아 5위였다.

한국 입장에서, 인도 시장 구도는 러시아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러시아 현지 업체(라다)가 러시아 시장의 21%를 점유한 가운데, 기아(20만6000대·2위)·현대차(17만2000대·4위)가 통합 점유율 22.6%를 기록하고 있다.

브라질(197만4000대)·멕시코(100만8000대) 등 중·남미 신흥 시장도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브라질에선 스텔란티스가 시장의 24.4%를 점유한 가운데, 폭스바겐(15.8%)과 GM(12.2%)도 많이 팔린다. 현대차(9.3%)·도요타(8.7%)도 연간 15만대 이상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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