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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사퇴 심경' 부인 정호영, 지인에 "내 맘대로 할 입장 아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퇴 심경을 지인에게 밝힌 적이 없다"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6일 '사퇴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털어놓은 대구 지인과 당일 저녁 한 차례 더 통화해 본인의 상황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후보자는 이날 저녁 지인과의 통화에서 "(내가) 마음 그대로 (표현)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지인 A씨는 17일 전했다.

A씨는 대구지역 학자로, 정 후보자와 매우 가까운 사이다. 정 후보자는 이날 말을 극도로 아끼면서도 사퇴 의사 등에 대해 자신의 마음 그대로 표현하는 게 어려운 상황임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과 관련해 해명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과 관련해 해명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앞서 16일 오전 그는 중앙일보에 "두 차례 정 후보자와 통화를 했고, 사퇴 이야기를 직접 끄집어냈다"며 "정 후보자는 아이들 때문이라도 인제 그만 (대구로) 내려가고 싶다며 사퇴 의사를 인수위에 이야기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인수위 측에서 "(후보자가) 아무 잘못이 없는 만큼 청문회까지 해보자"고 했다고도 하더라"고 덧붙였다.

A씨는 "후보자 본인은 당당하지만, 아들과 딸이 너무 힘들어한다. 그것이 자식을 둔 아비로서 고통이다. 위법한 게 없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알려도 그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게 힘들다고도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사퇴 심경에 관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 후보자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인사청문준비단을 통해 "사퇴 의사를 인수위에 밝히지 않았다"고 했고, 일부 언론을 통해선 "엉뚱한 이야기까지 띄워가며 집요하게 (내가) 사퇴하기를 바라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서 이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언론에 개인적인 친분에 따라 나눈 깊숙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범적인 정 후보자의 원래 모습과 달리 자꾸만 나쁜 모습으로만 비치는 것 같아 용기를 내 알린 것이다"며 "그런데 갑자기 사실이 아니라는 기사가 나오는 걸 보고 "왜 저러시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마음 그대로 할 입장이 아니다’는 정 후보자의 말에 모든 이유가 다 담겨 있는 것 같다"라고도 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과 관련해 해명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과 관련해 해명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정 후보자는 자녀들의 의대 편입 과정에서 이른바 ‘아빠 찬스’를 쓴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2017~2018학년도에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아들(31)과 딸(29)이 아버지가 재직 중인 병원에서 같은 기간 봉사활동 하고, 아들은 대학생 신분일 때 공동저자로 논문 두 편을 올린 사실도 확인됐다.
아들의 병역 관련 신체검사에도 '아빠찬스'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측은 여러 차례 "특혜는 전혀 없다"면서 관련 입장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17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자녀들의 편입학 선발 과정은 투명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에서 저희 자녀의 편입학 과정을 철저하게 조사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각종 의혹이나 논란이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기를 희망한다"며 "사정 기관들의 감사·조사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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