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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연봉인상…LG맨도 웃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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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 [뉴스1]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 [뉴스1]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잇따라 역대급 임금 인상을 결정하며 인재 지키기에 나섰다. 대기업들의 연봉 인상 경쟁은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나타난 현상이다. 높아진 직원들의 눈높이에 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는 곳도 있다.

17일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임직원 평균 임금 인상률을 8%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2010년대 초반 이후 최고 수준이다. 2020년 1.9%에서 지난해 6.5~7%로 확 뛰었다. 신입 사원 초봉은 49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00만원 올렸다.

디지털전환(DX)을 신사업으로 내세운 정보기술(IT) 서비스 계열사 LG CNS의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10%다. 직원 역량에 따라 차등 적용되지만 역대 최고치다. LG CNS는 신입 사원 초봉 역시 지난해보다 400만원 오른 500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LG그룹 계열사 올해 임금 인상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주요 LG그룹 계열사 올해 임금 인상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앞서 LG전자가 지난해 9%에 이어 올해 8.2%의 평균 임금 인상률을 확정했다. 2018~2020년 평균 임금 인상률은 연 4% 수준으로 9%는 10년 만의 최고치였다. 전자 부품 계열사 LG이노텍과 배터리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인 10%를 인상 폭으로 정했다.

각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에너지솔루션의 직원 평균 연봉은 각각 9700만원·7800만원·7400만원·9000만원이었다. 올해 8~10% 임금이 오르면 직원 평균 연봉 역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MZ 세대 변심을 막아라” 연봉 전쟁

이들 회사가 최근 임금을 대폭 인상한 이유로는 호실적에 따른 보상, 인재 지키기, 물가 상승 등이 꼽힌다. LG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조1091억원, 1조8801억원으로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도 매출 74조7216억원으로 처음 70조원을 넘었다. 올해 매출 80조원, 영업이익 4조원 돌파 전망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2조2306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 CNS 본사가 있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사진 LG]

LG CNS 본사가 있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사진 LG]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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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같은 IT 기업에 인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전략으로도 본다. 한 LG그룹 관계자는 “아무래도 평생 직장 개념이 옅은 젊은 직원들은 네카라쿠배에서 억대 연봉을 제시하면 옮길 수 있지 않겠느냐”며 “MZ 세대의 변심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성과급 차이 등으로 임금 면에서 다른 대기업보다 뒤진다는 이미지가 있어 이번 인상을 모두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어느 LG그룹 계열사 직원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사회초년생 때는 다른 대기업 친구들 사이에서 연봉이 꼴찌였는데 이제 어느 정도 따라잡았다”고 썼다.

삼성전자는 15.7% 요구에 협상 난항 

이런 큰 폭의 연봉 인상 움직임은 대기업 전반에 나타나는 추세다. 반도체 기업 DB하이텍은 최근 초봉을 4200만원에서 4800만원으로, 성과급 상한선을 연봉의 최대 33%에서 50%로 올렸다. 이 기준대로면 올해 신입 사원 임금은 최대 7200만원이 될 수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성과급 논란 속에서 임금 인상률을 전년의 두 배인 8.07%로, 신입 사원 초봉을 4000만원대에서 5040만원으로 올렸다. 임금 협상을 앞둔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기술사무직 임금의 2% 인상분을 앞당겨 지급했다.

지난해 임금을 평균 7.5% 인상한 삼성전자는 올해 이례적으로 3월까지 임금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삼성전자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측은 역대 최고치인 기본 인상률 15.7%를 요구했지만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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