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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지인들은 다 만점줬다, 그날 정호영 딸 '3고사실'에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딸(29)의 경북대의대 편입학 면접 때 만점을 준 면접관 세명이 정 후보자와 인연이 있는 의대 교수들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경북대의대 교수 80%가 자교 출신으로 편입학 전형 위원 상당수는 정 후보자와 친분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북대에서 제출받은 2017학년도 의대 학사 편입 전형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딸은 구술평가에서 3고사실에서 만점을 받았다.
당시 구술평가는 지원자들이 3개의 고사실을 돌며 시험을 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가위원은 3명씩 3개의 고사실에 배치됐다. 이들은 지원자에게 2가지를 질문한 뒤 각 10점씩 1인당 2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정 후보자의 딸은 1고사실에서 53점(17점, 19점, 17점), 2고사실에서 51점(17점, 17점, 17점)을 받았는데 3고사실에서는 60점(20점, 20점, 20점) 만점을 받았다.

그런데 3고사실의 평가위원 A씨는 정 후보자와 경북대 의대 동문이었으며 B, C교수는 정 후보자와 논문을 함께 집필한 적이 있는 사이였다. 정 후보자 딸은 다른 고사실에 비해 3고사실에서 유독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이 고사실의 평가위원들이 모두 아버지인 정 후보자와 인연이 있다는 점이다.

정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 자료를 통해 ”구술 평가는 의과대학 교육 이수를 위한 기초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문제해결 및 종합사고 판단형 문항을 영문 혹은 국문 형태로 출제하는 시험으로, 고사실마다 시험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자의 점수도 각 시험 과목을 얼마나 준비했느냐에 따라 고사실별로 편차가 있을 수 있다“라며 ”구술 평가는 정해진 답이 있기에 지원자가 정해진 답을 말하면 만점을 받을 수 있는 평가로 3인 면접위원 점수가 대체로 일치하는 등 객관적으로 시행됐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구술 평가 시 다른 고사실에서도 만점을 받은 지원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형 자료를 보면 3고사실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은 정 후보자의 딸이 유일하다. 1, 2고사실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 다른 지원자가 있었으나 이 지원자는 3고사실에서는 57점(19점, 19점, 19점)을 받았다. 또 정 후보자의 딸은 3고사실 외 구술 평가 점수가 편차가 큰 편인데 반해, 특정 평가위원에게 만점(20점)을 받은 다른 지원자들은 대체로 다른 고사장에서도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와 관련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경북대의대의 경우 160명의 전임교원(교수) 중 128명이 경북대 의대 출신 으로 나타났다”라며 “순혈주의가 강한 학내 분위기 상 평가위원 가운데 경북대 출신으로 병원 부원장(전형 당시)까지 지낸 정 후보자와 인연이 없는 면접관이 드물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이 10개 국립대학 전임교원의 출신학교를 모두 분석한 결과 경북대는 교수 80%가 자교 출신으로, 전남대(87%), 부산대(84.3%) 이어 세번째로 자교 출신이 많았다. 교수 숫자로 따지면 서울대(275명)이어 두번째다.

정 후보자 측은 편입학 과정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실제 편입과정에서 심사위원은 총 50여명(2017년 52명, 2018년 55명)으로 의대 임상교수가 약 30%, 생화학 등 기초의학교수가 약 70% 비율로 구성돼 각 서류전형, 면접고사, 구술평가에 배정됐다”라며 “심사위원을 시험 당일에 무작위로 임의 배정하고, 무서류 면접 평가를 진행하는 등 심사의 공정성을 기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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