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4배 크기' 2200억 숲으로 떠났다…태범과 무궁 근황

중앙일보

입력 2022.04.17 05:00

업데이트 2022.04.17 09:37

동물원의 우리를 떠나 백두대간 자락에 있는 드넓은 숲으로 이사한 호랑이 두 마리의 근황이 공개됐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에 살고 있는 2살 태범이. [사진 에버랜드 영상 캡처]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에 살고 있는 2살 태범이. [사진 에버랜드 영상 캡처]

경북 봉화군 춘양면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하 수목원)은 지난 15일 ‘호랑이숲’을 재개장하며 에버랜드에서 옮겨온 호랑이 태범(수컷, 2살)과 무궁(암컷, 2살)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에버랜드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최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태범과 무궁은 호랑이숲에서 뛰놀며 나무를 긁거나 올라타 스트레칭을 하는 등 활발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태범과 무궁이 서로 마주치면서 점프를 하거나 장난을 치고, 때로는 방사장 전 구역을 탐색하면서 뛰어노는 장면도 자주 목격된다고 한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이사온 태범과 무궁은 신나게 뛰어 놀다가 나무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걸 즐긴다고 한다. [사진 에버랜드 유튜브 영상 캡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이사온 태범과 무궁은 신나게 뛰어 놀다가 나무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걸 즐긴다고 한다. [사진 에버랜드 유튜브 영상 캡처]

수목원 관계자는 “비교적 좁은 우리에 살던 태범과 무궁이 넓은 숲에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아직 어려서 그런지 밥도 잘 먹고 활발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안에는 호랑이숲이 있다. 축구장 4배를 합친 크기인 3만8000㎡의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 곳이다. 호랑이들이 자연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백두대간 자락에 숲 형태의 우리를 조성했다. 산림청이 백두대간 보호와 산림 생물자원의 보전·관리를 위해 2009~2015년 2200억 원을 들여 수목원을 조성할 때 함께 만들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 [사진 산림청]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 [사진 산림청]

호랑이숲은 30여㎡(10여 평) 방에서 쇠고기와 닭고기 4~6㎏으로 이뤄진 특별 식단을 먹으며 적응 훈련을 하는 동물관리동과 자연상태로 조성된 드넓은 방사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태범과 무궁은 지난해 10월 에버랜드에서 수목원으로 옮겨졌다. 생후 1년 6개월에서 2년 사이 어미로부터 독립생활을 시작하는 한국호랑이의 습성을 고려해 에버랜드 측이 두 호랑이를 넓은 숲으로 떠나 보냈다.

수목원 관계자는 “태범과 무궁이 처음 왔을 때 만해도 사람을 경계해 음식을 잘 섭취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식사 시간이 되면 먼저 와서 배식구 아래에서 기다릴 정도”라며 웃었다.

당시 둘을 돌봤던 이양규 에버랜드 타이버밸리 사육사는 “대부분 동물은 한 동물원에서 태어나서 그 동물원에서 생을 마감한다”며 “태범이와 무궁이는 더 넓은 곳에서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에버랜드와 수목원은 동식물 교류 및 공동 연구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에버랜드는 태범·무궁 남매를 무상으로 이전하고, 수목원과 2년간 호랑이 생태를 공동 연구하게 된다.

수목원 호랑이숲에는 태범과 무궁 외에도 한청·우리·한·도 등 모두 6마리의 호랑이가 살고 있다. 수목원 측은 아직 암컷은 암컷끼리, 수컷은 수컷끼리 경계심이 풀리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시간을 나눠 2마리씩 호랑이들을 방사장으로 내보내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살고 있던 호랑이 4마리 소개. 태범과 무궁이 지난해 10월 이사오면서 수목원에는 총 6마리의 호랑이가 살고 있다. [사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살고 있던 호랑이 4마리 소개. 태범과 무궁이 지난해 10월 이사오면서 수목원에는 총 6마리의 호랑이가 살고 있다. [사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수목원 측은 또 새 식구가 더해지자 지난 1~4월 호랑이숲을 개방하지 않고 다양한 시설물을 조성했다. 호랑이들이 나무를 뛰어오르며 놀 수 있도록 목재 시설물을 설치했고, 호랑이들이 들어가서 쉴 수 있도록 인공동굴도 만들었다. 그리고 변화된 환경에 호랑이들이 충분히 적응하도록 꾸준한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수목원은 재개장을 맞아 15~17일 호랑이 MBTI 등의 참여형 이벤트를 제공해 수목원과 호랑이숲을 찾은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에서 호랑이 한청과 우리가 뛰어놀고 있다. [사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에서 호랑이 한청과 우리가 뛰어놀고 있다. [사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이종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장은 “호랑이숲에 동물복지 기반 시설을 마련하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며 “관람객을 대상으로 호랑이 보호 교육을 진행해 호랑이숲이 백두산호랑이 보전의 장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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