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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존 둔 朴사저, 휑한 MB마을…TK대통령 5인 엇갈린 흔적 [e즐펀한 토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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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이 5월 10일 새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현직'에서 '전직' 대통령이 된다. 문 대통령을 포함해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은 모두 12명이다. 이른바 '보수의 심장'으로 통하는 TK(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이들 중 5명의 대통령이 배출됐다.

[e즐펀한 토크] 김윤호의 달구벌 이바구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등 5명의 역대 대통령은 TK에서 태어나거나 유년 또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TK 곳곳엔 이들의 생가와 역사관·동상·전시관 같은 기념시설이 많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에 사저를 마련하면서 대통령 관련 시설이 하나 더 생겼다.

지난달 27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 주변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 주변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조성된 TK 출신 대통령과 관련된 시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재임 당시의 과오나 진보·보수 이념 갈등을 넘어 역대 대통령들의 ‘흔적’을 살펴봤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유년을 경북 포항에서 보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실마을은 이른바 'MB 마을'로 불려왔다. 이곳엔 이 전 대통령이 살던 집을 복원한 초가집과 그의 업적을 전시하는 덕실관이 있다. 포항시가 기부를 받거나 예산을 들여 2011년부터 하나둘 조성한 대통령 기념 공간이다.

포항 덕실마을..이명박 전 대통령의 벽화가 눈에 띈다. 벽화 뒤로 그가 살았던 초가집이 보인다. 김윤호 기자

포항 덕실마을..이명박 전 대통령의 벽화가 눈에 띈다. 벽화 뒤로 그가 살았던 초가집이 보인다. 김윤호 기자

초가집은 1598㎡ 부지에 목조와 초가로 지어져 있다. 어린시절 이 전 대통령이 사용했을 법한 생활용품, 그의 업적 등을 써둔 기록판 등으로 꾸며져 있다. 덕실관은 2층 시설에 이 전 대통령의 부부 사진, 밀랍인형, 기념품 등이 전시돼 있다.

이 전 대통령 관련 자료는 가득하지만 찾는 발길은 날로 줄어들고 있다. 포항시가 덕실마을 방문객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9만1329명을 기록한 이후 2016년 15만8101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내림세를 보이더니 2018년 5만234명, 2019년 2만6244명, 2020년 8945명, 지난해 5571명으로 줄었다. 주민들은 “이 전 대통령의 과오나 구속 등 이미지 탓인지 갈수록 역사적 명소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라고 했다.

대구 팔공산 자락에 자리한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 노 전 대통령의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김윤호 기자

대구 팔공산 자락에 자리한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 노 전 대통령의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김윤호 기자

대구에서 태어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흔적은 팔공산 자락에 있다. 동구 신용동 용진마을 안에 들어가면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생가가 있다. 1901년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 생가는 466㎡ 부지에 목조 건물 3개로 이뤄져 있다. 생가 내부엔 노 전 대통령의 사진 등 그가 지냈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안내문과 업적비를 따라 마당에 들어서면 높이 1.8m 동상이 세워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대구공립공업학교 진학 전까지 생가에서 살았다고 한다. 동구청 측은 “2016년 5만1244명, 2019년 4만796명, 지난해 5만4381명 등으로 4만~5만 명 사이의 방문객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 전경. 김윤호 기자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 전경. 김윤호 기자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도 경남 합천이 고향이지만, 대구를 거쳐 갔다. 대구공고 24회(1951년) 졸업생인 전 전 대통령의 흔적은 대구공고 안에 있다. 학교 본관 건물 오른쪽 입구에 세워진 모교 방문 기념 표지석이다. 

경북 상주시청 앞마당에는 전 전 대통령이 1986년에 기념수로 심은 느티나무가 있었는데, 현재는 고사하고 없다.  

대구공고 안에 있는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기념 표지석. 김윤호 기자

대구공고 안에 있는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기념 표지석. 김윤호 기자

이른바 ‘보수 성지’로 불릴 만큼 전국적인 관심을 받으며 ‘명소화’된 곳들도 있다. 경북 구미에 있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해마다 탄신제가 열리는 등 추모 행사가 열린다.

정치인들이 자주 찾으면서 유명세까지 더해져 방문객도 꾸준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했던 2020년에도 4만2985명이 찾았고, 지난해엔 6만8459명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1만8141명이 생가를 돌아봤다.

구미에 있는 '박정희 대통령역사자료관'도 역대 대통령의 흔적으로 인정받는다.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의 유품을 보려는 발길이 이어져서다. 박정희 역사관 측은 "지난해 하반기 역사관 개관 후 관람객이 10월에 1만3681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감소세였다"며 "하지만 지난 4월 들어 관람객이 늘기 시작해 주말 하루에만 500명 가까운 방문객이 다녀갈 정도"라고 밝혔다. 박정희 역사관은 지난해 9월 28일 경북 구미에 정식 개관했다.

박정희 역사관은 수장고·전시실 등을 갖춘 3층 건물에 연면적 4358㎡ 규모다. 박 전 대통령 유품 5649점이 전시실과 수장고 등에 보관돼 있다. 유품은 한국(삼성)과 일본(산요) 전자 회사가 함께 만든 TV, 나무 전축, 기어가 달린 자전거, 패브릭 소파, 가죽 슬리퍼, 상패, 재떨이 등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월 대선 후보 당시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월 대선 후보 당시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연합뉴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는 지난 3월부터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관광명소처럼 변했다. 사저 일대 언덕에는 세로 7m, 가로 10m의 대형 태극기가 내걸렸다. 또 시민단체가 만든 안내판과 사진판이 마련됐을 정도다. 주말이면 평균 1000명 이상 이곳을 찾는다.

사저는 1676㎡ 부지에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712㎡ 규모다. 8개의 방을 갖춘 건물 앞으로는 넓은 정원도 마련돼 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주거용 건물과 3개 동의 부속 건축물이 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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