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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엔터 도시가 ‘BTS 테마파크’로 탈바꿈…공연·이벤트에 30만 팬 몰려 CES 뛰어넘는 흥행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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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4호 18면

라스베이거스 습격한 BTS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라스베이거스는 변하지 않는 전통의 엔터테인먼트 도시다. 2013년 가을 가족여행으로 방문했을 때와 지금 보이는 풍경이 별반 다르지 않다. 메인 도로에서 만나는 주요 카지노 호텔들 외벽엔 태양의 서커스 O쇼와 Ka쇼, 비틀즈 ‘러브’, 데이비드 카퍼필드 라이브 매직 쇼, 마이클 잭슨 헌정 라이브, 블루맨 그룹 등의 초대형 간판이 여전하다. 새삼 관광도시의 탄탄한 인프라와 콘텐트는 웬만해선 변하지 않고, 오가는 사람들만 달라진다는 걸 깨닫는다.

그런데 크게 달라진 게 딱 하나 있다. 이 도시 속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이다. 당시 데뷔 초였던 방탄소년단을 떡잎부터 알아본 아들 덕에 렌터카 안에서 질리도록 들었던 그들의 노래가 이제 라스베이거스의 주인공이 됐다. 8일 밤 9시 정각, 라스베이거스의 상징과도 같은 벨라지오 분수쇼에서 대포처럼 치솟는 물줄기를 춤추게 한 노래가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와 ‘버터’였다. 그건 마치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소속 아티스트의 콘서트 투어를 확장하는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의 포문을 여는 축포 같았다. 벨라지오 호수 주변을 가득 메운 외국인들도 박수를 치며 흥겨워했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아미들. [사진 하이브]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아미들. [사진 하이브]

5일부터 17일까지 라스베이거스는 방탄소년단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했다. 8·9일과 15·16일, 네 차례에 걸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라스베이거스’ 콘서트에 즈음해 ‘더 시티’의 이름으로 도시 곳곳에 방탄소년단 관련 이벤트를 심어뒀다. 멀리서 찾아온 팬들이 콘서트만 보고 돌아가는 게 아니라 라스베이거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방탄소년단의 흔적을 좇게 만든 기획이다. 2024년 슈퍼볼 개최 예정지로 유명한 라스베이거스 외곽의 공연장인 얼리전트 스타디움부터 중심가인 스트립 지역까지 약 5㎞ 구간에서 분수쇼를 비롯해 사진전, 팝업스토어, 콘서트 애프터 파티, 방탄 멤버들이 좋아하는 한식 메뉴 레스토랑 등이 게릴라식 테마파크처럼 이어졌다.

이벤트가 있는 곳마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팬들로 북새통이었다. 얼리전트 스타디움 인근에서 열린 사진전 ‘비하인드 더 스테이지’가 성지순례의 첫 순서였다. 이번 콘서트 투어를 준비하는 멤버들의 생생한 모습이 담긴 240여장의 사진과 영상을 대방출한 전시다. 화려하게만 보이는 무대 뒤에서 일곱 멤버들이 흘린 피·땀·눈물이 뚝뚝 묻어나는 사진 한 컷 한 컷에 팬들은 쉽게 눈을 떼지 못했다. 각각 캘리포니아와 멕시코에 살지만 방탄소년단을 만나기 위해 오랜만에 만났다는 두 친구 리나와 페리는 “아주 감동적인 전시회다. 사진에 보이는 관계성 때문이다. BTS는 늘 팬들과의 관계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런 이벤트를 만들어준 것 같다”며 감격한 눈치였다.

벨라지오 분수도, 팬도 ‘버터’ 따라 춤춰

주요 랜드마크를 보랏빛으로 장식한 라스베이거스. [사진 하이브]

주요 랜드마크를 보랏빛으로 장식한 라스베이거스. [사진 하이브]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속 세계관으로 꾸며진 팝업스토어도 팬들에겐 지상낙원이었다. 단순히 굿즈를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체험’과 ‘몰입’에 방점이 찍혔다. 마치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에서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세계관 속으로 팬들을 던져 넣는 테마룸들이 9300㎡ 공간에 가득했다. ‘다이너마이트’의 농구장, ‘버터’의 엘리베이터, ‘퍼미션 투 댄스’의 빨래방으로 들어간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각자 추억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멤버들을 귀여운 캐릭터로 만든 타이니탄 조형물과 댄스 플로어에는 ‘인생샷’을 남기려는 아미들이 떠날 줄 몰랐다. LA에서 온 가브리엘은 “콘서트 때문에 왔지만 이벤트가 많아 더 신난다. 이런 팝업스토어는 처음 보는데 아주 예외적인 경험이다. 티셔츠를 사 입고 레스토랑과 애프터 파티도 가고, 모든 이벤트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부푼 표정이다.

라스베이거스 최대 호텔 체인인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은 산하 11개 호텔에 ‘BTS 테마 객실’을 운영했다. ‘라스베이거스까지 여정 어땠어요?’ ‘먼길 오느라 고생했어요’ ‘이렇게 만나는 순간을 기다려 왔어요’ 등 일곱 멤버의 또박또박 단정한 손글씨로 제작된 따뜻한 웰컴 메시지만으로도 여독이 풀렸다. 지난 4일 그래미 시상식이 열렸던 아레나에서 방탄소년단 콘서트 라이브 플레이를 상영한 MGM 그랜드호텔은 호텔과 카지노 내부의 모든 안내판을 ‘퍼미션 투 댄스’의 메시지가 담긴 오렌지색 패널로 꾸며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무대 뒤 멤버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전. [사진 하이브]

무대 뒤 멤버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전. [사진 하이브]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 차려진 ‘카페 인 더 시티’ 레스토랑에도 팬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현지 유명 셰프를 섭외해 멤버들이 좋아하는 비빔국수, 김치볶음밥, 갈비찜, 떡볶이, 붕어빵 등으로 개발한 코스 메뉴가 한국인의 미각을 사로잡을 순 없었지만 외국 팬들은 썩 즐기는 분위기였다. 레스토랑에서 만난 일본인 대가족은 샌디에이고에서 왔다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각자 다른 방탄 티셔츠를 입고선 “한국음식을 많이 먹어봤지만 BTS 때문에 먹으러 왔다. 여기 오니 왠지 한국에 꼭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방탄소년단 콘서트가 있는 날에는 하이브 산하 7개 레이블의 첫 글로벌 통합 오디션까지 열려 열기를 더했다. 그래미 시상식 참석차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 김에 각종 이벤트를 여는 많은 가수들을 보러 온 음악팬들까지 겨냥한 기획이었다. 온라인 접수자만 1만 3000명이 몰렸는데, 걸그룹 지망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후문이다. LA에서 온 참가자 클로에는 “원래 바이올린을 전공했는데 랩으로 오디션을 봤다. 팝음악 중에서도 K팝은 좀 다르다 생각해 비하인드 신을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노래를 덧입힌 벨라지오 분수쇼. [사진 하이브]

방탄소년단 노래를 덧입힌 벨라지오 분수쇼. [사진 하이브]

이번 콘서트와 ‘더 시티’는 전 세계의 문화 콘텐트 시장을 주도해온 미국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확인한 현장이었다. 미국 최대 관광도시에 모여든 외국인들이 방탄소년단 콘텐트 소비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말이다. 8일 벨라지오 분수쇼에서 만난 멕시코인 바이올라는 “BTS의 에너지와 비주얼, 팬들을 편하게 대하는 자세까지 모든 것을 좋아한다. 내일 콘서트가 정말 기대된다. 이상하게 생각할지 몰라도 그들의 무대만 보면 눈물이 줄줄 흐르는데 내일 분명 펑펑 울 것 같다. 얼마 전 한국 공연에서는 소리를 못 질렀다는데 믿을 수 없다. 나는 크게 소리도 지를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9일 콘서트는 펄펄 끓어올랐다. 지난달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와 무대 구성은 거의 같았지만, 초유의 무함성 콘서트였던 서울 공연의 기억을 묻어버릴 만큼 객석 열기가 ‘저세상 텐션’이었다. 그야말로 인종과 국적을 초월해 하나로 뭉친 아미들의 함성이 얼리전트 스타디움을 뒤흔들었고,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내내 진동이 감지됐다. 대다수의 팬들은 ‘사랑해 감사합니다’ ‘내 인생에 한 번뿐인 방탄소년단’ ‘우리가 함께라면 사막도 바다가 돼요’ 같은, 한글로 직접 쓴 응원 메시지 보드를 들고 있었다. 6만5000석 규모의 공연장이 나흘 내내 매진됐다는데, MGM 아레나에 모인 라이브 플레이 관객까지 약 30만 명의 글로벌 관중을 이토록 열광시키는 게 우리말로 노래하는 한국 소년들이라니. ‘국뽕’이 차올라 ‘방탄소년단이야말로 국가 중요 무형문화재로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아쉬움도 없지 않았다. 콘서트를 며칠 앞두고 열린 제 64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2년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 실패한 것. 만일 그래미상까지 석권했다면 라스베이거스 축제의 열기는 상상하기 어려웠을 터다. 공연 전 만난 멤버들도 “깔끔하게 인정하지만 눈물은 참을 수 없었다”(뷔)“그래미의 의미는 한국 사람으로서 어디까지 닿느냐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 아미에 대한 보답으로 꼭 받고 싶었기 때문에 아쉬웠다”(지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팬들 “우리가 함께라면 사막도 바다 돼요”

체험존으로 꾸며진 팝업스토어. [사진 하이브]

체험존으로 꾸며진 팝업스토어. [사진 하이브]

하지만 “기회가 이번만 있는 건 아니다. 언제든 도전 가능하니 더욱 노력하겠다”는 진의 말처럼, 방탄소년단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하이브 이진형 CCO(커뮤니케이션 총괄)도 병역 문제를 언급하며 “그래미상이 성과의 척도일 순 없지만, 아직 못 탔기에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방탄의 영향력은 더 커질거다. 냉정하게 말해서 이제 메인스트림에 발을 디딘 정도”라면서 “방탄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더 시티’ 프로젝트는 공연과 도시의 성공적인 협업 모델이라 할만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이었던 지난해에도 약 3200만 명의 방문객이 찾은 라스베이거스의 관광 인프라가 큰몫을 했다.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3월말 스티브 시솔락 네바다 주지사가 트위터에 “Permission Granted! Welcome to Vegas, BTS ARMY(승인 완료! 방탄소년단과 아미, 라스베이거스에 어서오세요)” 등의 환영 메시지를 올렸고, 라스베이거스 관광청까지 나섰다. 행사기간 관광청의 공식 트위터 계정명을 멤버 뷔가 지은 신조어 ‘보라해’에 착안한 ‘보라해가스(Borahaegas)’로 바꾸고 밤마다 벨라지오 분수쇼를 비롯해 패리스 호텔의 에펠탑, 피라미드 호텔 룩소 등 라스베이거스의 각종 랜드마크를 보랏빛 조명으로 물들였다. 멤버 RM도 “라스베이거스의 상징적 정서가 있지 않나. 놀이동산 같은 설렘이 있다. 어제 공연을 해보니 관객 텐션이 높더라. 우리도 이곳에 어울리는 텐션으로 멋있게 공연하고 가겠다”며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이런 축제 분위기에 방탄소년단 팬덤은 라스베이거스에 더욱 빠져들었고, 일반 관광객들도 ‘방탄소년단 대축제’를 즐기는 사이 자연스럽게 팬덤으로 끌어들이는 시너지 효과가 났다. LA에서 온 30대 남성 어니스트는 “나는 하드록 팬인데 아미인 아내를 따라 휴가차 왔다”면서도 “라스베이거스에 여러 번 왔지만 사진전 등 이벤트를 따라다니니 재미있고, 공연이 더 기다려진다. 아내가 좋아하는 정국, 진 등 멤버들에게도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이브 김태호 COO(운영 및 비즈니스 총괄)는 이런 윈윈 효과를 “BTS의 선한 영향력”이라고 표현했다. “공연을 여는 도시와의 협업을 전제로 팬과 지역주민까지 함께 즐기는 진정한 축제가 됐다”는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리조트 기업인 MGM그룹과의 협업도 주목할 만하다. MGM은 벨라지오, MGM그랜드, 만달레이 베이, 뉴욕뉴욕, 룩소 등 11개 유명 호텔 브랜드에 3만 7000개의 객실과 3개의 아레나를 포함한 35개의 공연장을 갖춘 탄탄한 인프라를 자랑하는데, 테마 객실부터 콘서트 라이브 플레이 상영, 벨라지오 분수쇼와 팝업 레스토랑까지 MGM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성사된 것이다.

크리스 발디잔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 부사장은 “아티스트를 위한 특별 이벤트가 많지만 이런 규모로 한 적은 없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아미의 존재다. 수천번의 행사를 치렀어도 아미 같은 열정을 본적 없다. 2주간 이런 팬을 모실 수 있어서 영광이고, 아미의 열정과 영향력을 알기에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이 BTS뿐 아니라 라스베이거스까지 즐길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멤버 슈가도 “라스베이거스가 익숙하지 않았지만 MGM의 지원으로 우리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팬들이 한국 음식과 한국 콘텐트 체험도 하는 걸 보면서 오길 잘했다 싶고, 앞으로 또 오게 될 도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 시티’ 프로젝트의 결과를 말하긴 이르지만, 기대효과는 매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비교해 예측할 수 있다. CES는 세계 2300여개 기업과 브랜드가 참가하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로, 팬데믹 직전 열린 2020년에는 약 18만 명, 올해는 약 4만5000명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했다. 지난 1월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20년 CES로 라스베이거스가 얻은 경제적 효과가 약 2억5000만 달러(약 3093억원)였다. 빌보드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기준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투어가 전세계 216만명 모객, 2억 달러(약 2460억원)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해 에드 시런, 핑크에 이어 글로벌 투어 수익 3위에 랭크시킨 바 있다.

중앙SUNDAY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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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과 도시가 윈윈하는 비즈니스 모델

‘더 시티’는 콘서트와 라이브 플레이 관람객만 30만 명에 달하고, 아티스트 IP로 관광 도시 구석구석에 본격 즐길거리를 심어놓은 만큼 더 큰 효과가 예상된다. 14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아미들이 3박 4일 동안 공연과 테마객실을 포함한 모든 이벤트에 참여한다는 가정 하에 1인당 라스베이거스 총지출을 507만~530만원으로 산출했다. 2019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3일 공연만으로 창출된 경제효과가 1조원에 육박한다고 추산한 고려대학교의 연구도 있다.

관계자들도 성공을 점치고 있다. 크리스 발디잔 MGM부사장은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할 수 없지만 매년 수십개 이벤트를 진행해온 입장에서 이런 도시 전체에 걸친 이벤트가 굉장히 큰 임팩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태호 COO도 “객실 판매, 라이브 뷰잉 등은 마지막 운영 뒤까지 이어지기에 아직 수치를 특정하진 못하지만 당초 기대했던 매출과 유사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더 시티 프로젝트 개념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이 비즈니스 모델을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소속된) 이타카 홀딩스를 포함한 산하 레이블 소속 모든 아티스트를 위해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BTS 강력한 IP로 시너지 극대화”

아티스트의 위상 하나로 도시 전체를 접수하는 ‘더 시티’ 프로젝트가 가능한 이유는 방탄소년단이라는 강력한 IP(지식재산권)의 확장성 때문이다. 하이브는 온라인 플랫폼 위버스의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IP 라이선스에 기반한 머천다이징과 콘텐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아티스트 간접참여형 매출 비중은 매년 증가 추세로, 2021년엔 54%를 돌파해 공연과 음반 매출 비중인 34%를 훌쩍 넘어섰다. 음악을 넘어 팬들의 일상에까지 아티스트의 영향력이 깊이 침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승석

이승석

‘더 시티’는 방탄소년단의 IP를 오프라인까지 확장한 사업이다. 프로젝트의 실행을 담당한 IPX본부의 이승석(사진) 사업대표는 “더 시티 프로젝트는 ‘라스베이거스를 팬들의 문화와 정서로 물들이자’는 모토 하에 팬덤에 대한 이해와 고객 편의를 위한 기술적 접목, 라스베이거스라는 빅브랜드와의 시너지 극대화라는 3가지 지향점을 갖고 진행했다”고 밝혔다.

‘더 시티’는 어떻게 탄생했나.
“2019년 방탄소년단 월드투어 때 가능성을 보고 2020년 투어에 맞춰 초기 컨셉을 기획했다. 투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함께 따라갈 수 있는 일종의 ‘투어빌리지’ 기획이었다. 코로나 탓에 컨셉으로만 남았던 구상을 이번 라스베이거스 투어가 확정되면서 실현하게 됐다.”
온라인 플랫폼 위버스를 넘어 오프라인까지 IP 비즈니스를 확장하려는 의도인가.
“하이브는 2019년부터 ‘공연장의 테마파크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해왔다. 더 시티는 공연 현장을 벗어난 공간에서도 쇼핑, F&B, 숙박 등의 영역에서 팬들이 경험하는 모든 순간이 방탄소년단과 이어질 수 있도록 도시 전체를 테마파크처럼 설계해 ‘팬 경험 확장’이라는 철학을 극대화한 것이다.”
팬덤의 움직임을 하이브가 통제한다는 시각도 있다.
“팬덤은 공통된 정서를 갖지만 다양한 개성을 가진 분들이다. 하이브의 다양한 활동을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불편함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다. 통제라기보다 팬들이 즐기는 방식을 면밀히 관찰해서 공식적인 장을 열어주는 의미다. 팬의 모든 활동을 사업화하는 게 아니라 나름대로 신중하게 접근해 팬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하이브의 IP비즈니스 부문 매출이 음반, 공연에 못지않다.
“IP 부문 매출은 결국 음반과 공연 부문에서의 팬 경험이 일상생활 전반으로 이어지길 원하는 팬들의 니즈가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을 비전으로 두고 있는 하이브 입장에서 팬분들의 경험이 일상생활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 뿌듯함을 느낀다. 음반과 공연의 완성도가 그만큼 높았기에 팬들의 경험 확장 니즈가 높아진 것 같다. IP 기반 콘텐트와 상품의 완성도를 음반과 공연 못지않게 끌어올려 팬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게 과제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지향하지만 이용자가 아티스트 팬덤에 국한될텐데.
“음악에 기반을 둔 IP의 매력은 특정 아티스트의 팬뿐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영향력을 미친다. 하이브는 더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 IP를 기반으로 경험의 폭을 경계없이 넓혀 나가기 위해 노력중이고, 그 결과물로 팬덤의 저변을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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