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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2년 되찾았다" 거리두기 종료…한쪽선 "아직 불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가 25개월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자 시민들 사이에선 환영과 우려가 교차했다. 많은 시민이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한편, 방역상황이 도로 나빠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말을 앞둔 15일 김포공항 국내선 출국장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주말을 앞둔 15일 김포공항 국내선 출국장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거리두기 풀리자 “잃어버린 2년 되찾았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18일부터 전면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2020년 3월 거리두기가 도입된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영업시간과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은 모두 사라지고, 행사와 집회에 300명 이상이 모일 수 있게 됐다.

시민들은 코로나19로 뒤바뀐 일상을 되찾았다며 반색했다. 직장인 이모(28)씨는 “이미 거리두기가 많이 완화된 상태지만, ‘완전 해제’라는 소식을 듣는 순간 기뻐서 웃음이 나왔다. 이제 정말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대학생 신모(24)씨는 “인원 제한 때문에 동아리 활동에 제약이 많았는데 이제 예전처럼 모일 수 있다니 기대가 크다”고 했다.

지난 6일 오후 수원 영통구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봄을 담아주’ 봄 축제를 찾은 학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1

지난 6일 오후 수원 영통구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봄을 담아주’ 봄 축제를 찾은 학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1

거리두기로 생업에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도 정부의 조치를 반겼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잃어버린 2년을 되찾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석준(45)씨는 “주변 사장들 사이에서 거리두기가 유지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와 내심 불안했는데 해제돼서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행사 참석 인원 제한도 사라지면서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들도 시름을 덜었다. 오는 5월 결혼할 예정이라는 유모(34)씨는 “코로나 때문에 청첩장 모임 잡는 것도 눈치 보였는데 예식 전에 거리두기가 끝나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했다.

다만 거리두기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던 일부 시민은 이번 조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자영업자 홍원기(53)씨는 “거리두기를 하는 중에도 확진자 세계 1위 국가가 되지 않았나. 정부가 방역 조치의 효과가 없다는 걸 뒤늦게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도입 2년 1개월 만에 전면 해제를 결정한 15일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 24시간 운영 래핑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도입 2년 1개월 만에 전면 해제를 결정한 15일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 24시간 운영 래핑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확진자 15만명 나오는데 방역 해제?”

거리두기 종료가 이제 막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 방역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을 선언하며 거리두기를 대폭 완화했으나, 확진자가 급증하자 45일 만에 철회했다. 시민들 사이에서 “언제 다시 거리두기가 재개될지 모른다”는 불안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직장인 정모(30)씨는 “위드코로나 때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를 했다가 한 달 만에 원상 복귀한 기억이 있어 이번 결정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방역정책에 일관성이 없다 보니 정부를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사람들로 북적이는 서울 홍대 거리. 연합뉴스

지난 13일 사람들로 북적이는 서울 홍대 거리. 연합뉴스

이번 조치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가 사라지면 유행이 다시 커지거나 확진자 감소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매일 15만명 전후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방역을 해제하는 결정을 내린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거리두기를 없애면서도 마스크 의무 착용 제도는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김 총리는 “실내 마스크 착용은 상당 기간 유지가 불가피하다.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은 실외마스크 착용에 대해서는 2주 후에 방역상황을 평가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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