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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검수완박, 야반도주극…檢 무서워하는건 범죄자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준비단에 출근한 첫날 여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반대하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범죄자뿐"이라며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시도를 "명분 없는 야반도주극"이라고 표현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5년간 무슨일 있었길래"…검수완박 "야반도주극" 비판

한 후보자는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첫 출근길에서 취재진에게 "검수완박 입법이 시행되면, 신생 범죄자들은 사실상 제도적으로 죄 짓고도 처벌받지 않게 된다"며 "서민 신생 범죄는 캐비닛에서 잠 자고 서민들은 권리구제 자체를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범죄자 뿐"이라며 "이 법이 통과돼서 국민들이 입게 될 직접적인 피해가 너무 즉각적이고 심대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중 입법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에 "지난 5년 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극까지 벌어야 하는지 국민들께서 많이 궁금해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검찰의 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앞서 김용민·황운하·이수진 의원 등이 각각 낸 법안 대신 전체 당론을 모아 새 법안을 낸다는 방침이다. 다음 주 법제사법위원회에 이 법안을 상정하고 처리까지 마무리한 뒤, 이달 본회의서 표결에 부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직전인 내달 3일 국무회의 공포까지 끝마친다는 계획이다.

상설특검 질문엔 "법무장관에 부여된 임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 법안 추진엔 법조계 전반의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검찰은 이미 전국 고검장 회의, 전국 검사장 회의 등을 열어 법안 추진에 반대한다는 뜻을 모은 데 더해 오는 19일 전국 평검사회의까지 열어 반대 의사를 정리하기로 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14일에 이어 이날까지 이틀 연속 국회를 찾아 입법 철회를 호소했다. 대한변호사협회·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협회·여성변호사협회 등도 반대 입장을 밝혔고 한국형사소송법학회와 참여연대도 반대와 우려 입장을 냈다. 미국 뉴욕주 판사마저 이에 반대하며 "한국 국회에서 불러만 주면 가서 설명하겠다"고 할 정도다.

한 후보자는 이날 "중요한 것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장기적으로가 아니라 즉각적으로 대단한 혼란이 있을 것이고 대단한 국민들의 피해가 있을 것"이라며 "사법시스템 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거기에 대해서 의견을 말하고 그만큼 절박한 걸 말하는 건 직업윤리이자 양심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이런 법조계 의견에 힘을 실었다.

한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에 오르게 되면 법상 규정돼있는 법무부 장관의 상설특검 가동 권한으로 사실상 검수완박 입법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후보자는 이에 대해 "상설특검 제도도 이미 법무부 장관에게 부여되고 있는 임무 중 하나"라며 "어떤 특정 사건이라든가 방향을 전제로 해서 제가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괜한 오해만 불러일으킬 거 같습니다만, 업무처리는 공정하고 누구에게나 똑같을 거라는 점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 임명 때부터 반발…험한 청문회 예고

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법무부장관 임명에 반발하고 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에 대한 일종의 윤석열 당선인의 선전포고"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정농단의 전조"라며 "암 덩어리가 되기 전에 깨끗이 도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자를 그 누구보다 철저히 핀셋 검증하겠다는 얘기부터 인사청문회 파행 얘기까지 나온다.

한 후보자가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은 '채널A 사건'과 아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입건된 상태인 '고발 사주 의혹' 사건 등에서 자신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하지 않아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는 지적이 인사청문회에서 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후보자의 삼풍아파트 전셋값 인상 등 재산 상 도덕성 문제와, 한 후보자 배우자가 대형 로펌에 소속된 점 등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의 이해충돌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인사청문회 준비단에는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검사들이 대거 참여해 대응 전략을 세우게 된다. 주영환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중심으로 신자용 서울고검 송무부장(총괄팀장),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공보팀장), 김창진 창원지검 진주지청장(신상팀장), 김상권 법무부 혁신행정담당관(행정지원팀장) 등이 준비단에 참여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임하는 각오를 묻는 질문에 "저에 대해서 인사청문회 기간까지 여러가지 궁금한 점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 과정에 대해서 제가 성실하고 또 솔직하게 잘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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