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자, 울지않기다" 죽음 준비하는 할머니, 손녀와 마지막으로 한 일

  • 카드 발행 일시2022.04.15

지난 3일, 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일본 강점기에 태어나 해방과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겪어내셨으니 그 삶이 순탄했을 리 없습니다. 하지만 할머니의 마지막엔 아쉬움이나 억울함, 섭섭함 같은 감정은 크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은 순간순간 오열했지만, 그 오열마저도 그리 길지 않았고요. 슬프지만 슬프지 않았습니다. 빈소를 지키며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습니다. ‘왜 이렇게 슬프지 않지?’

일상으로 돌아온 어느 날, 문득 『할머니가 남긴 선물』 이 떠올랐습니다. 슬프지만 슬프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이 책에 있었거든요.

이 책은 할머니 돼지의 죽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어둡거나 슬프지 않죠. 시종일관 밝고 따뜻합니다. 이 책을 쓰고 그린 작가가 마거릿 와일드와 론 브룩스란 사실은 놀랍습니다. 어둡고 음습했던 『여우』를 쓰고 그린 작가들이거든요. 이 두 작가가, 그것도 죽음을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내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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