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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률 4%…中 폐휴대폰 재활용 사업, 오히려 손실만 늘어?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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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hina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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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분기,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은 시린 겨울을 맞이했다. 지난해에 이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위축세가 올해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중국정보통신연구원 데이터에 따르면 1월 중국 휴대전화 출하량은 3천30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7% 감소했다. 지난해 이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출하량 감소세가 커지는 가운데 1월에도 두 자릿수의 내림 폭을 이어갔다.

1월 출시된 중국산 브랜드 휴대전화 신제품 수도 전년 대비 48% 감소한 26종에 불과했다. 전체 시장의 위축이 일어나는 가운데 신제품 발매 역시 주춤했다.

중국모바일단말연구원에서 발표한 〈2020년 제2기 5G 소비추세 보고〉에 따르면 중국인의 휴대폰 교체 주기는 평균 25.3개월에 달했다. 이는 직전 보고의 결과 대비 0.7개월이 증가한 것으로 특히 아이폰 사용자의 폰 교체 주기가 평균 27.1개월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들은 지속적인 가격 상승과 혁신기술의 부재를 주요 문제로 꼽았다.

교체주기는 길어졌다 해도,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휴대전화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중국재경망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국의 휴대전화 소유량은 약 18억 5600만 대에 달한다. 이는 이미 휴대전화 보급률이 100%를 넘어 1명이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는 상태에 이르렀음 의미한다. 약 18억 대의 휴대폰에는 더는 사용하지 않는 폐휴대폰도 포함돼있다.

중국의 폐휴대폰 발생량과 방치량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단말 교체 주기가 길어졌지만 매년 폐휴대폰 발생량은 2억~3억 대 정도로 추산된다. 14차 5개년 기간(2021~2025년) 동안 방치된 폐휴대폰은 누적 60억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상 판매 서비스 선호, 휴대폰 재활용 시장 뜨거워

폐휴대폰은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다. 납, 수은, 카드뮴 등의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어 무차별적으로 버리게 되면 중금속이 토양과 수원으로 흘러 들어가 거대한 오염을 유발한다. 또 땅에 매립되거나 소각되는 과정에서 환경 파괴를 일으킨다.

그러나 동시에 '금광'의 역할을 한다. 연구에 따르면 폐휴대폰 한 대의 금 함량은 약 0.015%, 은 함량은 약 0.3%, 구리 함량은 약 20~25%, 재생 가능한 재료 함량은 약 40~50%다. 폐휴대폰 1톤에서 약 1천만 원 상당의 구리, 주석, 은, 금 등 금속을 추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폐기전기전자기기처리목록’ 규정 중 휴대폰 관련 항목의 세부 규정을 가다듬었다. 회수·관리체계를 구체화ㆍ체계화하는 동시에 전문회수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해 회수율을 높이고, 개인 정보 유출이나 불법 재활용 등에 대해선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진 바이두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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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회수 업체뿐만 아니라 중국 대형 통신사는 ‘보상판매’ 서비스를 내걸었다. 보상판매는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반납하는 대신 신형 스마트폰을 할인받아 사는 제도를 말한다.

소비 개념의 변화와 함께 보상판매와 중고 소비로 소비자의 선택폭이 넓어졌고, 덩달아 휴대폰 재활용 시장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중국 CCTV는 최근 많은 소비자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형 스마트폰의 구매율이 높아졌고, 구매자 대부분이 보상판매 제도를 이용한다고 보도했다.

CCTV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의 한 소비자 가전 매장 담당자는 “휴대폰의 업데이트 속도가 비교적 빠르다. 지난해 12월부터 보상판매를 실시했는데, 월별 회수량이 기본적으로 두 배의 증가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또 매장에서 폐휴대폰을 거래하는 고객의 비율이 70%를 초과한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휴대폰을 따로 업체로 보내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휴대전화 수거 및 교체, 재활용 사업이 휴대전화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동시에 온라인 모델의 발전 역시 빠르게 진행됐다. 각종 전자상거래 플랫폼 및 휴대폰 제조업체는 온라인을 통해 모두 중고폰 회수 교환 업무를 실시하고 있다. 동시에 온라인 평가, 방문 회수 등 온·오프라인 결합 모델을 도입해 회수율을 큰 폭으로 높였다.

[사진 징둥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 징둥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의 거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의 경우 폐휴대폰 산업을 순환 경제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해 적극적으로 보상판매 사업을 진행 중이다. 보상판매뿐만 아니라 배터리 교체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징둥에 따르면 배터리 교체만으로 매년 4톤 이상의 금속 리튬 소비를 절약할 수 있으며 600대의 신에너지 차량을 제조할 수 있다.

징둥은 계속해서 사용자에게 보상판매와 휴대폰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중앙 집중식으로 처리된 폐배터리는 오염수를 360만 리터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 상반기에만 징둥의 휴대폰 보상 판매 활동에 참여하는 사용자 수가 전년 대비 200% 증가했다.

휴대폰 분해 업체, 회수량 부족해 원가 역전 딜레마

그러나 폐휴대폰 재활용은 유통분야에서 품질에 대한 요구가 높아 전체 물량 중 20~30% 정도만이 재활용 분야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실질적인 중국의 폐휴대폰 자원 재활용률은 약 4%에 불과하다.

[사진 CCTV]

[사진 CCTV]

폐휴대전화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업체들은 수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CCTV는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의 한 휴대전화 해체 작업장을 보도했다. 현재 이 회사의 연간 휴대전화 해체 수량은 연간 2만 대. 공장 7개 생산 라인의 연간 해체 능력은 3000만 개에 달하지만, 현재 1개 라인만 가동하고 있어 예상 수량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장비 투입 및 유해 폐기물 처리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해당 공장 관계자는 “해체 이후 최종 제품의 가치가 폐기에 드는 처리 원가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에 별다른 이득이 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시장경쟁에 참여하는 우위가 뚜렷하지 않다고 밝혔다.

폐휴대폰 재활용 프로세스 전 과정을 살펴보자. 먼저 휴대 전화를 회로 기판, 케이스, 배터리 및 스크린의 네 부분으로 분해하고, 분해된 부품은 분류되어 추가 처리를 위해 다른 작업장으로 보내진다. 회로 기판을 예로 들면 박리, 전기분해, 정련, 제련 등의 화학적 처리 과정을 통해 활용 가능한 귀금속/비금속 부품을 추출한다. 일련의 과정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처리 이후의 이익에 비해 한없이 높다는 평가다.

[사진 바이두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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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관계자는 전문 업체의 폐휴대폰 회수율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폐휴대폰의 90% 이상이 기업으로부터 회수되는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이 활성화되면서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대부분의 휴대폰이 업체로 전해지지 않고 소각 처리되는 것도 문제로 삼았다.

이외에도 전문 회수 업체와 휴대폰 중고 판매상이 회수하는 가격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회수율이 낮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폐휴대폰이 전문 회수 업체에 회수되면 부품별로 분해되어 원재료 가격만 측정되기 때문에 회수 가격이 낮다. 반면 노점상에 중고로 파는 경우 이용 가치가 높기 때문에 회수 가격이 비교적 높다.

중국의 폐휴대폰 발생량은 매년 2억~4억 대로 추산되며 2025년에는 그 수가 60억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폐휴대폰을 제대로 회수해 환경오염을 막고 재활용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제대로 된 규정은 미미한 상태다. 중국이 폐휴대폰 회수에 대한 뾰족한 묘수를 내놓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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