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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차이나](41) 혼술에 감성 한 방울, '장샤오바이'가 젊은 세대의 바이주 된 비결?

중앙일보

입력

2021년 11월 중국의 바이주 브랜드 장샤오바이가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어른들의 술로 통하던 바이주는 기존 업계의 틀을 깨는 장샤오바이의 전략 덕에 ‘젊은 세대’의 술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장샤오바이는 올드한 디자인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늘어나는 1인 가구와 혼술을 즐기는 20·30세대의 문화를 반영해 100mL 단위의 작은 병으로 패키지를 바꿨다. 바이주 업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작아진 사이즈만큼 가격대도 100위안을 넘지 않는 선으로 책정됐다.

장샤오바이 [사진 장샤오바이 공식홈페이지]

장샤오바이 [사진 장샤오바이 공식홈페이지]

기존 50~60도에 이르던 독한 바이주를 40도로 낮춰 비교적 ‘순한 맛’으로 바꾼 것도 젊은 세대에게 통했다. 장샤오바이는 주요 소비자층인 바링허우(80后), 지우링허우(90后)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과 홍보에도 능하다. 포장 라벨마다 의미 있는 문구를 새기는 감성 마케팅을 비롯해 드라마ㆍ영화 간접광고(PPL)와 강연 및 스포츠 등 후원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장샤오바이의 2019년 주류 시장 점유율은 약 0.5%로, 연매출액은 30억 위안(약 5720억 원)이다. 이는 설립된 지 600년이 넘은 수정방보다 약간 낮은 업계 2선 수준이다. 후룬연구소가 발표한 '2021 글로벌 유니콘' 순위에 오른 중국 유니콘 기업 301곳 가운데, 장샤오바이는 114위(기업 가치 기준)에 랭크됐다. 세쿼이아캐피탈, 힐하우스, IDG, BA캐피털 등 글로벌 자본을 든든한 투자자로 두고 있으며 2020년 9월에는 시리즈C 투자 유치도 완료했다. 투자 유치 후, 장샤오바이 기업가치는 약 130억 위안(약 2조 4787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샤오바이의 10년

장샤오바이는 론칭 때부터 브랜드 방향성과 정체성이 분명했다. 바로 ‘젊은 세대’의 음주 수요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1) 근엄하고 고급스러운 기존 바이주와는 다른 패키지 2) 저도주(低度酒) 전략 3) 언제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게 접근성을 높였다.

1인 가구 증가와 혼술 문화, 만취할 때까지 마시는 것이 아닌 기분 좋게 살짝 취하는 것을 즐기는 젊은 세대의 음주 문화가 번져 나가며 장샤오바이의 소량 패키지는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패키지에 감성을 더한 것도 주효했다. 장샤오바이는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기분, 심경도 함께 곱씹을 수 있게 만들었다. 장샤오바이는 술자리에서 술잔을 들며 무슨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포착했다. 그런 어색한 상황에서 장샤오바이는 하나의 소품으로 활용된다. 라벨에 적힌 인용문 하나하나는 대화의 주제가 되고, 화두가 되기 때문이다.

장샤오바이 [사진 장샤오바이 공식홈페이지]

장샤오바이 [사진 장샤오바이 공식홈페이지]

장샤오바이는 또, 기존 바이주에 비해 낮은 도수, 가벼운 목 넘김과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바이주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장샤오바이는 바이주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장향(酱香)형, 농향(浓香)형 바이주 대신 소곡청향(小曲清香)을 선택했다. 향긋하고 순하며 깔끔한 맛이 특징인 소곡청향 바이주는 젊은 세대에게 통했다.

구매 경로 역시 다양하게 설정했다. 온라인은 물론이고, 슈퍼나 편의점 같은 소매점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살 수 있도록 판매 채널을 다양화했다. '작은 모임, 작은 술, 작은 순간, 작은 기분'에 맞춰 조율된 제품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수요를 잡기 충분했다.

장샤오바이는 랩, 힙합, 그라피티 등 대중 예술 및 문화 공연을 통해 브랜드와 젊은 세대의 거리를 더욱 좁혔다. ‘장샤오바이 욜로(YOLO) 청년문화제(江小白YOLO青年文化节)’를 통해 랩과 힙합 뮤지션이 참여하는 공연을 기획했고, ‘장샤오바이 JOY IN BOTTLE 국제 그라피티 대회(江小白JOY IN BOTTLE国际涂鸦赛事)’를 열어 소년, 청년들의 문화인 ‘그라피티 아트’를 지원했다. 또 웹툰 ‘나는 장샤오바이다(我是江小白)’를 제작했으며, 영화나 TV 프로그램 협찬을 통해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노출하고 있다.

웹툰 ‘나는 장샤오바이다(我是江小白)’ [사진 장샤오바이 공식홈페이지]

웹툰 ‘나는 장샤오바이다(我是江小白)’ [사진 장샤오바이 공식홈페이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장샤오바이는 2014년에 억대 매출을 달성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17년에는 10억 위안(약 1906억 원), 2018년에는 20억 위안(약 3813억 원), 2019년에는 30억 위안(약 572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20년에는 코비드19의 영향이 있었음에도 29억 위안(약 5529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서는 저도주와 과일주의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전통주 브랜드도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고, 장샤오바이도 앞서 개발에 나섰다. 장샤오바이는 마시기 쉽고, 보기 좋고,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파악해 술의 맛과 풍미를 개량했다. 2020년 9월 중국 최초로 바이주에 과즙을 첨가한 궈리팡(果立方) 시리즈를 출시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오늘날 장샤오바이는 기존의 바이주, 과일 풍미가 더해진 궈리팡 및 매실주 메이지안(梅见)으로 대표되는 주종 카테고리를 형성했다.

?과일 풍미가 더해진 궈리팡 [사진 장샤오바이 공식홈페이지]

?과일 풍미가 더해진 궈리팡 [사진 장샤오바이 공식홈페이지]

매실주 메이지안(梅見)[사진 장샤오바이 공식홈페이지]

매실주 메이지안(梅見)[사진 장샤오바이 공식홈페이지]

지루하고 정체된 것을 싫어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장샤오바이와 다른 음료를 섞어 마셔도 맛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온라인과 SNS에서는 장샤오바이와 레몬즙, 사이다, 홍차 등과 섞어 마시는 레시피가 떠돈다.

장샤오바이는 새로운 세대의 취향과 욕구를 통찰하고 깊이 있는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소비자와 공생 메커니즘을 만들기도 했다. 소비자가 제품의 맛과 디자인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 소비자가 공동 제작자 및 제품 바이럴까지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장샤오바이가 반짝 빛나다가 사라지는 브랜드가 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 3가지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첫째, 브랜드 정체성을 빠르게 구축한 뒤, 인지도를 높였다. 둘째, 판매 채널을 촘촘하고 넓게 확장했다. 셋째, 빠른 속도로 전체 양조 산업체인을 완성했다.

2018년 장샤오바이는 산업체인 전략을 발표하고 중앙 집중식 공업 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30억 위안(약 5720억 원)을 투자했다. 산업 사슬 구축은 후기 장샤오바이가 국민 브랜드로 우뚝 서는 기반이 됐다. 향후 주류 업계에서 장샤오바이는 1등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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