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Z세대가 사랑한 공룡…'조구만 월드' 10배 성장한 비결은

중앙일보

입력

폴인인사이트’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Editor's Note

‘조구만 스튜디오’는 친근한 초식 공룡 캐릭터를 통해 ‘평범하고 작은 존재에 대한 위로’ 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특히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라는 책과 롯데백화점·이니스프리·갤럭시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로, 많은 MZ세대 팬을 만들었죠.

2018년 창업 이래 연평균 50%씩, 누적 10배 이상 성장한 조구만 스튜디오의 ‘IP(지식재산) 비즈니스 전략’은 무엇일까요? 벤과 조디(이상 닉네임) 공동 대표를 만나 직접 물어봤습니다.

'조구만 스튜디오'의 벤(왼쪽)과 조디 공동대표. ⓒ오창동

'조구만 스튜디오'의 벤(왼쪽)과 조디 공동대표. ⓒ오창동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IP 비즈니스 시장이 커진다” 1화 중 일부입니다.

10배 이상 성장 배경엔 '역발상' 있었다

Q. 조구만 스튜디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벤: 만들고, 그리고, 이야기하는 조구만 스튜디오입니다. 캐릭터 IP를 기반으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UBHC(Unforgiving Brutal Herbivore Club: 자비 없고 잔인한 초식동물 클럽)의 10마리 캐릭터가 조구만 세계관의 주인공들입니다.

Q. 공룡을 소재로 한 스토리텔링은 어떻게 떠올린 건가요?
조디: 처음에 어떤 캐릭터를 만들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곰돌이·토끼·고양이·강아지 같은 캐릭터는 정말 많더라고요. 그러면 차별화되지 않을 것 같아서, 귀엽게 표현되지 않은 동물을 찾다가 공룡을 발견했어요. 우리가 잘 모르는 존재인 만큼 오히려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공룡은 무섭고 잔인하고 용맹한 캐릭터로 흔히 그려지는데요. 무서운 동물을 역으로 바보처럼, 혹은 귀엽게 표현했을 때 사람들이 색다르게 느낄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처음 공룡으로 캐릭터 개발을 하게 됐어요.

Q. 창업 후 지금까지의 성장 추이가 궁금합니다.
벤: 사업자 등록은 2018년 10월에 했는데요. 2019년 초엔 오프라인 매장에 단 한 곳도 입점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첫 1년간 성장 속도가 가팔랐어요. 그해 말엔 45개 매장에 입점하게 되었죠. 잘되면 좋은 거 아니냐고들 하지만, 사업 방향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처음엔 다양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굿즈 리테일 상품을 개발하는 쪽을 지향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캐릭터 IP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했어요. 판매 관리에 쏟는 시간이 줄어드는 바람에 초반엔 매출 증가세가 주춤했는데요. 장기적 관점에선 캐릭터의 존재감을 알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연 평균 5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뤘죠. 처음 사업자등록을 한 2018년 대비 10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Q.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라는 책을 통해 처음 조구만 스튜디오를 알게 됐어요. 책 출간 후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궁금합니다.
조디:책 출간은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일이었어요. 출간 제안을 받고, 처음 든 생각은 '우리가 책을 어떻게 내?'였어요. 얼결에 시작은 했지만 만드는 과정이 생각보다 더 어려웠어요.

벤: 주어진 질문에 독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일기처럼 풀어쓰는 Q&A식 구성이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같아요. 책이 5만부 가까이 팔렸는데요. 예상치 못한 높은 판매량이었죠. 출간 이후에 팬층에 변화가 생겼어요. 귀여운 캐릭터와는 상반되게, 책 속 질문은 꽤 묵직했거든요.

이전에는 그저 위트 있는 공룡 캐릭터로 알고 저희를 좋아해 주신 분들이 많았다면, 출간 이후에는 좀 더 저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연령대도 더 다양해졌고요. 그런 변화를 보면서, 다양한 매체로 우리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조구맣지만 중요한 존재'가 주는 위로

Q. UBHC(Unforgiving Brutal Herbivore Club: 자비 없고 잔인한 초식동물 클럽)이라는 세계관은 어떻게 만들어진 건가요?
조디: 처음엔 자비 없고 잔인한 브라키오를 육식공룡 중심인 세상에 반항하는 '을'이라고 가정했어요. 저희처럼 말이죠. 당시에 저희도 사회초년생이라서 의견을 피력하기보다 수용하고, 화가 나더라도 참아야 할 때가 많았거든요. 그렇게 적당히 참고 억누르면서 사회생활을 할수록 마음이 다치는 상황은 늘어갔죠.

그래서 브라키오를 할 말은 과감히 하는 캐릭터로 만들었어요. 총을 쥔 그림도 그렇게 만들어진 거예요. 지금껏 불합리한 상황도 참고, 하고 싶은 말을 꺼내기까지 오래 망설여온 사람들이 이 캐릭터를 보면서 속시원한 감정을 느끼길 원했어요. 감사하게도 실제로 고객들이 브라키오 키링을 가방에 달고 다니면, 브라키오가 자신을 보호해주는 느낌이 든다는 말도 해주시더라고요.

조구만 스튜디오의 슬로건을 담은 다양한 굿즈. ⓒ조구만스튜디오

조구만 스튜디오의 슬로건을 담은 다양한 굿즈. ⓒ조구만스튜디오

Q. 많은 분이 캐릭터를 보면서 통쾌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특히 MZ세대에게 인기가 많은데, 그 이유는 뭘까요?
벤: 저희 대표 둘도 MZ세대여서, 동세대인으로서 유머코드나 공감대가 일치하지 않아서일까 싶어요. 저희가 다른 곳에서 경력을 쌓은 상태에서 이 브랜드를 론칭한 게 아니고, MZ세대가 막 등장할 시점에 조구만 스튜디오를 시작했기 때문에,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 거죠.

조디: 같은 세대로 자라면서 보고 들었던 만화·예능·드라마·음악·짤(밈)이 비슷하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 이게 그 장면 패러디구나' 하고 알아챌 수 있잖아요. 우리가 좋아하는 것, 제 친구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보여주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Q. '평범하고 작은 존재에 대한 위로'라는 추상적인 메시지를 캐릭터로 구체화하기 위해 특별히 주의를 기울인 부분은 무엇인가요?
조디: 저희 세대가 가진 자기비하적인 태도나 무기력한 모습이 있거든요. 그 솔직한 이야기를 끄집어내자, 저희 생각에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저희가 생각하고 공감하고 느낀 '진짜 이야기'를 캐릭터를 통해 말하려고 했어요. 도덕 교과서나 권선징악을 다루는 동화에 나올 법한 교훈적인 이야기, 희망적인 이야기 말고요.

벤: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조구맣지만 안 중요하단 건 아냐'라는 키 메시지 역시 초창기부터 가져왔지만, 공룡이라는 동물이 화자가 되면서부터 메시지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어요.

여러 일을 겪고 멸종됐을 공룡이 인간에게 유한한 삶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거니까요. 공룡이 부활해서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는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아무리 대단한 업적을 이루고 많은 돈을 벌었다 한들 우리는 모두 작디작은 존재라는 걸요.

'평범하고 작은 존재에 대한 위로'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조구만 스튜디오의 인스타그램 피드. ⓒ조구만 스튜디오

'평범하고 작은 존재에 대한 위로'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조구만 스튜디오의 인스타그램 피드. ⓒ조구만 스튜디오

'맨땅에 헤딩'으로 시작한 캐릭터 IP 비즈니스

Q.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두 분은 어떻게 만나 창업하게 됐나요?
벤: 처음부터 둘이 창업한 건 아니었어요. 조구만 스튜디오의 시작이자 전신은 조디의 프로젝트였어요. 대학생이던 조디가 과 동기와 함께, 학교 굿즈를 만들었던 데서 시작했거든요. 동기가 떠나고 나서 조디가 고군분투하는 것을 지켜보았는데요, 그림과 스토리텔링이 매력적이지만 이것을 사업화하는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껴졌어요.

스스로 생각해봤을 때,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은 비즈니스 영역이더라고요. 조디의 캐릭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수익화하는 걸 할 수 있을 듯했죠. 저도 마침 군 전역을 해 새로운 도전을 하기 적절한 시기였고요. 그렇게 서로의 니즈와 타이밍이 잘 맞아 지금의 조구만 스튜디오가 시작되었어요.

조디: 초반엔 의견 충돌도 많았어요. 그땐 규모도 작고 방향성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선택해야 할 것들이 많았거든요. 이제는 각자 잘하는 분야를 구분해서, 서로를 믿고 가요. 저는 비주얼과 크리에이티브 영역, SNS 등 시각 작업 위주로 담당해요. 벤 대표는 사업 방향, 전략, 인사관리, 회계 등 스튜디오의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고요.

Q. 세계관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품을 만들면서 기획에 대한 중요도도 높아졌을 텐데요. 기획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나요?
벤: 저희 팀원들끼리 정말 대화를 많이 해요. 쓸데없는 말을 던지는 것처럼 보여도, 나중에 실현될 만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거든요. 별것 아닌 아이디어도 여러 사람을 거치면 멋지게 재탄생한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일단 많은 생각을 필터링 없이 던지고 보는 것 같아요. 이것도 해볼까, 저것도 해볼까 하고 말이죠.

조디: 항상 주변에 노트를 두고 기록을 해요. 낙서도 하고, 말장난이나 웃겼던 장면들을 모두 적어두죠. 거기서 소스가 발견되기도 하거든요. 관찰도 많이 합니다. 식당 옆 테이블에서 들리는 웃긴 말을 적어두거나, 산책하면서 누군가를 관찰한 내용을 기록해두죠. 그런 과정을 거쳐 생활밀착형 캐릭터가 나오는 것 같아요.

롯데백화점 중동점과 함께했던 콜라보. ⓒ조구만 스튜디오

롯데백화점 중동점과 함께했던 콜라보. ⓒ조구만 스튜디오

Q.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시작했지만, 현재는 활발하게 캐릭터 IP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요. 창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변했나요?
벤: 사업 초반에는 리테일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었는데요. 점차 수익의 다각화를 위해 이모티콘·도서·라이선스 사업 등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작업을 했어요.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과정에서, 매출 규모를 늘리는 데만 집중하진 않았어요. 상품 수요가 급증했을 때 상품 제작에 집중했으면 아마 매출 규모를 늘릴 수 있었겠죠. 하지만 캐릭터 IP를 준비해야 장기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거란 판단이 들더라고요. 콘텐트 개발과 스토리텔링을 단단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어요.

조디: 처음에는 작가적인 관점으로 작업했다면 이제 캐릭터 IP 사업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그 사이에서의 균형을 잘 잡기 위해 아직도 애쓰는 중이에요. 특히 어떤 브랜드와 협업을 할 때 어떻게 하면 더 이 브랜드와 '핏(fit) 되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는 게 우리만의 장점인 것 같아요.

Q. 해외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벤: 2020년 하반기부터 중국, 태국, 대만으로 꾸준히 수출하고 있어요. 중국에서는 팝업 스토어도 2회 진행했고요. 2022년 초부터는 유럽으로도 수출을 시작했어요. 현재 다양한 해외 IP 에이전시들과 넥스트 스텝에 대해 논의하는 중입니다. (후략)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IP 비즈니스 시장이 커진다” 1화 중 일부입니다.

더 많은 콘텐트를 보고 싶다면

캐릭터·웹툰·웹소설 등 오리지널 IP(지식재산)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IP 비즈니스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콘텐트는 어떻게 기획되고 만들어졌을까요? ‘IP 비즈니스 시대’에 콘텐트는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고 있을까요? 오리지널 IP 기획자와 크리에이터, 상품기획 담당자에게 생생한 ‘업계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 지금 ‘폴인’에서 확인해 보세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