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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 61% 역대 최고, 자영업은 여전히 코로나 빙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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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3월 취업자 수가 83만 명 늘어 20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13일 서울 마포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인공고를 살펴보는 구직자. [뉴스1]

3월 취업자 수가 83만 명 늘어 20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13일 서울 마포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인공고를 살펴보는 구직자. [뉴스1]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밑으로 떨어졌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전체 고용 상황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선 벗어난 모양새지만, 자영업자 비중은 역대 최저다. 자영업계가 임금 근로자의 고용 회복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5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83만1000명 증가했다. 3월 기준으로 20년 만에 최고 증가 폭이다. 취업자 수가 13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15세 이상 고용률은 61.4%를 기록했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최근 5년간 자영업자 수와 비중.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최근 5년간 자영업자 수와 비중.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생산활동인구인 15~64세로 보면 고용률이 67.8%에 달하면서 3월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역대급 고용률로 실업률(3.0%)도 역대 3월 중 가장 낮았다. 실업자 수는 87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2%(34만2000명) 줄었다.

지난달 자영업자 수는 551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다. 일부 언론에서 지난해 9월 자영업자 비율(19.97%)이 2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했지만, 통계청 공식통계는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한다. 이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부적으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년 전과 비교해 3만5000명 늘었다. 고용원 없는 이른바 ‘나홀로 사장님’은 2만5000명 증가했다. 증가율로 따지면 각각 2.6%와 0.6%다. 상용근로자 증가율(5.5%)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작다.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을 자영업자가 따라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주요 산업별 취업자 증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주요 산업별 취업자 증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해 11월까지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36개월 연속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또 지난해보다 자영업자가 늘었다고 해도 2020년 3월보다 적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덮친 탓이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취업자 수가 늘고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해 고용 증가세가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3월 조사주간에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영향이 있었다. 앞으로 고용은 코로나 상황이나 수출 등 불확실성이 많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고용 호조가 나타난다지만 코로나19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5만1000명(10.3%), 제조업 취업자는 10만명(2.3%) 늘었지만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오히려 줄었다. 숙박시설·음식점 등은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이다.

도·소매업은 2020년부터 지속적인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숙박·음식업 취업자는 2월엔 증가했지만 지난달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62만명까지 나오면서 대면 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이 줄어든 영향이다. 자영업자 상당수가 이 같은 대면 서비스업에 몰려 있다.

이번 고용동향은 문재인 정부에서 마지막으로 발표하는 고용 지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년간 일자리 정책을 돌이켜보면 전대미문의 전염병 영향에도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 127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면서도 “도·소매, 숙박·음식업, 일용직 등 취약계층과 취약업종의 고용상황은 여전히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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