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계대출 1조원 줄었다, 사상 첫 4개월 연속 감소

은행권 가계 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1조원 줄어든 1059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줄었다. 가계대출의 감소 폭도 3월만 놓고 봤을 때 2004년 이후 가장 컸다.

가계대출 감소를 이끈 것은 ‘기타대출’이다. 지난달 말 신용대출이 중심인 기타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3조1000억원이 줄어든 273조원을 기록했다. 감소 폭은 지난 2월(-2조원)보다 확대됐다.

한은은 “정부와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가 지속했고, 대출금리 상승과 주택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며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감소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84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1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도 한 달 전(1조7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아파트 전세대출 수요 영향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만4000가구로, 4개월 전인 지난해 10월(4만3000가구)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달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10월과 동일한 4만7000가구를 기록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크게 줄었다. 이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3월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6000억원 감소했다. 한 달 전(-1000억원)보다 감소 폭이 대폭 커졌다. 상호금융(-1조9000억원)과 캐피탈 등 여신전문회사(-5000억원)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을 모두 포함한 전 금융권의 지난달 가계대출은 3조6000억원이 감소했다. 2월 감소 폭(3000억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