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전격 발탁하자 온라인에서 지난해 8월 벌어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한 후보자의 ‘호칭 논란’이 재소환됐다.
앞서 지난해 8월 추 전 장관과 한 후보자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2심 판결 내용을 두고 입씨름을 하다 호칭 대립각을 세웠다. 한 후보자가 당시 추 전 장관을 “추미애씨”라고 하자 추 전 장관 측은 “전직 상관에게 추미애씨라고 부르는 용기는 가상하다”고 꼬집었다.
당시 호칭 신경전에 대해 한 검사장은 “호칭은 중요한 게 아니니 추미애씨가 원하는 대로 불러드릴 수 있습니다만, 공인인 추미애씨를 추미애씨라고 부르는데 ‘가상한 용기’ 가 필요한 사회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네티즌들은 “한동훈 장관님 할 수 있습니까?”라며 한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추 전 장관이 한 후보자를 어떻게 부를지 기대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후보자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과 공개적으로 대립해왔다.
그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지휘해 조 전 장관과 그의 아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등을 기소했다.
결국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한 검찰 인사에서 한 후보자는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다. 뒤이어 채널A 사건까지 터지면서 한 후보자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재차 좌천됐다.
이후 벌어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압수수색 도중 한 후보자를 밀어 넘어뜨려 ‘독직폭행’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수사팀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했지만 한 후보자 사건은 ‘휴대전화 포렌식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리를 미뤄왔다. 그사이 한 후보자는 박범계 장관이 단행한 인사에서 또 한 번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좌천 발령이 났다.
한 후보자는 추 전 장관과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여러 차례 강도 높은 비판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였다. 추 전 장관의 페이스북 글을 문제 삼아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고발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박범계 장관과도 공개 충돌했다. 한 후보자는 앞서 ‘채널A 사건’과 관련과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자 입장문을 내고 추미애·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수사지휘권을 남발했다며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이에 대해 “현직 검사장이 현직 법무부 장관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책임을 물어야 된다’는 게 정상인가”라며 “이건 나라의 기강과 질서, 체계가 무너진 것이고 참담함을 느낀다”고 반발했다.
전·현직 법무부 장관과의 악연을 근거로 한 후보자가 부임하면 ‘보복성 수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후보자는 13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윤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과 관련해 “당선인이 약속한 것이고, 나도 지난 박범계·추미애 장관 시절 수사지휘권 남용의 해악을 실감했다”며 “내가 취임하더라도 구체적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 행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