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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최측근 한동훈, 중립성 우려에 "인연 기대거나, 맹종 안 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사법연수원 27기)은 ‘엘리트 특수통’ 검사이자 최측근으로 꼽힌다.

윤 당선인은 지난 2월 7일 중앙일보와 대선 후보 인터뷰에서 “한동훈은 정권의 피해를 보고 거의 독립운동처럼 (수사)해온 사람”이라며 “서울중앙지검장이 되면 안 된다는 얘기는 일제 독립운동가가 정부 중요 직책을 가면 일본이 싫어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라고 했었다.

그 한동훈을 불과 65일 만에 법무·검찰 지휘체계상 서울중앙지검장보다 세 계단 건너 뛴 장관에 발탁한 것이다. (▶A검사장을 총장 앉힐거냐 묻자···尹 "독립운동하듯 수사한 사람" [단독 인터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중앙지검장·검찰총장 건너 뛴 파격 인선…文정부 尹과 함께 부침

1973년생인 한 후보자는 1996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대학교 4학년이던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8년 사법연수원을 27기로 수료하고 2001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그는 ‘윤석열 사단’의 대표 검사로 꼽힌다. 2004년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대선자금 수사팀에서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6년 현대차 비리 사건, 외환은행 론스타 부실 매각 사건, 2016, 2017년 국정농단 사건 등 굵직굵직한 특수 수사에서 윤 당선인과 호흡을 맞췄다.

좌고우면 없이 돌진하는 한 후보자의 수사 성향을 두고 윤 당선인이 검사 시절 “넌 늘 수사를 유도리(융통성) 없이 독립운동 하듯이 한다”라고 우스갯소리처럼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한 후보자는 줄곧 윤 당선인과 비슷하게 부침을 겪었다. 둘은 모두 문재인 정부 출범의 신호탄이 된 국정농단 수사로 정권의 신임을 얻고 파격 발탁됐다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정권을 겨냥한 수사 탓에 눈엣가시로 전락했다.

윤 당선인이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되자, 한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에 임명됐다. 윤 당선인이 2019년 7월 검찰총장이 된 이후에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하며 연수원 27기 중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곧바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하며 정권에 미운털이 박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인 2020년 1월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시작으로 법무연수원 용인 분원, 진천 본원 연구위원,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으로 비(非)수사부서로 연거푸 좌천 인사를 당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2년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채널A 검언유착’사건에 연루돼 강요미수 혐의로 고발되면서다. 하지만 지난 9일 검찰이 한 후보자를 무혐의 처분하며 피의자 족쇄를 벗었다.

尹 “법무·행정의 적임자…파격 인사 아니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이미 한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에서 중용될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다만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은 예상을 벗어난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는 수사와 재판 같은 법 집행 분야뿐만 아니라 법무·행정, 검찰에서의 여러 가지 기획 업무 등을 통해 법무 행정을 담당할 최적임자라 판단했고 절대 파격 인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2차 국무위원 후보 및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2차 국무위원 후보 및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뉴스1

그러면서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다양한 국제 업무 경험도 갖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제가 주문한 것은 법무 행정이 경제 발전에 뒷받침할 수 있는 법무 행정의 현대화, 그리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사법제도를 정비해 나가는데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자 본인은 발탁 소감으로 “국민들이 니편내편 가리지 않고 오직 법과 상식에 따라서 정의가 바로 서는 법치국가를 바라고 있다는걸 잘 알고 있다”며 “공직 생활하는동안 강자의 불법에 더 엄정하려고 노력했듯이 용기와 헌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검찰 중립성 우려에 대해선 “제가 일해 온 과정을 보면 인연에 기대거나 맹종하거나 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을 거고 어디서 뭘하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범계·추미애 장관 시절 수사지휘권 남용이 얼마나 국민에게 해악이 큰지 실감했다”며 “장관에 취임하더라도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지휘권 행사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검찰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저지를 위해 김오수 검찰총장을 중심으로 집단 대응하는 상황에서 “여론에 악영향을 주는 지나친 파격 인선”이란 지적도 나왔다.

다만 일선 검사장은 “대통령 당선인이 이제 정치인으로써 정치 행위를 한 것일 뿐”이라며 “장관 인선과 관계없이 검수완박 저지에 진력을 다해야 한다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동훈은

▶1973 서울 ▶현대고 ▶서울대 법대 ▶사법고시 37회(사법연수원 27기) ▶ 공군 법무관 ▶서울지검 검사 ▶대검 중수부 검찰연구관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대검 정책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장 ▶검찰총장직속 부패범죄특별수사단 제2팀장(부장검사)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최순실 특검법) 파견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검사 ▶대검찰청 반부패ㆍ강력부장 ▶부산고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법연수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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