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최수연 대표가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4/13/28a78504-498d-4c8d-a974-6df868627335.jpg)
네이버 최수연 대표가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5년 안에 글로벌 사용자 10억명을 모으고 매출 15조원을 돌파하는 ‘5·10·15’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무슨 일이야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3일 경기도 성남시 신사옥 ‘1784’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검색이라는 엔진 하나뿐이었던 네이버가 10여년만에 N개의 엔진을 가진 기업이 됐다”며 “콘텐트·커머스·기업간거래(B2B)·로보틱스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이 회사를 ‘팀 네이버’라 칭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팀 네이버 리더로서 N개의 엔진이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10억명 글로벌 이용자를 모으고 15조원 매출 돌파를 위해 다양한 사업간 연결지점을 찾고 과감하게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3.0 네이버
![네이버 최수연 대표 김남선 CFO가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4/13/582a092d-6cdb-4dec-b9f7-f1ab1d18215e.jpg)
네이버 최수연 대표 김남선 CFO가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최 대표는 5년 내 10억명 이용자·매출 15조 달성을 위한 방법으로 '글로벌 3.0 전략'을 제시했다. 현재 네이버 월간 서비스 이용자(MAU)는 약 7억명, 매출은 6조 8176억원(2021년)이다. 최 대표는 일본에 라인 메신저를 성공시킨 2013년까지를 글로벌 1.0으로 분류했다. 0에서 1을 만들어낸 시기다. 이 경험을 기반으로 웹툰·스노우·제페토·브이라이브·라인웍스 등 여러 버티컬(특정 분야) 서비스를 성공시킨 게 글로벌 2.0이다. 최 대표는 “글로벌 3.0을 통해 2배, 3배, 4배 멀티플 성장하는 게 우리 미션”이라며 “글로벌 10억명 이상 사용자를 보유한 아마존, 바이두, 알파벳, MS, 텐센트, 메타 같은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일본·북미·유럽으로 진격
글로벌 3.0은 일본·북미·유럽 등 세 갈래로 진행된다. 팀 네이버로 구축해 온 전 역량이 총 동원된다. 일본에선 소상공인(SME) 중심 커머스 생태계를 본격 확장할 계획. 최 대표는 “지난해 3월 소프트뱅크와 Z홀딩스 경영통합으로, 한국으로 치면 네이버·카카오·SK텔레콤의 파괴력을 일본에선 모두 갖추게 됐다”며 “한국 스마트스토어 등 SME 생태계를 만든 성공 경험을 일본에 이식해 시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북미는 웹툰 등 콘텐트가 선봉에 선다. 웹툰·웹소설에서 시작해 드라마·영화·예능·게임으로 확장하는 지식재산(IP) 밸류체인을 강화한다. 지난해 인수한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하이브와 함께 하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 등과도 협업한다.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도 최 대표와 김 CFO 주도로 추진한다. 최 대표는 "글로벌 3.0시대 가장 중요하게 바라보는 것은 웹툰·웹소설 등 콘텐트이고 우리가 북미 시장을 두드릴 가장 큰 무기"라고 말했다.
유럽은 네이버랩스 유럽이 주도하는 AI(인공지능) 기술 파트너십이 중심이 된다. 또 전임 대표였던 한성숙 유럽사업개발 대표가 주도하는 커머스 사업도 핵심. 최수연 대표는 “유럽에선 당근마켓과 같은 개인간거래(C2C) 플랫폼에 네이버 검색, 네이버 페이 같은 기술을 접목하는 방향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글로벌 서비스 이용자.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가상대륙 메타버스, 직접 챙긴다
최수연 대표는 이날 글로벌 빅테크 격전지인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관련 신규 서비스 계획도 공개했다. 대표 직속으로 메타버스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준비 중이고, 제페토(서비스)나 아크버스(디지털 트윈 기술) 등 기존 성과도 어느 정도 있다. 최 대표는 메타버스의 본질을 커뮤니티로 정의하고 네이버의 커뮤니티 서비스에 메타버스를 접목하기로 했다. 가상공간이더라도 결국 사람이 모이는 것이라 같은 관심사를 공유한 커뮤니티 서비스와 결이 맞다는 판단. 올 하반기 스포츠 서비스를 시작으로 웹툰,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 버티컬 메타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 대표는 “카페·브이라이브·밴드 등 커뮤니티 서비스가 메타버스의 본질”이라며 “네이버 앱을 기본으로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붙이고, 거기에 커뮤니티 기술을 접목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최수연 네이버 CEO는?.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기업문화는?
네이버 리더십 교체는 지난해 5월 직장 내 괴롭힘을 받던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에서 시작됐다. 직원들의 변화 요구가 거셌고 네이버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최 대표와 김남선 CFO를 택했다. 최 대표는 “대표 내정 후 직원들과 대화를 통한 기업문화 점검 및 재수립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다”며 “밖에서 볼 땐 혁신 IT기업이지만 20년 이상 된 기업이라 문화를 바꾸는 데 큰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인사·문화제도를 고민하고 있고 이를 손질해 나갈 계획”이라며 “회사가 글로벌 진출하는 과정에서 소외되는 직원이 없는지, 회사 성장을 직원이 체감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자회사 상장은?
![네이버 김남선 CFO가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4/13/5e53b614-a653-4533-b026-1f2fdc92c5ff.jpg)
네이버 김남선 CFO가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 주가는 이날 31만 5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50조 9372억원. 지난해 9월(74조 5755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가량이 줄었다. 비슷하게 주가가 하락한 경쟁사 카카오의 경우 남궁훈 대표가 주가 15만원 될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저도 공약을 들고 와야 되나 고민했는데 그런 단기적 목표보단 CEO로서 보상 구조를 설계할 때 주주들과 최대한 이해관계가 연결되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오히려 이게 더 큰 약속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선 CFO는 주가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 CFO는 “매출 15조원이 희망의 숫자가 아니라 우리의 임무로 꼭 달성한다는 목표”라며 “매출이 두 배 이상 성장하고 자산시장이 다시 활력을 얻는다면 기업가치도 150조원(기존 고점 대비 두배) 이상으로 갈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 등 자회사 상장에 대해선 아직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CFO는 “자회사 상장이 유행처럼 번졌던 거 같은데 그 자체가 목적의 끝인 것처럼 돼선 안 된다”며 “궁극적으로 모회사 주주, 회사 직원, 이용자들한테 최대의 가치를 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자회사 상장이) 필요하면 검토는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