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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극 여신 돌아왔다" 디리러바 최신작 제작사, 덩달아 주목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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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전부터 특수효과, 의상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고장극 〈여군초상식(与君初相识)〉은 방영 이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은 드라마 〈향밀침침신여상(香蜜沉沉烬如霜)〉의 연출진과 함께 여신급 미모로 칭송받는 디리러바(迪丽热巴), 고장극 주연 배우로 자주 등장한 런자룬(任嘉伦)이 출연해 중국에서 한동안 사그라졌던 ‘고장극 붐’을 다시 일으키는 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장극 군단’이 대거 투입된 〈여군초상식〉은 초반 논란에도 3월 기준 흥행 순위 2위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방영 중이다. 이 덕분에 드라마 제작사 화처잉스(华策影视)도 덩달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드라마 타이틀, 배우 이름, 회사 명칭 등은 한국 매체에서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기재했으며, 중국어 간체를 함께 썼음.

[사진 시나닷컴]

[사진 시나닷컴]

‘고장극’ 일등공신 제작사

2005년 설립된 이후, 단 5년 만에 증시 상장에 성공한 화처잉스는 이미 ‘규모화, 플랫폼화’된 제작사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 내에서는 드라마 제작 업계 최초로 상장된 케이스였다. 특히 지난 2013년 16억 5200만 위안(3150억 1988만 원)에 상하이크로톤미디어(CROTON·克顿传媒)를 인수한 것이 당시 업계 내 최고가 인수 프로젝트로 알려지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상하이크로톤미디어는 인수되기 이전 화처잉스와 비슷한 규모의 제작사였다. 산하에 쥐쿠촨보(剧酷传播), 신디자잉스(辛迪加影视) 등 다수의 자회사를 보유했다. 상하이크로톤미디어가 인수된 이후 화처잉스는 중국 드라마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되었다.

상하이크로톤미디어를 삼킨 화처잉스의 작품 폭도 넓어졌다. 반면 작품 당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고 작품 스타일 역시 통일되지 않았다는 평이다. 그래도 고장극, 특히 사극 로맨스 장르에서만은 화제성을 보장하고 있다.

인기 배우 안젤라베이비가 출연한 〈고방부자상(孤芳不自赏)〉, 인기 작가 프리스트의 동명 원작 소설을 드라마화한 작품 〈유비(有翡)〉, 중국 리뷰플랫폼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천성장가(天盛长歌)〉, 지난해 흥행에 성공했던 〈주생여고(周生如故)〉 등 모두 화처잉스의 작품이다.

〈고방부자상(孤芳不自赏)〉 중 한 장면. [사진 百度视频]

〈고방부자상(孤芳不自赏)〉 중 한 장면. [사진 百度视频]

상장 이후 회사보다 더 주목받은 화처잉스 창업자들

2010년 10월 26일, 화처잉스가 선전 증권거래소 창업반(创业板)에 무사 입성했다. ‘드라마 제작 업계 최초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엔터주에 대한 불안감을 일시적으로 잠재우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화려하게 상장 사실을 알리며 화처잉스의 두 창업자 역시 업계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되었다.

[사진 知乎]

[사진 知乎]

자오이팡(赵依芳), 푸메이청(傅梅城) 부부는 2000년 지금의 화처잉스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항저우화신잉스(杭州华新影视)를 세운다. 당시에도 〈애정보전(爱情宝典)〉 〈풍류소년당백호(风流少年唐伯虎)〉 〈소년대흠차(少年大钦差)〉 〈양문호장(杨门虎将)〉 등 여러 고장극을 내놓았다.

이 드라마들 모두 ▲유명 IP(고전 명작, 민간 전설, 인기 작품 등) 기반 각색 ▲젊고 아름다운 주연 배우(한국 배우 채림도 ‘양문호장’ 등 드라마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림) ▲홍콩 감과 사극 작품 경험이 있는 본토 제작진 등 사극 로맨스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제작한 〈중국왕사(中国往事)〉는 이듬해 서울국제드라마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시대극과 도시 드라마 쪽으로 방향을 틀었던 화처잉스는 2010년 이후부터 다시 고장극을 잇따라 제작한다.

이 때에는 유명 극본가 젠위안신(简远信)과의 협력한 작품, 무협 드라마, 궁정극(宫廷剧) 등 세 가지 방향에 초점을 맞춰 고장극을 선보였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궁정극 〈위자부(卫子夫, 위황후전)〉는 화처잉스의 ‘중국 황후 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5년 후 선보인 황후 시리즈 〈독고황후(独孤皇后)〉는 더우반 평점 4.0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보이며 네티즌으로부터 ‘비슷한 스토리, 신선하지 않은 배우진’이라는 혹평을 받는다.

무협 드라마에서는 이례적으로 대대적인 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8월, 화처잉스는 항저우에서 발표회를 열어 향후 5년간 10억 위안(1904억 4000만 원)을 투자해 8편의 무협 작품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중한량(钟汉良) 주연의 〈천애명월도(天涯明月刀)〉, 〈천룡팔부(天龙八部)〉와 한둥(韩栋) 주연의 〈녹정기(鹿鼎记)〉다. 세 작품 모두 유명 감독 라이수이칭(赖水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어 2017년 〈사조영웅전(射雕英雄传)〉과 2020년 〈절대쌍교(绝代双骄)〉까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부터는 유명 스타를 출연시키거나 원작을 대폭 각색해 인물을 추가하는 등 작품성보다 온라인 화제성에 집중한다.

특히 2013년 즈음 선보인 우정(于正) 각본의 〈소오강호(笑傲江湖)〉에 이어 〈천룡팔부〉 등 드라마는 원작과 비교해 주요 인물들의 설정이 많이 바뀌고 이로 인해 스토리 전개도 달라져 원작 팬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한다.

[사진 시나닷컴]

[사진 시나닷컴]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화처잉스는 유명 IP 기반 작품 제작에 주력한다. 2015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하이 퀄리티 IP 작품 및 작가와 손잡고 경쟁사가 넘볼 수 없을 정도의 여력을 갖춘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누적 50개 이상의 IP를 구매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자회사와 외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IP 프로젝트를 공동 제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화처잉스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전통 드라마 제작사라는 장점을 적극 활용해 강력한 자원을 바탕으로 IP를 차근차근 쌓아가며 드라마 업계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화처잉스가 가장 유명한 중국 무협 소설 작가  중 하나인 김용의 작품을 각색해 드라마를 제작한 이후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고 있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유명한 작품인 만큼 섬세한 각색 작업과 캐스팅이 중요한데 ▲표절 ▲고가 출연료 ▲통계 거품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016~2017년 전성기 이후 〈유비〉, 〈미러: 쌍둥이 도시 이야기(镜·双城)〉 등 작품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7년 이후 시장과 정책에 따라 고장극이 밀려나고 있는 현실도 관련 작품을 주로 선보였던 화처잉스의 부진한 성적에 한몫했다. 이에 화처잉스는 한 발 물러난다. 화처잉스는 2017년 대극연구센터(大剧研发中心)를 설립하고 주선율(主旋律) 드라마 제작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화처잉스는 〈외교풍운(外交风云)〉, 〈각성연대(觉醒年代)〉 등 주선율 드라마를 제작했으며, 2021년 제작한 드라마 15편 중 단 2편만이 고장극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내부에서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지난 1월 자오이팡 대신 그의 딸 푸빈싱(傅斌星)이 총재 자리에 올랐다. 항저우 사업 부문은 항저우드라마센터로 바뀌어 기존 대극연구센터와 합병했다. 이 밖에도 영화, 저작권, 국제 사업, 메타버스 등 새로운 사업 부문으로 나누었다.

푸빈싱 [사진 钱江晚报]

푸빈싱 [사진 钱江晚报]

업계는 푸빈싱의 총재 등극이 화처잉스의 고장극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영화 사업 부문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셈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 첸장완보(钱江晚报)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 “푸빈싱이 앞으로 화처잉스 대표로서 회사의 젊음화·전문화·국제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신사업 부문을 통해 화처잉스의 새로운 미래를 써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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