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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평검사들도 나섰다 "대표회의 열자"…2000명 검란 조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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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 검찰기가 나부끼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 검찰기가 나부끼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여론의 반대에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4월 강행 처리를 당론으로 채택하며 밀어붙이자 검찰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전국 평검사 대표 회의를 개최하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일선 검사 2000명가량의 대표 회의까지 열린다면 ‘검란(檢亂)’이 본격화하는 셈이다.

1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12일) 대전지검 평검사 일동은 검찰 내부망(e프로스)에 「‘전국 평검사 대표회의’ 개최를 제안합니다」 제목의 글을 올렸다.

대전지검 평검사들은 “전국의 평검사 대표들이 모여,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수사과정에서 느끼는 현실적 어려움, 검찰 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겪게 될 부작용, 사건 암장 위험성과 범죄 은폐 가능성의 증대 등을 논의하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맞서 범죄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한 효율적인 방안을, 수사현장의 실무자적 관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까지 평검사들은 각 지방검찰청별로 릴레이 비판 성명을 내왔다. 서울동부지검, 서울남부지검, 서울서부지검, 인천지검, 부산지검 서부지청, 전주지검, 창원지검 등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전국 평검사 대표회의로 확대하자는 이야기다.

앞서 김오수 검찰총장은 지난 8일 전국 고검장 회의와 11일 전국 검사장 회의를 개최해 검수완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총장직을 걸면서다. 이날(13일)은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회의도 진행된다. 이에 더해 앞으로 전국 일선 평검사들의 대표회의까지 열린다면 전국 검사들이 전부 들고 일어나는 검란으로 비화하는 것이라고 법조계는 분석한다.

평검사들의 집단 행동은 1년 5개월 만이다. 2020년 11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직무 정지를 발표하자 전국의 18개 지방검찰청에서 릴레이 평검사 회의를 열고 100%에 가까운 평검사가 “윤 총장의 직무배제는 위법하다”라는 성명에 동의했다. 당시엔 전국 지방검찰청장 20명 가운데 17명, 고등검찰청 6명 전원도 반대 입장문을 발표했다.

검사들이 상하를 막론하고 집단 행동에 나서는 건 문재인 정부 들어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과거 역대 검란 때는 간부들은 한발짝 떨어져 있고 평검사들이 주축이 됐다. 1999년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 부인이 연루된 ‘옷 로비’ 사건, 2003년 강금실 당시 법무부 장관의 기수 파괴 인사 추진, 2012년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의 대검찰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추진, 2013년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 직후 사퇴 등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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