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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반도체보다 큰 시장, 바이오 공부 어렵다고 안 할 건가요?

중앙일보

입력 2022.04.13 07:00

바이오 암흑기라 불러도 될 만한 시기입니다. 전통 제약업체부터 바이오 벤처까지 대부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코로나 팬데믹 탓에 영업 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기대했던 신약 개발도 지지부진. ‘당분간 쉽지 않다’ VS ‘충분히 싸다’ 전망도 엇갈립니다.

주식 유튜버는 많지만, 바이오만 하겠다는 이는 또 드물죠. 유튜브 채널 ‘알바킹이해진’을 운영 중인 이해진 임플 대표를 만나고 왔습니다. 삼성생명, 한화자산운용, 공무원연금공단 등을 거친 26년 경력의 펀드매니저. 3~4년 전쯤 바이오의 장기 성장을 확신했다고 하는데요. 그가 말하는 바이오의 매력과 올바른 투자법 들어보시죠.

바이오투자 전문 유튜버 이해진 임플 대표가 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바이오투자 전문 유튜버 이해진 임플 대표가 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주식 운용을 오래 하셨으니 여러 섹터를 두루 다루셨을 텐데요. 왜 바이오를 택하신 거죠?
국내외 할 것 없이 바이오 기업의 시가총액이 늘고, IPO도 많아지는데 제가 너무 모르더라고요. 공부를 해보니 세포 치료제를 중심으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고, 장기적인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고 결론을 내렸죠. 문제는 참고할 만한 자료가 너무 부족한 거였습니다. 공부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어요. 4~5년을 생리학, 의학 서적과 씨름했죠. 정보 비대칭이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고요.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하신 거군요.
주변에 바이오 투자자가 정말 많은데요. 누군가는 전공자와 비전공자 사이의 갭을 메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어렵고, 지식이 많이 필요한 섹터인 건 분명하지만, 또 어느 정도 기본을 갖추면 충분히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요. 제가 워낙 힘들게 공부했으니까 그 방법을 좀 나누자는 취지로 시작한 거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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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기엔 대체로 바이오를 포함한 성장주 투자 경계 움직임이 있잖아요?
빅파마(대형 제약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바이오 기업은 투자, 즉 빚으로 운영하는 건데요. 아무래도 금리가 오르면 공격적인 투자를 꺼리게 되죠. 바이오 기업 입장에선 현금 흐름이 나빠질 테고요. 금리 인상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죠.
주가 흐름을 보면 지난해 상반기부턴 내내 안 좋았던 거 같아요. 금리 이슈가 전부는 아닌 듯도 합니다.
그렇죠. 금리가 오르든 말든 결과가 좋으면 돈은 몰리게 돼 있잖아요. 더 중요한 건 기술적인 문제라고 봐야죠. 2019년 전후로 신약 파이프라인이 엄청나게 늘었는데 임상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CAR-T(면역 항암치료), NK세포, 퇴행성 뇌질환 등이 특히 그랬죠. 예컨대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알츠하이머 치료제)만 해도 가까스로 FDA 승인을 받았지만, 여전히 부작용 논란이 뜨거우니까요.
큰 회사 얘길 먼저 좀 나눠보죠. 국내에선 대장주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뚜렷한 분화가 있었는데요.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코로나 치료제)에 힘을 쏟았는데 기대에 못 미쳤고, 램시마SC의 판매 부진, 회계 이슈 등이 겹치면서 주가 하락 폭이 컸습니다. 삼성은 CDO(위탁 개발)와 CMO(위탁 생산) 영역에서 차분히 경쟁력을 갖춰가는 모습인데요. 모더나와의 거래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 완제품을 만들었고, 더 높은 단계인 원액 생산 쪽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두 회사에 각각 다른 영향을 미친 거죠.
바이오투자 전문 유튜버 이해진 임플 대표가 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바이오투자 전문 유튜버 이해진 임플 대표가 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아무래도 바이오 섹터에선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가 큰 데요. 그런데 참 어려운 일이잖아요.
일단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해서 동물실험까지 끝낸 뒤 임상에 착수하는 확률이 0.8%밖에 안 됩니다. 임상을 시작해서 신약 승인을 받을 확률은 9% 정도고요. 임상 후기로 가면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환자 수↑)하고, 데이터 관리도 중요하죠. 임상 대행회사(CRO)나 FDA와의 커뮤니케이션 과정도 워낙 전문적인 영역이어서 ‘맨파워’까지 신경 쓸 게 정말 많아요.
그래도 ‘그 가능성에 기대를 걸 만하다’ 이렇게 보시는 거잖아요.
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반도체와 자동차를 합친 것보다 큰 시장입니다. (오래 살고, 소득 수준도 올라가기 때문에) 성장성도 엄청나죠. 임상이 힘들다고, 리스크가 크다고 해서 이 큰 시장을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건 이해가 안 되죠.
2025년이 중요한 기점이 될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왜 그런가요?
2010년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과 CRISPR-Cas9(유전자 편집 기술)이 등장하면서 신약 쪽의 트렌드가 확 바뀌었죠. 2019년쯤엔 이와 관련한 파이프라인이 엄청나게 탄생했고요. 이들의 임상 기간이 있으니까 대략 2025년 전후로 이런 유전자 치료제, 세포 치료제의 성패가 조금씩 가려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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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영역이 워낙 넓은데 앞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가 있다면요.
미국이 가장 앞서 있으니까 그들의 움직임을 잘 살펴야 하겠죠. 특히 빅파마가 중요한데요. 항체 치료도 있지만 ‘애초에 이상한 단백질(각종 질병을 일으키는)이 만들어지는 걸 막는 기술’이 큰 틀에서의 방향 전환이라고 볼 수 있겠죠. mRNA, siRNA, CRISPR-Cas9, DDS(약물전달시스템), ADC(항체약물복합체), CAR-T, NK세포, TPD(표적단백질분해) 등인데요. 이들 섹터로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보면 공부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바이오 종목은 실적 분석이 쉽지 않고, 정보 또한 회사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어떤 정보를 잘 살펴야 할까요?
애널리스트도 힘들어하니까요. 매출이 없는 경우가 많고, 부채 역시 많기 때문에 재무제표만 봐선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핵심 파이프라인 혁신성과 임상 단계, CEO와 경영진의 경력 등이 중요할 텐데요. 개발이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느냐가 포인트입니다. 투명한 의사소통을 하지 않거나, 미공개정보가 새어 나가는 회사는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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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종목이 있다면요.

*이 부분은 독자 여러분이 쉽게 알아보실 수 있게 연구 영역과 종목을 메모 형태로 정리.(빨간색이 국내 기업)

[CRISPR-Cas9(유전자 편집 기술)] 크리스퍼, 인텔리아, 에디타스, 빔, 툴젠
[siRNA] 애로우헤드, 올릭스
[NK세포] 페이트, GC CELL
[ADC(항체약물복합체)] 레고켐바이오, 알테오젠
[마이크로바이옴(체내 미생물)] 세레스, 고바이오랩
[오가노이드(인공장기)] 티앤알바이오팹
[TPD(표적단백질분해)] 아비나스
[저분자화합물] 버텍스

워낙 투자 리스크가 큰 편이라 투자에 임하는 자세도 참 중요한데요.
바이오 투자는 먼 바다로 나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반드시 갖춰야 하는 장비 같은 게 있는 거죠. 바이오산업의 기본적인 속성을 이해하고, 기초적인 생명과학 지식을 갖추는 건 너무 당연한 겁니다. 기업은 전부 자기의 기술이 혁신적이라고 하죠. 진짜 혁신적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건 투자자의 몫이니까요. 남의 말에 의존하는 투자는 특히 바이오에선 경계해야죠.
평소 자산 관리를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주식 비중이라든지, 특별히 선호하는 상품(ETF, ELS 등)이 있는지요
대단한 방법은 없고요. 주식 비중이 높고, 실제로도 바이오 종목에 많이 투자합니다. 미국 바이오 ETF는 XLV(빅파마), GNOM(혁신바이오), ARKG(혁신바이오) 등이 있는데요. 바이오 투자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면 상대적으로 안정감이 있고, 꾸준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XLV를 담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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