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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0년 퇴직자 모십니다"…30배 폭증 MZ 연금개미들 잡아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60년 퇴직자를 모십니다.”

퇴직연금 투자 등에 특화된 TDF(타깃 데이트 펀드)의 목표 연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연금 개미들이 늘어나면서 2000년생 직장인을 겨냥해 2060년을 퇴직 목표연도로 한 TDF까지 등장했다. 연금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2070년을 퇴직 목표연도로 한 TDF도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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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060 TDF 첫 선, 해외에는 2070도  

자산운용사의 TDF 상품 뒤에는 투자자가 은퇴를 계획하는 연도를 뜻하는 숫자가 붙어있다. 5년 단위로 선택이 가능하다. TDF는 은퇴가 많이 남은 시점에는 주식 등 위험 자산의 비율을 높이고, 은퇴가 가까워지면 채권 등 안전 자산의 비율을 높이는 식으로 운용된다. 퇴직까지의 기간이 많이 남을수록 주식 비중을 더 많이, 더 오래 가져가는 공격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그동안은 2055년이 퇴직 목표 연도로 가장 긴 상품이었다. 미래에셋과 신한자산운용은 2050년,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2055년을 목표로 한 TDF 상품이 있다. 하지만 2000년대생을 겨냥해 목표연도가 2060년인 상품이 최근 등장했다. 이달 초 출시된 '한국투자 TDF알아서 2060’이다. 다른 운용사들도 곧 목표연도가 높은 상품을 속속 출시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금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에서는 세계 2위의 자산운용사인 뱅가드가 올해 초 TDF 2070 출시 계획을 밝혔다. 10대 직장인까지 타겟팅하는 상품까지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 상품은 주식 90%에 채권 10% 비중으로 운용이 시작된다.

2년 만에 30배 늘어난 MZ연금계좌 

주요증권사 연금저축+IRP 2030 신규 계좌 개설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주요증권사 연금저축+IRP 2030 신규 계좌 개설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내외 운용사들이 목표 연도를 높인 TDF를 내놓는 건 'MZ연금개미'가 빠르게 늘어서다. 미래에셋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5개 증권사의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연도별 신규계좌 수는 2019년 2만4290개에서 2020년 16만2096개, 2021년에는 71만3717개로 늘었다. 2년 만에 연금 상품 신규 가입자가 30배 이상 늘었다.

TDF설정액도 올해 들어 MZ를 겨냥한 목표연도가 높은 상품에 몰리는 추이가 감지되고 있다. 김경일 신한자산운용 리테일 영업본부장은 "TDF 중 목표연도 2045~2055의 비중이 19.5%에서 올해 초 36%까지 올랐다"며 "MZ세대들이 TDF에 많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은 “투자 없이는 자산 형성이 어렵다는 인식이 젊은 세대에게 생겼다”며 “연금에도 투자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목표연도 높은 상품 무조건 수익률 높을까?

무엇보다 TDF가 MZ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었던 건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해서다. TDF는 생애주기에 맞춰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등 안전 자산 비중을 높인다. 연도가 높으면 주식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

주식 투자 비중이 같더라도 더 오랫동안 주식 비중을 유지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TDF의 최대 주식 투자 비중은 80% 이하여야 적격투자 상품으로 분류된다. 예컨대 2060 TDF와 2050 TDF의 주식 투자 비중은 80%로 동일하다. 하지만 퇴직 연도가 2050인 Z세대라도 2060 상품에 가입하면 80% 주식 비중을 더 오래 가져갈 수 있다.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마케팅 부장은 “일찍 연금 운용을 시작하는 MZ세대는 다른 세대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선호한다”며 “이번에 출시한 2060 상품도 2000년생 뿐만 아니라 더 넓은 MZ세대 직장인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다만 공격적 투자는 위험도 크다는 이야기다. 무조건 목표연도가 높다고 수익률이 좋은 건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요즘처럼 시장의 출렁임이 큰 상황에서는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에서 설정액 10억원 이상 TDF 펀드의 1년간 수익률과 최근 3개월 수익률을 비교해보니 결과가 극명히 달랐다.

11일 기준 최근 1년간 수익률 상위권에는 ‘KB온국민 TDF2055(6.82%)’ ‘삼성한국형 TDF 2050(5.37%)’ ‘하나로 TDF2045(4.63%)’ 등 목표연도가 높은 상품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장이 좋지 않았던 올해 수익률로 따지면 상황이 달랐다. 연초대비 수익률 상위권은 ‘신영 TDF2030(-3.83%)’ ‘메리츠프리덤TDF 2030(-3.99%)’ 등 목표연도가 낮은 상품이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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