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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D] 지능형 아동복지 플랫폼으로 '제 2의 정인이' 막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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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이 안치된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추모 메시지와 꽃들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이 안치된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추모 메시지와 꽃들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0년 10월 생후 16개월 아이가 양부모 학대로 사망했다. 어린 아기를 상습적으로 학대해 장기 파열로 사망에 이르게 한 ‘정인이 사건’이다. 그해 9월엔 인천 초등생 화재사고가 일어났다. 홀어머니가 형제만 두고 장시간 집을 비운 사이에 형이 불장난하다 건물 전체에 불이 번져 형제가 중태를 입고 한 명은 끝내 사망에 이른 사건이다. 이런 위기 가정을 미리 발견해 비극을 막을 수는 없을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이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더존비즈온(대표이사 김용우)과 함께 ‘지능형 아동복지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12일 밝혔다. 빅데이터와 ICT를 활용한 맞춤형 복지 플랫폼을 구축해 아동의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폭력부터 방임까지, 위기 아동 발견

아동학대는 정인이 사건 같은 신체적 폭력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정서적 학대나 인천 초등생 사건과 같은 방임도 포함된다. 학대피해 아동 보호 건수는 3만여명(2020년)에 달하지만, 실제 아동학대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으리라 추정된다. 아동복지 현장에서는 피해 아동의 발견율을 높이는 게 가장 큰 과제이기도 하다. 코로나 19로 인해 가정에 고립된 아이들의 피해는 늘었으리라 추정된다.

정부 시스템, 실제 신고 사례 134명에 그쳐

정부는 2018년 영유아기 학대 피해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개통했다. 아동의 진료 정보나 출결 현황, 가정의 부채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학대 위험 가구를 예측하고 각 지자체로 해당 사례를 통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지난 3년간(2018~2020년) 정부의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통해 발굴된 22만7789명의 아동 중 경찰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학대 신고가 이뤄진 사례는 134명(0.06%)에 불과했다. 예측에 사용하는 데이터의 종류와 분석 능력 및 접근성의 한계, 현장 인력과 인식 부족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

기관·공공·마이데이터 묶어서 분석

아동복지 빅데이터 플랫폼의 대시보드. [사진 더존비즈온]

아동복지 빅데이터 플랫폼의 대시보드. [사진 더존비즈온]

초록우산의 ‘지능형 아동복지 빅데이터 플랫폼’에선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보호 아동 데이터, 상담 및 사례 관리 데이터, 모금 데이터 등에 사회보장진흥원 등의 외부 데이터를 끌어모아 분석한다. 포털 형태로 구축해 승인받은 이용자가 데이터를 손쉽게 탐색하도록 만든다. 데이터를 시각화한 대시보드를 보며 담당자가 개별 아동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손쉽게 확인하고 제안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중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일단 재단의 담당자와 보호 아동이 활용할 수 있도록 구축하되, 장차 지능형 복지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기존엔 사회복지사가 필요한 아동을 확인해 방문 상담하고 지원프로그램을 제공했다면, 이 플랫폼에선 아동(보호자)가 모바일로 먼저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검색하고 지원·상담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아동(보호자)이 '마이 데이터' 제공에 동의하면 위치 데이터, 통신 사용량, 수도·가수 사용량, 소득 데이터 등을 추가로 분석한다. 이상이 탐지됐을 때 주민자치센터와 경찰청·소방청 등에 메시지 등의 알림을 전송할 수 있다.

춘천시에서 시범 적용해 가능성 확인 

마이데이터와 결합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모델은 데이터 선도 도시인 강원도 춘천시의 ‘사회안전망 플랫폼’과 연계해 먼저 가능성을 실험한다. 지역 아동의 학습과 보육까지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나아가 보건 정책 데이터, 아동 관련 공공데이터, 건강검진 데이터, 보험료 납부 현황 데이터, 의료·요양 급여 데이터 등의 빅데이터를 결합해 아동정책 수립, 위기 아동 지원, 의료비 지원, 위기 가구 지원, 교육비 지원 등 혁신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큰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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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회장은 “고도화된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지능형 아동복지 빅데이터 플랫폼은 불확실성을 최소화해 아동사회복지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호철 더존비즈온 플랫폼사업부문 대표는 “아동뿐 아니라 노인, 장애인 등을 포괄하는 지능형 사회안전망 플랫폼을 구축,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적 약자를 세심하게 보호하는 복지 국가를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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