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 재감염률 0.0028%라더니…전수조사하자 100배 뛰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2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당국이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현재까지 재감염 추정 사례를 전수조사한 결과 전체 확진자의 0.284%가 다시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불과 2주 전 발표에서 재감염 사례는 0.0028%라고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100배가량 차이가 난다. 각 지자체 조사 과정에서 재감염 사례가 누락되며 과소 추계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수치를 기반으로 국내 재감염률이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강조해왔던 당국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재감염률 0.284%…오미크론 유행하자 3배 높아져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의원(국민의힘)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재감염률은 0.284%(2만6239명)로 조사됐다. 이는 2020년 1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올해 3월 19일까지 확인된 전체 확진자 1400만여명 가운데 924만3870명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이 중 2회 감염자는 2만6202명으로 99.86%를 차지했고, 3회 감염자는 37명으로 0.14%로 나타났다.

2회 감염자들은 오미크론 발생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오미크론 유행 이전인 지난해 12월까지 재감염된 비율은 0.098%(57만9724명 중 570명)였던 반면 오미크론 유행 이후인 올해 1월부터 지난달 19일까지 재감염된 비율은 0.296%(866만4146명 중 2만5632명)로 드러났다. 오미크론 유행 이후 재감염률이 약 3배 증가한 것이다.

“재감염자의 중증화율·사망률은 전체 확진자 절반 수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방역당국은 재감염자 중 위중증 환자는 14명, 사망자는 15명이라고 밝혔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재감염 누적 중증화율은 0.1%, 치명률은 0.06%로 전체 확진자들에 비해 절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은 한국의 재감염률은 외국보다 낮은 수준이나 오미크론 발생 이후 재감염 발생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해외 국가들보다) 재감염률이 낮은 건 한국의 경우 지난해 12월까지 초기 감염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라며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초기 감염자 규모가 상당히 증가해 45일 이후 재감염자 규모가 더 많이 증가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국은 남은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 중이며, 조사가 완료된 뒤에도 2주에 한 번씩 재감염 추이를 분석·평가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28일엔 재감염률 0.0028%…과소 추계 비판

백종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이 지난해 11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부산시-국민의힘 부산시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백종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이 지난해 11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부산시-국민의힘 부산시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번 결과와 관련해 백종헌 의원은 “재감염률이 과소 추계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뒤늦게 재감염 사례에 대한 전면 재조사에 들어갔다”라며 “이번 결과에서 그 사례가 100배나 늘어난 건 정부가 방역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지난달 28일만 해도 방역당국은 전체 확진자 1200만3054명 중 재감염 추정 사례는 346명으로 0.0028%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것과 비교하면 약 100배 차이가 난다. 당시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외 상황과 비교해 과소 추계됐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방대본도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일부 사례가 누락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며 뒤늦게 전수 조사에 들어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재감염 사례는 단지 몇 명이 다시 확진됐는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다. 재감염된 사람의 면역학적, 행위적, 증상적 특징을 분석해 재감염이 어떤 경우에 일어나는지 심층적으로 연구 분석할 수 있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중 보건학적으로 감염 예방책을 세우는 데에도 꼭 필요한 자료인데 정부가 역학조사에서 손을 떼면서 그동안 제대로 추계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