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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자주 쓴 남성, 위험율 85% 높아지는 의외의 질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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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AP=연합뉴스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AP=연합뉴스

비아그라·시알리스 등 일부 발기부전 치료제가 안과 질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 헬스데이뉴스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의대 마흐야르에트미난 박사 연구팀은 연구에서 포스포디에스테라제5 억제제(PDE5I) 계열의 발기부전 치료제를 자주 사용하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눈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평균 8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 안과학'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지난 2006년부터 2020년까지의 미국 보험료 청구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분석했는데, 여기에는 발기부전 치료제 사용자 21만3033명에 관한 자료가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PDE5I 계열 발기부전 치료제인 실데나필(제품명 비아그라·레바티오), 타다라필(시알리스), 바르데나필(레비트라), 아바나필(스텐드라)을 사용하고 있었다.

치료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안과 질환은 장액 망막 박리(SRD), 망막 정맥 폐쇄(RVO), 허혈 시신경병증(ION) 등 세 가지였다. 보험료가 청구된 질환 중 SRD는 278명, RVO는 628명, ION는 240명 등으로 집계됐다.

SRD는 망막이 안구 내벽으로 떨어져 뜨며 시야에 불빛이 번쩍거리고 점(spot)이나 떠다니는 부유물(floater)들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RVO는 망막의 정맥 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돼 출혈이 발생하면서 혈액 순환 장애로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ION은 혈액 공급 차단으로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대부분 시야의 한가운데에 해당하는 '중심시'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발기부전 치료제의 복약 설명서에는 ION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문만 들어 있다.

연구팀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3개월에 최소 한 번 이상 사용한 남성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은 남성에 비해 SRD 위험이 2.58배, RVO 위험이 1.44배, ION 위험이 2.02배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발기부전 치료제 사용 횟수가 많을수록 이러한 위험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발기부전 치료제를 자주 사용하면서 이러한 안 질환이 나타난 남성 가운데는 안 질환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는 고혈압, 당뇨병, 관상동맥 질환, 수면 무호흡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발기부전 치료제와 안과 질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강력한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기부전 치료제가 혈류 개선을 통해 발기를 촉진하지만 다른 신체 부위에서는 혈류를 방해할 수도 있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실제로 눈에는 혈관을 비롯한 여러 형태의 조직들이 있고 약물 수용체도 있어서 다른 신체 기관들처럼 처방 약들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분석은 발기부전 치료제 처방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어서 처방된 약을 실제로 복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발기부전 치료제를 자주 사용하는 남성은 시력에 이상이 나타나는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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