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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대신 밀키트"…대기업도 편의점도 신메뉴 출시, M&A 투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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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IFS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밀키트 창업 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IFS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밀키트 창업 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3월 외식 물가 상승률이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를 대체할 가정간편식(HMR‧밀키트)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기업들은 앞다퉈 신메뉴 출시에 나섰고, 기업 인수합병(M&A)은 물론 밀키트 관련 회사에 지분 투자를 늘리고 있다. 편의점들도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11일 롯데푸드는 밀키트 스타트업인 푸드어셈블에 65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롯데푸드의 푸드어셈블 지분은 19.6%가 됐다. 롯데푸드는 “푸드어셈블은 2018년 설립된 밀키트 전문 제조업체로 150개 이상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다”며 “지난 1월 부산 기장군에 3공장을 준공해 업계 2~3위권인 밀키트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롯데푸드, 밀키트 업체에 65억원 투자 

이번 발표는 롯데푸드가 롯데제과와 오는 7월부터 합병한다고 밝힌 이후 초대형 식음료 기업으로서는 처음 밝힌 공개 투자 계획이다. 롯데푸드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통계를 인용해 2017년 20억원 규모였던 밀키트 시장이 2025년 72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민 강릉원주대 식품가공유통학과 교수는 “밀키트를 맛본 20~30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간편함과 다양성에 끌려 계속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들도 경쟁적으로 밀키트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편의점 CU는 이달 ‘팔도한끼 끓여먹는 밀키트’ 시리즈를 출시했다. 의정부식 부대찌개(6900원)와 부산식 반반 순대국(8500원) 등으로 출시된 제품은 모두 알루미늄 용기를 사용해 물을 부어 간단히 조리할 수 있다. GS25도 1∼2인 가족이 많이 거주하는 상권에 있는 1000여개 매장에 밀키트 전용 판매대를 운영하기로 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 2월 서울 한 대형마트에 프레시지 제품 등 각종 밀키트가 진열돼 있다.뉴스1

지난 2월 서울 한 대형마트에 프레시지 제품 등 각종 밀키트가 진열돼 있다.뉴스1

인플루언서와 손잡고 제품 출시 

앞서 밀키트 시장 매출 1위 기업인 프레시지는 지난 1월 업계 2위인 테이스티나인과 인수합병(M&A) 계약을 맺었다. 프레시지의 지난해 매출은 1889억원으로 전년보다 48.6% 늘었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신선도 유지 때문에 재료 대부분을 국내 농산물로 사용하고 있다”며 “보통 1년 전이나 6개월 전에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간 내 급변하는 물가 시세에 영향이 덜하다”고 언급했다. 프레시지의 지난해 매출 성장은 '퍼블리싱'이 이끌었다. 퍼블리싱은 인플루언서부터 외식 전문기업, 소상공인까지 간편식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품 생산, 유통, 판매 전 과정을 지원하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이다. 지난해 매출의 30%를 차지했고 인플루언서 '박막례 할머니' 밀키트 시리즈와 상생 밀키트 '백년가게' 등이 대표 제품이었다. 백종원 요리연구가의 더본코리아도 최근 밀키트 전문 생산업체와 손잡고 애호박 고추장찌개와 간장 돼지 불고기 등 2가지 밀키트 제품을 내놨다.

미국서는 밀키트 사업 성장세 감소 분석도

반면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시작된 밀키트 사업 호황이 끝났다는 해석이 나왔다.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3월 밀키트 사업 성장세가 최근 급격히 꺾였다고 보도했다.미국 밀키트 시장 업계 1위인 헬로프레시는 2020년 매출 증가율이 102.3%였으나 지난해에는 61.5%에 그쳤다. WP는 밀키트 사업 호황 때문에 경쟁 업체가 증가한 데다 식당이 문을 열어 음식을 배달하기 시작했고, 물가 상승 때문에 소비자가 돈을 덜 쓰게 됐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밀키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외식업 소상공인이 진입하기에는 문턱이 높아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혜나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외식업체 소상공인이 밀키트 제조와 유통을 하기에는 중간 수수료가 비싸 진입이 어렵다”며 “정부 차원의 컨설팅과 공공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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