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현 정권이 임명한 김오수도 반대하는 검수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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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김오수 검찰총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전국 검사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저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김 총장은 모두발언에서 "검찰 수사권 폐지를 막기 위해 진력할 것이고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수장이 집단 행동을 부채질한다"며 비난했다.     뉴스1

김오수 검찰총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전국 검사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저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김 총장은 모두발언에서 "검찰 수사권 폐지를 막기 위해 진력할 것이고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수장이 집단 행동을 부채질한다"며 비난했다. 뉴스1

김 총장 “직 연연않고, 책임마다 않겠다”

졸속 처리와 수사 혼선, 피해자는 국민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법안 추진에 반대하는 김오수 검찰총장이 어제 전국검사장회의에서 “직(職)에 연연하지 않고 어떤 책임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검찰 수사 기능이 폐지된다면 검찰총장은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제외한 법무·검찰의 검사장급 이상 간부 전원은 물론, 일선 검사들까지 “내로남불 수사 무력화” “방탄 입법”이라며 반대하는 마당에 검찰 조직 수장으로서 당연한 결단이다. 특히 현 정부가 임명한 김 총장마저 반대 입장에 서고, 민주당 내에서도 찬반 양론이 거센 것을 보면 민주당 강경파의 검수완박 강행은 70년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졸속으로 바꾸려는 무리수가 분명하다.

집단반발 이유는 졸속 처리다. 조국발(發) 검찰개혁의 결과, 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시행됐다. 성과보다 부작용이 컸다. 김 총장 말마따나 70년 만의 대대적인 형사사법제도 변화로 “절차가 복잡해지며 경찰 업무가 과중해졌고,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문제점과 혼선이 발생”한 게 사실이다.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검수완박을 단행하면 국가의 중대 범죄 대응력은 급격히 저하될 수밖에 없다.

기준과 원칙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국가형사사법 시스템은 국민 모두에게 적용될 뿐만 아니라 영속적으로 존재하는 제도다. 검경 어디든 수사기관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지금은 정반대다. 현 정부는 월성 원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 ‘산 권력’ 수사를 못하게 집요하게 훼방을 놨다. 검수완박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정부가 일종의 ‘공안 통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어불성설이다. 실현되지도 않은 일을 예상해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바꾼다는 게 말이 되나.

민주당 강경파인 황운하 의원이 최근 “검찰 수사권을 폐지한다고 해서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권이 경찰로 가는 게 아니라 그냥 증발한다”고 밝힌 것도 충격적이다. 이른바 검찰 개혁이 검찰권의 독재를 막고 민주적 통제하에 두겠다는 선한 목적이 아니라 자신들의 위법행위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검찰에서 뺏은 수사권을 중대범죄수사청에 줄지, 특별수사청에 줄지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검찰 수사권 폐지부터 밀어붙인다는 점이다.

법안이 통과돼도 문제다. 양측이 헌법과 법률 위반을 이유로 소송전을 이어가면 한국 사회는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 게 뻔하다. 강대강 대치와 입법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다. 검찰 수사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어떤 시도도 국민이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