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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영주·안동댐 물 식수로 사용”…갈길 먼 대구 취수원 이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8면

‘맑은 물 하이웨이.’

대구시장에 출마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을)이 지난 6일 선거준비사무소에서 밝힌 자신의 공약(대구 3대 구상·7대 비전) 중 하나다.

홍 의원이 제시한 ‘맑은 물 하이웨이’는 대구 시민들의 식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낙동강 지표수 대신 낙동강 최상류 지역에 위치한 영주댐이나 안동댐, 임하댐 등의 1급수 물을 도수관로로 연결해 운문댐으로 끌어와 식수로 사용하자는 내용이다.

홍 의원은 현재 추진 중인 대구 취수원 이전 사업과 이를 별도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4일 대구시와 경북 구미시, 국무조정실,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가 체결한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과는 충돌하는 부분이 많아 기존 정책 방향이 뒤집어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은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일평균 30만t을 추가 취수해 대구·경북에 공급하고, 동시에 상수원 보호를 위한 구미시의 토지이용 제한 확대는 없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만약 홍 의원의 구상대로 낙동강 최상류 댐 물을 직접 끌어와 활용하게 된다면 대구와 구미가 13년간의 ‘낙동강 물싸움’ 끝에 어렵사리 협정을 체결한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 체결 후에도 지역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시민단체의 반발도 여전하다. 구자근(구미갑)·김영식(구미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협정 체결 직후 공동 성명을 내고 “구미지역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협약식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김상조 국민의힘 경북도의원(구미)도 6일 “이번 협정은 당초 구미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약속한 환경부가 기존 약속을 깨뜨리고, 세종시로 협정 장소를 바꾸면서까지 체결한 그야말로 졸속, 밀실, 야합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녹조 문제가 여전하고 수질이 획기적으로 좋지도 않은 물을 얻기 위해서 7199억원이나 되는 국민세금을 써야 하고, 대구시민은 더 비싼 물값을 내야 하는데도 대구 취수원의 구미 이전을 대구시민들이 마냥 좋아라 할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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