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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SM·KG그룹…'쌍용차 인수 테마주'에 늘어나는 개미지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쌍용차의 다음 '주인'이 될 가능성만 스쳐도 관련 주식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주 쌍방울과 SM그룹 관련 주가가 급등락한 이후 이어달리기하듯 이번에는 KG그룹 관련 주가가 널뛰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연합뉴스

쌍용차의 다음 '주인'이 될 가능성만 스쳐도 관련 주식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주 쌍방울과 SM그룹 관련 주가가 급등락한 이후 이어달리기하듯 이번에는 KG그룹 관련 주가가 널뛰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연합뉴스

최근 주식 시장에서 주가 급등을 부르는 키워드는 '쌍용차'다. 인수전에 나선다는 뉴스만 나와도 주가가 치솟아서다. 쌍방울 그룹과 SM그룹에 이어 KG그룹 주식까지 들썩이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쌍용차 테마주'의 이어달리기 속 투자자들이 몰려들며 개미지옥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진다.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린 '제2의 에디슨EV'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G스틸우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30만2000원에 마감했다. KG그룹의 쌍용차 인수 기대감에 KG그룹이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지난 6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 중이다. 주가는 지난 5일 10만6500원에서 3배로 뛰었다. 같은 기간 계열사인 KG케미칼(35.8%)과 KG ETS(22.6%) KG모빌리언스(4.5%) 등 주가도 급등했다.

쌍방울 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 추진에 나선것으로 알려진 1일 서울시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 사옥의 모습. 지난달 31일 쌍방울의 주가는 626원이었으나 쌍용차 인수 의사를 밝힌 뒤 2거래일 연속 상한가까지 오르며 4일 1310원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이후 27.5% 하락해 11일 950원까지 주가가 밀렸다. 뉴스1

쌍방울 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 추진에 나선것으로 알려진 1일 서울시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 사옥의 모습. 지난달 31일 쌍방울의 주가는 626원이었으나 쌍용차 인수 의사를 밝힌 뒤 2거래일 연속 상한가까지 오르며 4일 1310원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이후 27.5% 하락해 11일 950원까지 주가가 밀렸다. 뉴스1

이른바 '쌍용차 인수 테마주'는 KG그룹주만이 아니다. 지난주에는 쌍방울그룹 관련 주가 들썩였다. 지난달 30일 쌍방울의 주가는 629원이었으나 쌍용차 인수 의사를 밝힌 뒤 2거래일 연속 상한가까지 오르며 4일 1310원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이후 27.5% 하락해 11일 950원까지 주가가 밀렸다.

같은 기간 쌍방울그룹의 계열사 주가도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광림은 같은 기간 25% 급등했으나, 미래산업은 1일·4일 연속 상한가로 1만4450원이던 주가가 2만4350원 끌어올린 뒤 40% 급락하며 11일 1만4750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특히 미래산업의 경우 지난 4일 보유중이던 아이오케이 주식을 쌍용차 인수 이슈로 주가가 급등하기 전보다 55% 높은 가격에 처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먹튀' 논란까지 빚어졌다.

남선알미늄의 모회사 SM그룹관련주도 현기증 나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달 25일 2만3350원이었던 남선알미우의 주가는 6거래일 만에 7만5000원까지 221%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 10일 쌍용차 인수 계획이 없다는 발표에 4만1550원까지 44.6% 급락했다. 이밖에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가 돌연 검토를 중단 한 이엔플러스는 지난 5일 인수 중단 발표부터 11일까지 주가가 36% 급락했다.

문제는 실체 없는 테마성 급등락에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커지는 데 있다. 쌍용차 인수 코앞까지 갔던 에디슨모터스의 계열사인 에디슨EV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5월 말 7100원이던 에디슨EV 주가는 쌍용차 인수가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11월 11일 6만34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다시 1만원 대로 추락했다.

에디슨EV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에디슨EV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해 5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개인투자자는 에디슨EV 주식을 총 774억원 순매수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 계획을 본격적으로 밝힌 지난해 6월 말 기준 1만4548명이던 에디슨EV의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10만4615명으로 9만 명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소유 주식 비율은 41.27%에서 80.34%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대주주 투자조합 5곳은 고점에서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해 5월 말 34.8%에 이르던 투자조합 5곳의 지분은 지난해 8월 초 11%로 낮아졌다. 지난해 5월 말부터 지난달까지 외국인과 기관도 각각 282억원, 70억원 순매도했다. 현재 에디슨EV는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며 지난달 30일부터 거래 정지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쌍용차) 최종 인수까지 불확실성이 큰 만큼 주가가 급등한다고 무작정 올라타면 위험하다”며 “또 쌍용차 인수에 성공한다고 해도 경영 정상화를 거쳐 이익 창출까지 과정이 쉽지 않아 무턱대고 호재라고 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어지는 개인투자자 피해에 금융 당국은 뒤늦은 규제 의지를 밝혔다. 지난 7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부실기업 매각 과정에서 주가가 이상 변동하는 특정 테마주에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조사 역량을 집중하고, 발견된 위법행위는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도 “비정상적 급등락이나 거래 등은 철저하게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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