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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오미크론'인데…확진학생 중간고사 응시제한 논란 계속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월 22일 오후 서울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코로나19 확진으로 재택치료 및 가정학습 중인 학생들의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22일 오후 서울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코로나19 확진으로 재택치료 및 가정학습 중인 학생들의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시점과 전국 중·고교 중간고사 시기가 맞물리면서 확진 학생의 응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확진자 응시를 제한한다는 입장이지만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사회적 방역 조치가 해제되고 있는 가운데, 학교에서의 포스트 오미크론 체제 도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인수위 "교육부 유감" vs 교육부 "기존대로 응시 불허" 

11일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는 교육부가 코로나19 확진 학생들에 대한 중간고사 응시 불허 입장을 내 놓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학생 권익이 더 이상 침해받지 않고 교육 정상화를 마련할 대안을 만들어달라”고 밝혔다.

홍경희 인수위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는 시점에서 현행 유지 방침은 형평성 측면에서 타당하지 않다”며 “기존 시험을 보지 못한 형평성이 문제라는 논리라면 앞으로도 확진자에 대한 응시 제한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도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중간고사 등 기관 내 자체시험에 대한 운영계획을 마련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확진 학생 중간고사 응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확진자 응시를 제한하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8일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비상점검지원단 회의를 통해 확진 학생 응시를 제한하고 인정점을 부여하는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인정점은 기존에 봤던 시험 성적을 바탕으로 응시하지 못한 시험 성적을 대체하는 것이다. 교육부 측은 “확진자 격리라는 방역지침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확진 학생의 시험 응시를 허용하면 이전 학기에 확진 또는 자가격리로 인정점을 받은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인수위의 유감 표명에 대해서도 교육부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함영기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시험과 관련한 방침은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중간에 바꾸면 더 혼란스럽다”며 “지난 8일에 안내한 방침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기관 엇박자 속 "교육부 뭐했나" 질책도

홍경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대변인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코로나19 확진 학생에 대한 교육부의 내신 시험 응시 제한 방침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홍경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대변인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코로나19 확진 학생에 대한 교육부의 내신 시험 응시 제한 방침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며칠간 계속되는 인수위·방역당국, 교육부의 엇박자에 학생·학부모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성동구의 한 중학생 학부모는 “누구 말을 들으면 확진이어도 시험을 볼 수 있는 것 같고, 근데 또 다음 날 다른 사람 말을 들으면 시험을 못 보는 것 같고 알 수가 없다”며 “이런 것 하나도 제대로 조율을 못하는데 다른 교육정책들은 어디서 나오는 어떤 정부기관의 메시지를 믿고 준비해야 할지 벌써부터 난감하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에 대한 질책도 있었다. 서울 중구의 한 고등학생 학부모는 “코로나19 증상이 있어도 검사 안 받겠다는 학부모들이 상당수”라며 “코로나19가 벌써 2년이 넘어가고 중간·기말고사만 벌써 4번 이상을 치렀는데 왜 아직도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고등학생에게 고교 내신 시험 하나하나는 수능과 똑같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중요하다”며 “최소 올해 1월부터는 학생 감염 상황도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교육당국이나 학교 현장에서 이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준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넥스트 코로나' 준비해야"

지난달 14일 오전 경기 화성시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아이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4일 오전 경기 화성시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아이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번 주 방역당국이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체계를 발표하면 교육당국도 새로운 학교 대응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완전한 전면 등교와 수학여행 같은 외부활동이 가능해질지 검토 중이다. 다만 집단감염 가능성을 고려해 외부 기준·시기보다는 신중하게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체계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오미크론’ 만큼이나 이 시기 ‘넥스트 코로나’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학교가 어떻게 대응을 했는지, 유사 상황에선 어떻게 대응하는게 좋았을지 모두 기록해놓는 작업을 해야 한다”며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상황에서 배운 것들을 매뉴얼로 만들어 놔야지 까먹지 않고 다음 유사한 위기가 닥쳤을 때 우왕좌왕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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