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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붉게 달아올라 간질간질···아토피피부염 잘 알고 다스려보자

중앙일보

입력

봄철 환절기엔 미세먼지‧황사‧꽃가루‧큰 일교차 등 환경적 요인으로, 이른바 ‘환경성 질환’이 발생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아토피피부염’이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의 주요 증상은 피부가 건조해져 붉게 달아오르며 간지럽고 습진이 생기는 거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아토피피부염 환자 수는 97만2928명입니다. 그중 0~9세가 33.9%, 10대가 16.9%를 차지하죠. 아토피피부염 환자 중 절반은 어린이·청소년인 겁니다. 아토피피부염은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등 다른 알레르기성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해요. 게다가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병의 특성 때문에 스트레스가 늘면서 치료를 포기하기도 하죠. 하지만 대부분의 아토피피부염은 전문가에 의한 치료와 환경관리, 자기관리를 꾸준히 하면 분명히 호전될 수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

아토피피부염

아토피피부염에 관심 있는 김세아 학생기자와 피부 트러블이 있는 홍승현 학생모델이 수원시환경성질환아토피센터에 찾아갔습니다.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비염, 천식, 식품 알레르기 등 환경성 질환의 예방‧관리‧교육을 위해 환자뿐 아니라 유병률이 높은 영유아, 어린이집‧유치원 교사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죠. 수원시환경성질환아토피센터장이자 대한 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 이사장인 이수영 아주대 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만난 소중 학생기자단이 아토피피부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어요.

이수영(왼쪽) 교수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아토피피부염의 발병 원인, 관리법 등을 설명했다.

이수영(왼쪽) 교수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아토피피부염의 발병 원인, 관리법 등을 설명했다.

승현 아토피피부염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현재까지 명확한 원인은 알 수 없습니다. 연구 결과 유전적 경향과 환경적 요인, 환자의 면역 이상반응 및 피부보호 장벽의 이상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고 판단해요. 예로부터 '태열'이라고 한 영아기 습진이 아토피피부염의 시작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족 중 아토피피부염이 있으면 보통 사람보다 3~5배 정도 걸릴 확률이 높아져요. 하지만 유전적 영향이 있을 뿐 아토피피부염을 유전병이라고 하진 않아요. 알레르기 유전자가 있어도 환경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외부 항원에 대한 과민 반응)이 없기도 하죠. 유전적 요인이 없어도 미세먼지·꽃가루·황사·음식 등 환경적 요인으로 발병할 수 있습니다.

세아 호흡기 질환도 동반한다고 하던데요.
아토피피부염은 천식·알레르기비염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두세 개 동반하기도 해요. 알레르기라는 큰 범주에 속하고 원인도 비슷하니까요. 다만 아토피피부염은 알레르기가 없어도 생길 수 있어요. 벽돌을 튼튼하게 쌓기 위해 시멘트를 바르잖아요. 피부에도 세포가 단단해질 수 있게 세포 사이사이 기름기‧물‧균을 막아주는 물질이 쌓여있죠. 이 물질이 모자란 사람도 아토피피부염에 걸릴 수 있어요.

이수영 교수는 “증상이 있는 곳을 촉촉하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며 “의사가 당부한 내용을 꾸준히 실천하면 아토피피부염 환자 대부분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수영 교수는 “증상이 있는 곳을 촉촉하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며 “의사가 당부한 내용을 꾸준히 실천하면 아토피피부염 환자 대부분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승현 아토피피부염에 영향을 주는 식품이 있다면요.
아토피피부염 환자 중 식품 알레르겐(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항원)에 반응하는 사람이 많아요. 우유‧계란‧밀가루‧견과류‧생선‧갑각류 등 식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단백질의 특성이 함유된 식품을 주의해야죠. 하지만 모든 단백질이 알레르기를 유발하진 않아요. 자신에게 반응하는 식품을 찾아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죠. 맵고 짠 음식, 인스턴트, 카페인이 많은 음료는 증세를 악화할 수 있으니 되도록 피하고 야채·과일을 자주 섭취하는 게 좋아요.

세아 왜 봄철 환절기에 아토피피부염 증세가 심해질까요.
봄철 환절기에 나타나는 큰 온도차, 건조한 바람은 물론 황사·미세먼지가 면역력을 떨어지게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토피피부염 환자 모두가 봄철 환절기에 증세가 심해지진 않아요. 땀이 많이 나는 더운 여름과 건조한 겨울에 심해지는 환자도 있죠.

아토피센터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예방 교육’ 모습. 현재 비대면으로 운영 중이다.

아토피센터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예방 교육’ 모습. 현재 비대면으로 운영 중이다.

승현 저는 발레 콩쿠르에서 분장할 때마다 눈이 많이 부어요. 저처럼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나요.
가능하면 분장을 얇게 하고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을 찾는 게 중요해요. 피부가 예민하면 깨끗이 잘 씻고 보습제를 듬뿍 바르는 등 기본적인 피부 관리를 꼭 해야 해요. 만약 아토피피부염이 심하다면 병원에서 처방 받은 치료제를 발라야 하죠. 발병 초기에 치료제를 잘 발라야 재발도 안 하고 피부가 정상 톤으로 유지돼요.

세아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상처 때문에 씻는 것도 불편할 것 같아요. 샤워나 목욕할 때 주의점이 있을까요.  
상처가 있으면 물만 닿아도 따갑지만 이겨내야 해요. 수온은 섭씨 33~35도 정도로 미지근하게 하고 시간은 15분 정도, 하루 한 번 샤워나 목욕을 권고해요. 무엇보다 증상이 있는 곳을 촉촉하게 해주는 게 중요하죠. 수건으로 대충 닦은 다음, 피부가 물을 머금고 있을 때 보습제를 듬뿍 발라줘요. 보습제뿐 아니라 클렌저·비누도 요즘 좋은 제품이 나오니 성분을 잘 보고 고르세요. 제품의 가격·브랜드는 중요하지 않아요. 환자들은 알칼리성보다 약산성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 및 일반인은 관련 기관과 전문 센터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 및 일반인은 관련 기관과 전문 센터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승현 어린이·청소년이 아토피피부염 때문에 겪는 심리적인 문제와 개선 방법이 궁금해요.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학생 환자들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요. 간지러워서 긁는다고, 전염되지 않는 데도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우울해질 수 있죠.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도 힘들어져요. 그래서 아토피 관련 전문센터에서 일반인 교육도 하는 겁니다. 주변 사람은 환자를 이해하고, 환자도 나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해요. 결국 아토피피부염은 모두가 도와야 하는 질환이죠.

세아 소아와 성인 아토피피부염의 차이점은 뭔가요.
소아의 경우, 피부가 촉촉하고 진물이 나요. 성인은 피부가 두꺼워지고 매우 건조하며 주름도 많이 생겨요. 성인이 돼 갑자기 생기거나 심해지는 경우는 드물어요.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직업적으로 먼지가 많은 곳에서 일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어릴 때 관리를 덜 했거나 증세가 있어도 그냥 넘어간 거죠. 소아 아토피피부염을 10명 중 3~5명 정도가 걸린다면 성인은 100명 중 3~5명이에요. 소아 환자는 대부분 크면서 좋아집니다. 성인 환자도 마찬가지로 정확히 진단을 받고 그에 따른 환경 조성과 보습 등 피부 관리가 필요해요. 술·담배 등 몸에 해로운 것도 피해야죠.
세아 아토피피부염은 환경성 질환인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가 노력할 부분이 있을까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생활 반경 속 미세먼지를 줄이는 거예요. 집에서 옷을 털거나 요리할 때 미세먼지가 나오니까 그때마다 환기를 잘 시켜야 해요. 특히 바깥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일 때 환기하면 좋죠. 집먼지진드기의 배설물이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해요. 환자는 2~3주에 한 번 침구류를 삶고 빨아야 하죠. 집안이 너무 건조하면 가려워지니 습도는 45% 정도로 유지하고요. 땀 흡수가 잘되고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는 면 소재 옷을 입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질환 상담실 등 아토피센터를 소개하는 강구민 운영지원팀장.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질환 상담실 등 아토피센터를 소개하는 강구민 운영지원팀장.

승현 아토피피부염 또는 피부 트러블이 있는 어린이·부모님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병원에 가서 원인을 찾고 필요하다면 혈액검사나 피부 반응검사를 해야 합니다. 의사가 처방한 걸 잘 지켜서 약을 바르거나 먹고, 씻은 뒤 보습제를 잘 발라주는 것만으로도 피부가 좋아질 수 있어요. 스테로이드제·항히스타민제 등 부작용이 무서워서 약을 거부한다면 평생 아토피피부염을 달고 살 수 있어요. 물론 집안 환경도 피부에 맞게 잘 맞추고 스트레스도 줄여야겠죠. 아토피 관련 전문센터 등 전문가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도 좋아요. 아토피피부염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당부한 내용을 꾸준히 실천하며 관리하면 자신도 모르게 좋아질 거예요.

‘아토피피부염’ 그것이 알고 싶다

# 아토피와 아토피피부염은 같은 걸까?
그리스어로 ‘기묘한’ ‘이상한’을 뜻하는 아토피는 알레르기성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적 경향을 말합니다. 아토피 경향을 가진 사람들의 피부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면 아토피피부염이라고 하죠. 아토피피부염은 아토피 질환 중 하나로 가려움증과 피부건조증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입니다. 아토피라는 유전적 경향과 기타 환경적 요인, 식품 알레르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해요.

# 우유를 먹으면 증세가 심해진다?
어린이 100명 중 2명 정도가 우유에 반응합니다. 아토피피부염이 있어도 영양의 균형이 중요하기 때문에 우유는 물론, 골고루 잘 챙겨 먹어야 하죠. 우유로 인한 알레르기 증상이 계속 나타나면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 민간요법이 효과가 있다면 꾸준히 해도 된다?
아토피피부염 관련 민간요법이 효과가 있다고 해서 무작정 하면 안 됩니다. 민간요법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병원에서 의사가 진단하고 처방하는 걸 따르는 게 중요하죠. 효과가 어느 정도 있다고 해도 팩트 체크를 해야 하며 효과를 주장할 근거가 없으면 권고하지 않아요.

# 집이 너무 깨끗하면 안 된다?
집이 너무 깨끗해지면 면역력이 약해져서 알레르기 반응이 더 생긴다는 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어떤 알레르기가 있고 어떤 것에 반응하는지 아는 게 중요하죠.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김세아(왼쪽) 학생기자·홍승현 학생모델이 수원시환경성질환아토피센터를 방문해 아토피피부염에 대해 알아봤다.

김세아(왼쪽) 학생기자·홍승현 학생모델이 수원시환경성질환아토피센터를 방문해 아토피피부염에 대해 알아봤다.

첫 취재여서 기대되기도 하고 긴장도 됐는데 이수영 교수님께서 아토피피부염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해주셔서 집중할 수 있었어요. 특히 아토피피부염에 걸리면 씻고 바로 보습제를 발라야 하는 행동을 매일 해야 한다는 사실에 놀랐죠. 심리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는데 교수님께서 주변 친구들의 도움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신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아토피피부염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어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센터를 다시 방문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요.    김세아(경기도 빛가온초 5) 학생기자

봄은 꽃이 피고 아름답지만 꽃가루로 인해 아토피피부염이 심해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저는 알레르기 증상이 심하고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 환경성 질환에 늘 관심이 많았는데요. 취재를 통해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을 자세히 살펴봤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올바른 목욕법과 위생 관리, 보습의 중요성 등을 통해 피부가 개선될 수 있다고 교수님께서 알려주셔서 바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소중 친구들이 건강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요.   홍승현(경기도 불곡초 5)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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