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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서 Z세대 뺏어왔다…덕질 놀이터, K팝 플랫폼의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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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의 팬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BTS, 블랙핑크 멤버와 소통할 수 있다. [위버스 캡처]

하이브의 팬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BTS, 블랙핑크 멤버와 소통할 수 있다. [위버스 캡처]

엔터사를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포부대로 팬플랫폼에서 시간을 보내는 팬덤이 급증했다. 이용 시간 면에서 하이브·YG의 ‘위버스’는 이미 팬플랫폼의 원조인 네이버 V라이브를 넘어섰다. M세대의 네이버·카카오·인스타그램처럼, 팬플랫폼은 Z세대의 핵심 ‘디지털 놀이터’로 진화 중이다.

위버스에 월 2시간 25분 머물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0일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가 입점된 위버스는 모바일 플랫폼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위버스의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이용 시간은 93분으로, 네이버 V라이브(86분) 보다 많았다. 아티스트의 컴백이 있는 달은 이용 시간이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월평균 이용 시간은 145분으로 뛰었다. 이달 이용자들은 평균 2시간 25분을 위버스에서 아티스트와 소통하거나 굿즈를 쇼핑하며 보냈다는 의미다. 위버스의 월 활성 이용자 수(MAU)는 2020년 40만대에서 지난해 50만대로 증가했다.

소통 단계에서부터 유료화를 적용한 SM·JYP의 버블은 위버스보다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알짜’다. 에스파·NCT 등 SM 아티스트를 모은 ‘리슨’의 MAU는 2020년 13만대에서 최근 17만~18만대로 올랐다. 트와이스의 ‘JYPnation’은 지난해 2만대에서 최근 4만대로 상승했다. 이 두 앱은 ‘버블’이라는 플랫폼으로, 아티스트 1명당 4500원의 구독료를 내야 이용이 가능하다. 버블 구독자의 67%가 20대, 24%는 10대 이하라는 점에서 미래 주요 소비계층을 미리 포섭했다고 볼 수 있다.

한 식구되는 위버스와 V라이브

K팝 산업의 미래 먹거리 팬플랫폼.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K팝 산업의 미래 먹거리 팬플랫폼.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네이버 V라이브는 여전히 규모 면에서는 국내 최대 ‘덕질(팬 활동)’ 플랫폼이지만, 지난 2년간 위상이 떨어졌다. MAU는 2020년 5월 179만에서 꾸준히 하락세다. 지난해 110만~140만대, 지난 2월 98만대를 기록했다. 1인당 월평균 이용 시간도 2020년 120분에서 지난해 86분, 올해 62분까지 떨어졌다. 결국 네이버는 지난해 하이브에 4119억원을 투자하며 V라이브를 양도하고, 위버스와 서비스를 통합하기로 했다. 올해 말 V라이브는 위버스에 흡수돼 ‘위버스 라이브’라는 통합 서비스가 출시될 전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은 이용자 수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얼마나 앱을 자주 이용하고, 오래 머무는지가 사업의 잠재력과 수익 모델 구축에 필수적”이라며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것뿐 아니라 기존 이용자의 이탈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버스, BTS 공연 관람 필수템

팬 플랫폼 경쟁.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팬 플랫폼 경쟁.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하이브는 BTS 팬이라면 위버스를 끼고 살 수밖에 없게 끊임없이 ‘미끼’를 던진다. 예컨대, 하이브는 지난 8일(현지시간) BTS 라스베이거스 콘서트를 찾은 팬을 위해 좌석 배치도는 물론, 대기 시간, 굿즈 판매 장소, BTS 테마 객실이 운영되는 11개 호텔의 위치 정보 등을 위버스에서 제공했다. 위버스 없이는 BTS 공연을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시스템이다. 그동안 팬플랫폼은 코로나19 이후로 공연이 막힌 상황에서 엔터 업계의 부가 수입쯤으로 여겨졌지만, 콘서트 재개와 맞물리면서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내는 신성장 동력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공격적으로 위버스의 사업을 키우고 있다. 지금은 BTS와 블랙핑크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지난해 미국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하며,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 해외 아티스트를 영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하반기엔 V라이브와 통합이 진행되면서 명실상부한 1위 팬플랫폼으로 자리를 굳힌다.

SM엔터테인먼트의 팬플랫폼 버블. 아티스트와 소통하려면 월 구독권을 사야 한다. 그룹이더라도 멤버별로 결제해야 이용할 수 있다. [버블 캡처]

SM엔터테인먼트의 팬플랫폼 버블. 아티스트와 소통하려면 월 구독권을 사야 한다. 그룹이더라도 멤버별로 결제해야 이용할 수 있다. [버블 캡처]

SM의 버블 확장세도 만만치 않다. JYP뿐 아니라 에프엔씨·젤리피쉬 등 다양한 소속사 아티스트로 라인업을 넓힌 데 이어 배구선수 김연경, 야구선수 최지만,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 김아랑 등 스포츠 스타도 입성했다.

이제 엔터 업계의 관심사는 어떤 플랫폼이 K팝 최강자가 될지에 쏠린다. 만약 카카오가 SM을 인수할 경우 ‘네이버·하이브·YG’ 위버스에 맞서는 ‘카카오·SM·JYP’ 버블의 구도가 형성돼 K팝 플랫폼 쌍두마차 체제가 구축될 수 있다. 여기에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 네오위즈 ‘팹’ 등 팬플랫폼 사업에 뛰어드는 IT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팬플랫폼의 성공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과 스포츠 스타, 해외 아티스트 등의 영입을 통해 선점 효과를 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팬덤 플랫폼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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