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 문 '활짝' ...한도 복원에 이어 줄줄이 금리 인하

중앙일보

입력 2022.04.10 17:20

업데이트 2022.04.11 14:52

각 시중은행의 ‘대출 한파’가 누그러지면서 신용대출의 한도가 지난해 대출 총량규제 도입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올해 들어 각 은행이 줄어드는 대출 수요에 맞서 각종 대출상품의 문턱을 크게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 1월 서울의 한 지점 대출 창구. 연합뉴스

각 시중은행의 ‘대출 한파’가 누그러지면서 신용대출의 한도가 지난해 대출 총량규제 도입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올해 들어 각 은행이 줄어드는 대출 수요에 맞서 각종 대출상품의 문턱을 크게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 1월 서울의 한 지점 대출 창구. 연합뉴스

최근 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 규제 시행 전 수준으로 낮추고 있다. 대출 한도를 늘리는 것은 물론 이자까지 깎아주고 있다. 가계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줄어들자 앞다퉈 대출 빗장을 풀고 있는 것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12일 오후 5시 이후 접수되는 신용대출상품 ‘하나원큐신용대출’의 일반 신용대출 한도와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 대출) 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올린다. 이달 초 해당 상품(하나원큐신용대출)의 가산금리를 0.2%포인트 낮춘 데 이어, 12일 만에 대출 한도를 증액한 것이다. 다만 대출자는 여전히 연소득을 넘어 빌릴 수는 없다.

다른 시중은행도 신용대출 한도를 총량규제 도입 이전 수준으로 돌려놨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신용대출의 한도를 기존 2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늘렸다. 우리은행은 지난 4일부터 주력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 대출’과 ‘우리 주거래 직장인 대출’의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증액했다.

올해 ‘억대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 대출)’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마통 한도를 차주당 5000만원으로 제한했던 은행이 앞다퉈 한도 규제를 풀고 있어서다. 하나은행은 지난 1월 말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하나원큐신용대출’의 마통 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높였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역시 지난 4일부터 마통 한도를 5000만원에서 각각 8000만~3억원과 2억5000만원까지 늘렸다.

한도 늘리고, 금리는 인하...대출문턱 낮아지는 은행권.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한도 늘리고, 금리는 인하...대출문턱 낮아지는 은행권.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은행들 줄줄이 금리 ‘할인’

은행은 대출 한도를 증액한 데 이어 대출 금리까지 깎아주고 있다. 우대금리를 주거나 한시적으로 대출 금리를 낮춰주는 방식이다. 우리은행은 11일부터 부동산 앱(애플리케이션)인 ‘우리원더랜드’에 가입한 뒤 신규로 부동산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받으면 0.1%포인트의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1일부터 신규 주담대와 전세대출에 0.2%포인트의 특별우대금리를 적용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를 한시적으로 인하한다. 주담대 혼합형(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는 0.45%포인트, 변동금리는 0.15%포인트 낮춘다.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크게 낮춘 데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눈에 띄게 줄고 있어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원으로, 지난해 말(709조529억원)보다 5조8592억원 줄었다. 지난 1월(-1조3634억원)과 2월(-1조7522억원)에 이어 지난달(-2조7436억원)까지 석 달 연속 감소한 영향이다.

가장 큰 변수는 DSR 규제 

더욱이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일부 대출금리 지표인 시장 금리가 들썩이고,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대출 수요가 줄어든 점도 대출 감소세 요인이다. 특히 올해 1월부터 전체 대출액이 2억원 초과할 경우 연간 대출 상환액은 연 소득의 40%(비은행 50%)를 넘을 수 없다. 7월부터는 총대출액이 1억원을 넘으면 규제 대상이다.

은행이 대출 문을 활짝 열어도 DSR 규제 영향으로 대출액이 증가세로 돌아서긴 어렵다는 게 은행권 시각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주택담보 인정비율(LTV)을 최대 80%(생애 최초 구입)까지 완화하겠다고 공약했지만, DSR 규제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청한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고, DSR 규제 등이 강화되면서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대출 상환이 늘고 있다”며 “특히 DSR 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어 가계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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