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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치시설' 도입 주역 정호영, 새 정부 첫 복지장관 후보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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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정호영(62) 경북대 의대 교수는 2020년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경북대 병원장으로 의료 현장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3000건 이상의 위암 수술을 집도한 명의로도 통한다. 의사 출신이 복지부 장관 후보에 지명된 건 7년 만이다. 당선자가 코로나19 상황 관리와 후속 대책 마련을 이 분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경북대 병원장으로 코로나 초기 현장 지휘 #7년만 의사 출신 지명…당선자와 '40년 지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정 후보자에 대해 “외과 전문의로 37년간 암 수술과 의료 행정에 몸담았다”며 “2020년 초 대구 코로나 창궐 시 코로나 생활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중증 환자와 일반 중증 응급환자의 진료가 공백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운영 체계의 틀을 잡은 분”이라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또 “재정과 복지 전문가를 차관으로 뒷받침하고 보건의료 전문가를 장관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중론에 따라 현장 진료와 의료 행정의 경륜가를 장관으로 지명한 것”이라고 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열린 윤석열 정부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열린 윤석열 정부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후보자는 1979년 대구 영신고, 1985년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1990년에 외과 전문의를 땄다. 경북대 대학원에서 의학석사와 의학박사 학위도 취득했다. 대구적십자병원을 거쳐 1998년부터 경북대 의대 외과 전문의로 있으면서 2005년 홍보실장을 시작으로 의료정보센터장, 기획조정실장, 진료처장 등을 지냈다. 2017년 8월부터 2020년 8월까지는 38대 병원장을 역임했다. 2019년에는 대한의료정보학회, 2020년에 대한위암학회 회장을 맡았다. 현재는 경북대 의대 외과학교실·의료정보학교실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윤석열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특히 정 후보자는 2020년 코로나 사태 초기 대구·경북 지역의 대유행을 진화하는 데 앞장서며 주목을 받았다. 전국 최초로 생활치료센터와 세계 최초로 드라이브스루 검사법을 도입한 이른바 'D-방역(대구 방역)'의 주역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병실 부족 사태로 자택에서 대기하던 환자 중 사망자가 속출하자 그는 경증 환자를 병원이 아닌 외부에 수용해야 한다고 청와대에 직접 호소해 생활치료센터 도입을 끌어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수어통역사 제외) 원희룡 국토교통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윤 당선인, 이종섭 국방부, 이창양 산업통상부, 정호영 보건복지부, 이종호 과학기술정통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수어통역사 제외) 원희룡 국토교통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윤 당선인, 이종섭 국방부, 이창양 산업통상부, 정호영 보건복지부, 이종호 과학기술정통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정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선인은 감염병이 온 나라를 뒤덮고 있는 상황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대단히 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적절히 대처할 것인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역 정책과 관련해선 “현재 실무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 상황에서 장관 후보자가 됐다고 제 생각을 너무 섣불리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국민 여러분들의 피로감과 민생의 고통, 이런 것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복지부가 배포한 소감문에서 “코로나19로부터 일상 회복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코로나19 재유행이나 새로운 감염병 출현에 선제, 과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방역·의료체계를 재정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 후보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책임이 무겁고, 막중하다”며 “전 국민이 감염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이런 상황 때문에 당선인이 보건의료 전문가를 내정한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상 진료에 수술, 병원 행정 등의 오랜 경험이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정 후보자는 앞서 지역신문 등에 윤 당선자와 '40년 지기'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개인적인 이야기”라며 “친구들이 법대에 많았으니까(알고 지냈다)”라고만 짧게 답했다.

정 내정자와 대학 동기인 한 의료계 인사는 “학교 다닐 때부터 통솔력이 있었고 경북대병원장을 할 때도 소통과 행정에서 능력을 보였다"면서 “사회 제반의 여러 문제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정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를 거쳐 장관으로 임명되면 2015년 정진엽 전 장관 취임 이후 7년 만에 의사 출신 복지부 장관이 탄생하게 된다. 복지부 내부에선 코로나 상황 대응과 연착륙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보건의료전문가의 기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류다. 다만 국민연금 개혁 등 복지 분야 현안도 산적한 상황이라 이를 동시에 잘 풀어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경북 선산(62)
▶대구 영신고-경북대학교 의과대학 학·석·박사
▶경북대병원 병원장, 서울대학교병원 이사, 대한의료정보학회 회장, 대한위암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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