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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기부장관 후보자, '3차원 반도체 아버지'…인텔에 앞선 소자 기술 개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일 윤석열 정부 초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사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10일 윤석열 정부 초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사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이종호(56)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을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세계 최초로 3차원(3D) 반도체 소자기술인 ‘벌크 핀펫(FinFET)’을 개발한 학자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다.

윤 당선인은 지명 발표 기자회견에서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 권위자인 이 소장은 비메모리 반도체 업계 표준 기술인 벌크 핀펫 기술을 세계 최초 개발한 사람”이라며 “국내에서의 오랜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해결·과제형 연구개발(R&D) 개편은 물론 역동적인 혁신 성장의 토대가 되는 첨단 과학기술 발전 이끌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도 기자회견에서 ‘과학기술분야를 앞으로 어떻게 이끌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오랜 기간 반도체 분야를 경험하고 지식을 쌓은 만큼 반도체의 중요성을 크게 보고 발전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외에도 산업 전 분야 현장을 살펴서 부족한 점을 개선하고 국가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아직 얼떨떨한 마음이 크다”면서도 “나라에서 도와달라고 하니 부족한 능력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전문가가 과기정통부 장관에 지명된 건 최기영 전 장관(2019~2021년)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당선인 대권 수업 당시 처음 방문한 산업분야  

이 후보자와 윤 당선인의 인연은 지난해 한 차례 만난 게 전부다. 지난해 5월 당시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직을 그만두고 ‘대권 수업’을 받던 때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3월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뒤 산업분야에서는 처음으로 반도체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혼자 찾았고, 이 후보자가 세 시간 남짓 윤 당선인에게 연구소를 소개하며 제반 상황을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두 사람이 만난 적이 없었고, 최근 인수위 측으로부터 입각 제의를 받았다는 게 이 후보자와 주변의 전언이다. 이 후보자는 안철수 인수위원장과도 특별한 인연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5월17일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그해 3월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뒤 국내 주요 산업분야 현장을 찾은 것은 처음이었다. 독자제공=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5월17일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그해 3월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뒤 국내 주요 산업분야 현장을 찾은 것은 처음이었다. 독자제공=뉴스1

이 후보자는 2009년 서울대 공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로 임용됐으며 2018년부터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2019년부터 과기정통부 소재부품장비기술특별위원회 민간위원을 맡아 왔다. 그는 반도체 분야에서 514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86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특히 미국 인텔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3차원(3D) 반도체 소자기술인 ‘벌크 핀펫(FinFET)’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 분야에서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핀펫 기술은 스마트폰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등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의 소비 효율을 높여주는 3차원 반도체 공정 기술이다. 이 후보자가 2001년 원광대 교수 시절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개발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100억원 대의 사용료를 내고 이 기술을 활용했다.

과학계에선 이 후보자의 지명을 반기는 목소리가 나왔다. 과학계 한 인사는 이 후보자에 대해 “기본 실력도 뛰어나고 특허도 굉장히 많이 가진 분”이라며 “연구 현장뿐 아니라 기업체와의 네트워크도 뛰어나 전반적인 산업 현황에 대해서도 이해가 깊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후보자는 지명 이후 입장문을 통해 “새 정부의 과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미래 사회 변화를 선도하고 대응하는데 제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기초과학 연구 지원과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한 연구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디지털 신산업을 선제적으로 육성해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사이버 보안 대응 체계를 강화해 안전한 국가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윤석열 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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