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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량 8개월만에 증가세로…'거래절벽' 벗어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아파트 거래가 소폭 늘고 있다.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뉴스1

서울 아파트 거래가 소폭 늘고 있다.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뉴스1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8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시장에서 거래량은 가격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3~4개월간 약세 또는 보합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값이 오름세로 반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신고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37건을 기록해 전월(804건 거래)보다 17%가량 늘었다. 주택 거래 신고일이 계약 후 30일 이내이기 때문에 3월 전체 거래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전망이다.

올 2월 역대 최저 거래량 기록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월 4681건을 기록한 이후 대출규제, 금리 인상 등의 조치가 나오면서 8월 4064건, 9월 2697건, 10월 2197건, 11월 1363건, 12월 1126건 등으로 감소하다 올 2월에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1000건을 밑돌았다.

3월 구별 거래량은 서초구가 91건으로 가장 많았고, 노원구가 87건으로 2위를 기록했지만, 거래 양상은 두 지역이 다르다. 서초구를 비롯한 강남권은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아파트 전용 84㎡가 지난달 38억원에 거래돼 지난 2월 거래가(34억7000만원)를 넘어서며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신고가 거래가 종종 나온다.

강남은 종종 '신고가' 강북은 '급매물' 거래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량.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량.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하지만 노원구를 포함한 강북은 적체됐던 급매물이 거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노원구 상계주공 2단지 전용 60㎡가 지난달 7억원에 거래돼 직전 최고거래가 8억2000만원(2021년 9월)보다 1억2000만원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3월 거래량이 늘어난 건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세금을 줄이고 대출을 늘리며 규제 완화를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새 정부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거래량 증가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런 기대감이 더 커져 다음 달 경에는 주택시장 회복세가 완연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각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9억원 이하에 대한 대출 규제 개선, 그리고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등으로 주택매수심리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인수위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를 추진함에 따라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오지만, 기존 세입자를 정리해야 하는 문제와 '매도와 증여와의 득실 계산'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시장에 나올 매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거래 아파트 10채 중 7채는 '하락거래' 

하지만 아직 회복세를 논하긴 섣부르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우선 거래량을 놓고 볼 때 통계를 작성한 지난 15년 간 서울의 월평균 거래량이 약 6600건이었는데, 이에 비하면 지금 거래량이 너무 적은 수준이기 때문에 거래량 회복 추이와 속도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금 주로 거래되는 건 '급매물'이기 때문에 급매물 소진 상황을 좀 더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에 따르면, 대선 직후인 지난달 10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서울 아파트의 전고가 대비 하락거래 비중은 67.1%로 전월(62.5%)보다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 10건 중 7건이 기존에 가장 높았던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됐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하락거래 비중은 지난 9월 35.1%를 기록한 이후 40.5%→46.1%→54.5%→57.5%→62.5%로 계속 늘고 있다.

또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도 '영끌족'등의 매수심리와 매수 여력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란 분석도 잇따른다.

윤지해 부동산 114 선임 연구원은 "지금은 각종 대출 규제 때문에 현금 부자를 제외한 많은 주택수요자가 매수세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각종 공약이 실제 시장에 적용될 때 까지의 시차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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