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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유명 가수에 마약도 팔았다...'가평살인' 키맨의 정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른바 '가평계곡살인사건' 용의자인 이은혜(31)와 공범 조현수(30)에 대해 검찰이 30일 공개수배에 나섰다. 사진 인천지검

이른바 '가평계곡살인사건' 용의자인 이은혜(31)와 공범 조현수(30)에 대해 검찰이 30일 공개수배에 나섰다. 사진 인천지검

보험금을 노리고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수사를 받다 달아나 공개수배된 이은해(31)·조현수(30)씨와 함께 사건 현장인 가평 용소계곡에 있었던 A씨(30)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이씨 등과 달리 A씨는 수사기관 조사에 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번 사건의 키맨인 그가 과거 여러 범죄를 저지른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법원과 검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유명가수에 마약류 등을 판매하고 중고차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명가수에 마약 건넨 전달책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지법 안동지원은 지난해 5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초등학교 선배 등과 공모해 2019년 9월부터 12월까지 약 18회에 걸쳐 시가 6070만원 상당의 프로포폴을 조직적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온라인에 마약 판매 광고를 올리고 구매자를 직접 만나 프로포폴을 건네주는 전달책으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일당에게서 마약을 구매한 사람 중엔 유명 남성가수도 있어서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은 사건이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 일당은 2019년 9월 서울의 한 호텔 앞에서 인터넷 광고를 보고 연락한 남성가수에게 1000만을 받고 프로포폴을 판매했다. 이 가수는 이후에도 수차례에 걸쳐 A씨 일당에게 시가로 수천만 원 상당의 프로포폴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일당은 2020년 12월 구속기소돼 지난해 5월 판결이 내려졌고 형이 확정됐다.

영화 ‘베테랑’ 수법 이용한 사기범

검찰 등에 따르면 A씨는 7년 전에는 대포 차량을 중고로 판매한 뒤 다시 절도한 혐의(사기 등)로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한다. 이 범죄는 영화 ‘베테랑’ 도입부에서 나온 중고차 사기 수법이다. A씨는 지인 5명과 함께 2015년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대포차를 산 뒤 되팔았다. 저렴한 가격의 중고차를 찾는 이들을 노려 사전에 대포차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뒤 판매된 차량의 위치를 추적해 훔쳤다. 여분의 스마트키를 이용해 판매한 차량을 훔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6월 일당 중 한명이 잠복해있던 경찰에게 적발되면서 범행은 꼬리를 잡혔다. 서울남부지법은 그해 8월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가평 살인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은해 체포영장만 세 번째

인천지검은 이씨 등에 청구한 기존 체포영장을 법원에 반납한 뒤 새로운 체포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법원은 올해 7월 7일 만료되는 3개월짜리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했다. 앞서 검찰은 이씨 등이 지난해 12월 13일 첫 조사를 받고서 잠적하자 2차례에 걸쳐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체포영장 만료일인 이달 12일을 앞두고도 이씨 등을 잡지 못하면서 3번째 영장을 다시 법원에 청구했다.

검찰과 함께 이씨 등을 쫓고 있는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속한 검거를 위해 투입 인원을 15명으로 늘렸다. 경찰 관계자는 “들어온 제보를 확인하면서 이씨 등의 행방을 찾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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